비틀즈와 무한도전
비틀즈(The Bealtes)는 영국의 전설적인 그룹으로 그들이 남긴 노래들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저 역시 비틀즈를 몹시 좋아해서 그들의 앨범 모두를 소장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끈금없이 비틀즈와 무한도전이 무슨 연관이 있나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 듯 합니다. 그 질문에 답변을 드리기 전에 일단 제가 모아두었던 몇 장의 사진을 보시도록 하지요.
![](http://tvzonedoc16.media.daum.net/pcp_download.php?fhandle=T3B3Z0B0dnpvbmVkb2MxNi5tZWRpYS5kYXVtLm5ldDovUzAwMDA1NC8xLzE0Ni5qcGc=&filename=비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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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들은 인터넷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비틀즈의 앨범 사진들입니다. 그런데 비틀즈의 마지막 정규 앨범이자 11번 째 공식 앨범이기도 한 'Abby Road'(1969)의 자켓 사진은 어디에서 많이 본 것 같지 않나요?
![](http://tvzonedoc16.media.daum.net/pcp_download.php?fhandle=T3B3Z0B0dnpvbmVkb2MxNi5tZWRpYS5kYXVtLm5ldDovUzAwMDA1NC8xLzE1MC5qcGc=&filename=비틀즈)
예, 그렇습니다. 무한도전 '무인도 특집' 편에서 멤버들이 공항 안의 횡단보도를 걸어가는 장면은 많은 점에서 비틀즈의 앨범 사진과 흡사합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일정한 줄 간격으로 걷고 있는 이 장면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연출된 장면이란 점에서 비틀즈에 대한 '오마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못 믿으시겠다고요? 그렇다면 다음 2장의 사진을 더 보도록 합시다.
![](http://tvzonedoc16.media.daum.net/pcp_download.php?fhandle=T3B3Z0B0dnpvbmVkb2MxNi5tZWRpYS5kYXVtLm5ldDovUzAwMDA1NC8xLzE1MS5qcGc=&filename=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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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들 중 특히 박명수가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장면은 무한도전에서 방송된 한 장면을 캡처해서 만들어진 움짤입니다. 그 장면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이나 의상, 조명 등은 다분히 비틀즈를 모방하고 있다는 느낌을 시청자들이 가질 수 있도록 연출되었습니다. 따라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공항에 설치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장면을 비틀즈에 대한 오마주라고 해석하지 못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비틀즈의 'Abby Road' 앨범 사진은 영화, 광고, 음악 자켓 사진 등 현대의 다양한 대중문화들에서 패러디 되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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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I am Sam'(2001)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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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윙걸스'(2004)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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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슨 가족을 통해 비틀즈를 패러디하고 있는 '롤링스톤즈'의 앨범 자켓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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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의 앨범을 리메이크하고 있는 '킹스싱어즈'의 앨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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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를 패러디 하고 있는 폴 메카트니의 솔로 앨범 자켓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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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의 비틀즈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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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를 패러디하고 있는 CSI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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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를 패러디 하고 있는 폭스바겐(Volks Wagen)사의 '뉴비틀'(New Beatle) 광고
그런데 제가 무한도전 멤버들이 비틀즈를 흉내내서 연출한 장면을 패러디라 부르지 않고 오마주라고 부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패러디'(Parody)는 '다른 노래에 병행하는 노래'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parodeia'를 어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앞 선 세대의 선배들의 작품들을 젊은 세대들이 교묘히 비꼬고 풍자하면서 불렀던 노래가 패러디란 장르로 정착된 것이라 할 수 있지요. 그리고 '패러디'의 접두사 'para'는 '어긋난', '반대되는'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접두사 'para'와 '의견, 생각'을 의미하는 'doxa'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단어 '파라독스'(Paradox)가 '역설'이라 불리는 까닭 역시 그 단어가 서로 동시에 존재할 수 없는 사실들이 함께 존재하게 되는 상황을 일컫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패러디에는 원작에 대한 조롱, 비판, 풍자 등의 의도를 지닌 장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프랑스어로 '존경'을 뜻하는 '오마주'(Hommage)는 원저자의 작품에서 대사, 장면, 모티브 등을 차용하여 작가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는 장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마주는 흔히 영화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킬 빌'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홍콩의 오우삼 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자신의 영화 곳곳에서 오우삼 감독이 만든 영화의 장면들을 삽입한 경우는 유명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이퍼텍스트'에 기반한 기술로 서로 구분되어 왔던 다양한 영역들의 경계가 해체되고 있는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패러디란 장르는 과거와 달리 하나의 독창적인 장르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패러디는 동서고금의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경계들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도록 허락된 가장 대표적인 예술 양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패러디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를 지배하는 예술 장르라 할 수 있습니다. 낭만주의 시대에 개인의 창조성에 기반한 경제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저작권' 개념이 만들어졌고, 또 그것이 '천재론'이란 예술적 담론으로 표현되어졌다면, 주체의 죽음 혹은 작가의 죽음이 공공연히 선언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는 앞선 시대에 대한 부정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포스트(post)-모더니즘은 '탈'현대로 번역될 수 있지요.
