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TEO PD

<무한도전>과 김태호 PD - 1(기사 및 인터뷰 발췌 요약)

ddolappa 2008. 7. 22. 07:10

 

 

[김은구의 PD열전]프로그램만큼 튀는 남자, '무한도전' 김태호 PD

http://media.daum.net/culture/art/view.html?cateid=1021&newsid=20070521060105519&cp=Edaily


1.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은하철도 999'나 '이상한 나라의 폴'을 보면 주인공이 매 번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모험을 하잖아요. '무한도전'도 비슷하지 않아요."


2. '무한도전'의 주인공은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처럼 게스트가 아닌,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노홍철 등 6명의 고정 출연진이다.


3. 매 주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고 새로운 촬영장을 찾아 헤맸다. 정해진 형식이 업이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하는 출연진의 고생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MBC 예능국의 선후배 몇몇은 그를 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어휴, 저렇게 프로그램을 만들면 죽어요. 죽어."

 

시청률은 좋을지 몰라도 '무한도전'의 제작 방식은 무지막지하게 소모적이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책없어 보이는 이런 무모함이 일개 코너에서 일약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성장하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4.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연출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재미다.


"재미가 없다는 말이 저에게는 수치죠. '이제 맛이 갔다'는 평가가 나오면 자존심이 상해요."


5. "어렵게 출연한 귀한 게스트에게 이상한 것을 시킨다는 지적도 받지만 단순히 토크만 하는 것이라면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가 될 수 없다"는 게 김태호 PD의 생각이다.


"같은 연예인이라도 개그맨이 미녀 톱스타 만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팬 입장에서 미녀 스타들의 손을 한번 잡아보려고 아우성을 해대는 게 당연한 거지, 어떻게 점잖게 앉아서 대화만 할 수 있겠어요?"


6. 김태호 PD가 여섯명의 고정 출연진을 확정한 뒤 가장 먼저 주력한 것이 그들 각각의 독특한 캐릭터를 살리는 것이었다. 그게 '무한도전'의 첫 승부수였다.


"진행자들이 그냥 제작진에서 시키는 대로만 했다면 '무한도전'은 벌써 도태됐을 거예요. 그렇다고 제작진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고 매 번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죠."


'무한도전'의 출연진 중 전체적인 흐름을 조율하는 유재석은 플레잉 코치같은 존재다. 김태호 PD는 "유재석이 프로그램 전체에 대해 함께 논의할 수 있어 종종 공동 연출을 하는 느낌이 든다"고 그의 비중을 설명했다.


박명수는 차근차근 노력을 통해 인기를 쌓아간 전형적인 늦깍이 스타다. 그래서 그는 늘 "인기는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며 매주 긴장을 풀지 않고 어떻게 웃길지 진지한 고민을 한다고 한다. 김태호 PD는 "이런 박명수가 정작 프로그램에서는 정반대로 매사 불만 많고 불성실해 보이는게 매력"이라고 말한다.


정준하는 풍부한 방송 출연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큰 그림을 아는 존재다. 그래서 그는 유재석 박명수를 든든히 받쳐줘 김태호 PD의 흐뭇하게 만든다.


정형돈은 개그맨의 입장으로는 꽤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재미없는 캐릭터'라는 설정을 너무 잘 소화해 고마워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하하에 대해서는 제작진의 마인드를 충분히 알고,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악역을 자청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끝으로 노홍철은 언제고 엉뚱한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4차원적 정신세계'가 매력이라고 한다.


김태호 PD는 "이들 여섯 명의 남자들은 제게 가족 같은 존재예요. 만약 그 중 한 명이 군입대나 이민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프로그램을 떠나야 한다면 제게는 큰 아픔이 되겠죠"라는 말로 고마움을 나타냈다.

 

 

 

 

한국 쇼프로그램의 변화 | 즐거움을 잡는 사람들 (인터뷰어 차우진)
- 남승용, 여운혁, 김태호 PD 인터뷰

http://www.magazinet.co.kr/Articles/article_view.php?article_id=43118&page=32&mm=006001000


1. <현재의 포맷으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초기에는 왜 현장보다 방송이 재미가 없을까라는 걸로 고민했다. 결론은 캐릭터였는데, 그래서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작년 겨울엔 스튜디오 녹화에 집중하며 캐릭터를 잡았다. 스튜디오란 곳도 공간적으로 집중되는 곳이어서 놓치기 쉬운 사소한 대사나 반응들이 살아났다. 게임이나 앙케이트는 캐릭터 구축을 위한 방법이면서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려는 전략이었다. 우리는 회의도 유재석씨와 함께 한다. 그게 멤버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하는 것 같다. 올해까지도, 우리는 조금만 지나면 된다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미련하다는 애기를 많이 들었다. 월드컵이 지나면 확실해질 거라 예상하고 기다렸다."(김태호 피디)


2.  <영향을 받은, 혹은 계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표본을 삼고 있는 건 없지만, 기존에 있던 포맷을 쓰고 있다. 우리 캐릭터들은 만들어낸 캐릭터라기보다는 실제 그 인물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고 보면 된다. 사실 우리 안에서 진행하는 게임이나 코너들은 원래 있던 것들을 활용하는 것인데, 익숙한 요소들이 이런 캐릭터들을 통해서 보이는 게 새로운 것 같다. 특별하게 염두에 두고 진행한 프로그램이나 코너들은 없다. 대신 그 속의 일반적인 요소들이 변주되는 거라고 보면 될 것 같다."(김태호 피디)


3. <선택과 집중이라는 면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어디에 집중했는가?>
 
"캐릭터만 잡히면 다른 건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대신 템포를 강약약으로 잡고 있다. 강은 리얼한 것들, 약은 콘셉트로 잡는 것들. 그런데 반응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더라. 그래서 배합의 문제가 중요한 것 같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면보다는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라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김태호 피디)


4.  <현재 해당 프로그램은 한국 연예 프로그램 환경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우리는 좋은 평가를 받는 게 부담스럽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하고 싶은 대로 꾸준히 하고 있다. 시청률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원래 2등 콘셉트였다. 그러면 적어도 없어지지는 않으니까 대신,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나갈지 우리들도 잘 모른다."(김태호 피디)


5.  <당신들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리는 지금 6명이 뭔가를 막 해나가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멤버를 바꾸거나 할 생각도 없다. 우리 멤버들이 모여서 뭔가를 할 때 생기는 시너지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보이는 것과도 다르다. <무한도전>에서만 가능한 어떤 것들이 존재한다. 한마디로 정리하라고 한다면 우리 경쟁력은 그런 ‘팀워크’다. 우리는 그냥 있는 걸 보여주는 거다. 이 공간에 해프닝을 던져주면 그게 멤버들과 만들어내는 과정이 바로 우리 얘기고 그게 우리의 힘이다.(김태호 피디)


6.  <어떤 팀웍을 유지하고 있는가?>
 
우리 6명은 각각 떨어져 있으면 쓸쓸해 보인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이 6명이 모였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가 엄청나다. 지금 우리는 모두 식구다. 누군가 결혼을 하면 신혼여행도 가고, 우리가 늙으면 애들도 모아놓고 가자, 그런 얘기도 한다. 일요일 가족모임처럼 모이고 녹화하고 그런 상태다. 요즘엔 서로 뽀뽀를 하더라(웃음). 서로 걱정하는 수준이 정말 가족이다. 나도 그렇고 멤버들도 그렇다.(김태호 피디)


7.  <한국의 연예 프로그램은 어디로 가게 될지, 짐작할 수 있는가?>

 

아주 새로운 것이 나오진 않을 것 같다. 기존의 미덕을 이어받아 심화시킨 프로그램이 등장하지 않을까. 그리고 분명한 것은, 앞으로 TV 전문 연예인이랄까,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등장할 거라고 생각한다. <무한도전>이 그런 역할을 이미 하고 있지 않나. 사실 연예 프로그램들에서는 패널이 중요한데 지금 연예 프로그램의 패널들은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 건 줄어들지 않을까.(여운혁 피디)


8.  <성장이라는 면에서, 바라는 모습이랄까 각 프로그램이 상정하고 있는 비전이 궁금하다>
 
우리는 이제 막 온실에서 나온 입장이기도 하다. 길을 떠나야 하는 단계랄까. 우리는 웃음의 끝을 찾아가는 로드무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혹은 로켓을 만들어 날렸는데 이게 어디로 날아가 꽂힐지 모르는 상태인 것 같다. 그걸 찾는 게 언제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길을 떠났으니 언젠가는 도착하지 않을까. 장수 프로그램이 되면 당연히 좋겠다.