하지만 현대 서구의 나라들에서는 패러디를 작가의 독창성이 표현될 수 있는 장르로 인정하고 패러디의 창조성을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대의 패러디 예술이 '저작권'이나 '창조성'과 같은 근대에 정립된 예술적 담론을 부정하고 있는 듯 하면서도 다시 그것에 수렴하고 있는 이러한 모습으로 인해 포스트-모더니즘은 '후기' 근대로도 옮겨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포스트'(post)란 접두사는 벗어난다는 '탈'의 의미와 연속성을 띠고 있다는 '후기'의 의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패러디가 지닌 독창성과 창조성이 법적으로 제대로 인정받고 있지 못한 실정입니다. 지난 번 무한도전 '100회 특집' 편에 방영된 '우리나라를 빛낸 100명의 위인'에 대한 패러디가 '동일성 유지권'에 저촉되어 소송에 이르게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인터넷 문화는 다른 나라 부럽지 않을 만큼 수많은 뛰어난 합성물을 제작하고 그것을 함께 즐길 만큼 기존의 법 질서를 앞질러 가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패러디물의 수준도 높아서 경우에 따라서는 패러디된 작품보다 패러디물이 더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한 가지 우스운 점은 '동일성 유지권'을 발동해서 저작권을 보호하려고 하면서 다른 방송 프로그램의 자막, 콘셉트, 아이디어, 유행어를 무단으로 표절해서 사용해서 만든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별다른 법적 조취를 취하지도 않을 뿐더러 오히려 그러한 점을 지적해야 할 기자들이 나서서 칭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의 '저작권' 개념은 힘있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만 있는 것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에서 2장의 사진을 더 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tvzonedoc16.media.daum.net/pcp_download.php?fhandle=T3B3Z0B0dnpvbmVkb2MxNi5tZWRpYS5kYXVtLm5ldDovUzAwMDA1NC8xLzE2MC5qcGc=&filename=비틀즈)
![](http://tvzonedoc16.media.daum.net/pcp_download.php?fhandle=T3B3Z0B0dnpvbmVkb2MxNi5tZWRpYS5kYXVtLm5ldDovUzAwMDA1NC8xLzE2MS5qcGc=&filename=비틀즈)
위 사진들은 비틀즈가 'Abby Road' 앨범을 녹음했던 건물과 자켓 사진에 담긴 횡단보도의 현재 모습입니다. 무한도전 역시 먼 훗날 멤버들이 지나갔던 거리, 그들의 모습이 담겼던 풍경들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아름다웠던 추억으로 간직될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 무한도전이 겪고 있는 시련들이란 비틀즈의 'The long and winding Road'란 노래처럼 영광을 향한 길고도 험난한 여정 위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일들인 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손가락질 하며 비웃을 지도 모르겠지만 무한도전은 이미 우리의 마음 속의 '비틀즈'입니다. 서로에게 조금만 더 밝게 웃으며 힘을 내라고 격려해 주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는 무한도전의 가족이니까요.
by ddolap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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