 

 

 


한국 쇼프로그램의 변화 | 한국의 오락은 무엇을 꿈꾸는가(조지영 TV평론가) 

http://www.magazinet.co.kr/Articles/article_view.php?mm=006001000&article_id=43119


1. 유재석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 <목표달성 토요일>의 '스타서바이벌 동거동락'

그러나 방송사마다 비슷한 콘셉트의 오락 프로그램들이 넘쳐나던 2001년 즈음, 반응이 신통치 않아 조기 종영되는 프로그램들도 줄을 이었다. 이 무렵 세계적인 유행이 된 ‘리얼리티쇼’의 여파는 특이한 한국적 필터링(?)을 거쳐 ‘연예인 서바이벌 게임’의 형태로 자리잡게 된다.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과 <목표달성 토요일>의 ‘애정만세’ ‘동거동락’ 등이 그것이다. 이 시기에는 유재석이나 강호동과 같은 스타 MC의 활약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또한 ‘오래 살아남고’ ‘선택받기 위한’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출연자들은 앉아서 얘기하는 걸로는 모자라 뛰고 구르고 춤추기 시작한다. 때마침 초고속 인터넷이 방방곡곡으로 확산되던 무렵, 연예인들의 뛰고 구르고 춤추는 자태들의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공유되기 시작했다. 같은 맥락으로, <X맨>에 출연하는 것은 젊은 연예인에게 ‘지금 잘 나갑니다’ 같은 징표가 되었다. 분화되는 다종다기한 게임들은 머리도 좋아야 하고, 순발력도 있어야 하고 근력도 있어야 적응이 가능했다(무엇보다 ‘참을성’이 요구된다). 김종국과 윤은혜의 스캔들(?)이 시작된 것이 <X맨>의 ‘당연하지’ 게임 코너였던 것을 떠올린다면, <야심만만>에서의 솔직한 발언이나 <X맨>의 모창, <여걸식스>의 섹시댄스는 바로 ‘실시간 인기 검색어’를 통해 그 위력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노래만 하거나 연기만 해서는 쉽게 오르지 못한다는, 그 ‘인기 검색어’의 성전을 이런 쇼에 출연하면 쉽게 드나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필요한 건 개인기일 뿐이다. 노래, 입담, 운동신경, 춤이 연예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들의 변화를 보여줬다면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이 될까? 방영 중인 <황금어장>, <헤이헤이헤이 시즌2>(이하 <헤이2>) 그리고 <무한도전>이 아마도 그에 대한 답이 될 것 같다. 이 프로그램들이야말로 지금, 예능 프로그램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방향을 가늠하게 해주는 척도로 활용될 수 있으리라는 얘기다.


2. 무규칙 이종 리얼리티 버라이어티쇼, 그리고?

하지만 <무한도전>의 장르를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프로그램의 포맷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스트가 나올 때도 있고, 안 나올 때도 있고, 모여서 게임만 할 때도 있고 정말 ‘무모한 도전’을 하러 갈 때도 있다. 메인 MC 유재석을 중심으로 포진된 고정 출연자 6명,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는 자신들의 캐릭터를 거리낌없이 드러낸다. 닭집 하는 박명수는 술집 하는 정준하를 놀려대며, 살찐 정형돈에게 ‘건방진 뚱보’라고 칭하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노홍철은 한 문장을 평균적으로 3번씩 말하며 (그래서 자막에는 보통 ×3 표시가 나간다) 정형돈과 하하의 어색한 관계는 만천하에 공개된다. 유재석은 이번 주말이면 ‘마봉춘’과의 열애설에 대해서 멤버들의 가감없는(?) 질문세례를 받게 될 듯하다.


3. 6명이 합체하면 지구도 지킨다? <무한도전>
 
한 명만 있으면 많이 부족해 보이는 이들 여섯이 합체(?)하면 놀라운 시너지가 생긴다. 이른바 멤버의 성격이, 프로그램 자체의 경쟁력 혹은 멤버의 개인기로 자리잡은 것이다. 마치 <순풍산부인과> 같은 시트콤을 보면서 인물에게 정이 들 듯, <무한도전>의 멤버들은 굉장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하나같이 변변한 개인기조차 없다는 점을 상기하면 신기한 일이다. ‘뚱뚱한 몸, 짧은 다리, 작은 키, 어색한 표정, 부족한 머리숱’의 이들이 ‘이상봉 S/S 서울 컬렉션’ 의 런웨이를 걸어갈 때, <무한도전>은 타이라 뱅크스의 <도전! 슈퍼모델> 못지않은 리얼리티쇼로 변신한다. 모델들 사이에 있으니, 한없이 위축되고 초라해지는 저 ‘연예인’들은 우리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부족해 보이는 외모 때문이 아니라, <무한도전> 6인 멤버들의 캐릭터가 친숙해졌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을 ‘캐릭터라이즈드(Characterized) 엔터테인먼트 쇼’라고도 명명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한국 쇼프로그램의 변화 | 헤이, 황금어장에서 무한도전 해볼까? (강명석)

http://www.magazinet.co.kr/Articles/article_view.php?mm=006001000&article_id=43117


1. 캐릭터

<무한도전> : <무한도전>의 여섯 남자는 이제 패션쇼를 해도 시청자들이 수긍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어디까지가 콘셉트이고, 어디까지가 실제 모습인지조차 모호할 정도. 인터넷에서는 그들의 팬픽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


 2. 연기

<무한도전> : 일단 극본 자체가 없다. 모든 게 애드리브. 대사가 어디까지 설정이고 어디까지 실제 토크인지 알 수 없다. 평소 <무한도전> 진행하듯 콩트 연기를 하는 여섯 사람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전혀 다른 기준이 필요할 듯.


 3. 토크, 혹은 리얼리티

<무한도전> : 현재 <무한도전>처럼 출연자들의 사생활을 리얼하게 폭로하는 토크쇼가 있었나? 또 김수로의 몰래카메라편처럼 세 곳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실시간에 가까운 편집으로 긴장감나게 보여주는 리얼리티 쇼가 있었는가? 그들 스스로 ‘리얼 버라이어티쇼’라는 말을 붙여도 부끄럽지 않다. 단, 그것들이 매우 불규칙하게 섞이면서 어떤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난해하게 여겨질 수 있다는 게 흠이라면 흠.


4. 게스트

<무한도전> : <무한도전>은 출연자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팬들마저도 한가족처럼 느껴질 정도로 철저한 자신들의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건 프로그램에는 장점이지만, 가끔 출연하는 게스트들과는 쉽게 융화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게스트가 출연할 때 더 재미없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김수로 편처럼 게스트의 캐릭터와 <무한도전>의 캐릭터 간 관계를 살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듯.


5. 시간의 힘

<무한도전> :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 그리고 <무한 도전>. 그 세 프로그램을 통해 수없이 깨지고 구르고 싸우면서 <무한도전>의 여섯 남자들은 ‘뭘 해도 사랑받는’ 경지에 이르렀다.

 

 

 


김태호 PD가 말하는 ‘무한도전’ 100회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5352


1. 〈무한도전〉의 어제와 오늘의 가장 큰 차이는 하하다. 하하는 지난 2월 16일 ‘게릴라 콘서트’편을 끝으로 군에 입대하며 〈무한도전〉을 떠났다. ‘리얼 버라이어티’ 만큼이나 중요한 콘셉트였던 ‘6인 체제’가 무너진 것이다.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거 봐라. 하하의 고마움을 알겠지?” 김태호 PD의 말이다. 그는 “하하는 제작자의 마인드를 갖고 있어서 정말 고마운 멤버였다”며 “이제 조금씩 빈자리를 채워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무한도전〉은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 언론의 표현을 빌리면 그렇다. 하하의 입대 뒤 3주 연속 방송된 ‘인도 특집’편으로 시청률은 20% 초반까지 무너졌고, 3월 29일 ‘식목일 특사’편에선 20%에 겨우 걸치더니 지난 5일 19%대까지 하락했다. 인터넷에선 〈무한도전〉의 위기를 진단하는 기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온다. 김 PD의 말대로 “곧 있으면 부고가 나올 판”이다.
 

그는 말했다. “그동안 전교 1등을 했으니, 앞으로도 전교 1등을 해야 한다는 소린데, 왜 우리가 예능 1등을 해야 하나? 꼭 30%를 넘어야만 하나?” 그는 정작 〈무한도전〉 멤버들은 시청률이나 기사에 신경 쓰지 않지만, 위기설이 하나의 사실이 되고 이 때문에 시청자들이 흔들릴까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무한도전〉이란 이름이 과소비되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었다.
 

‘인도 특집’이나 ‘식목일 특사’편의 함의를 몰라주는데 대한 원망도 있는 듯 했다. 김 PD는 지난 100회를 정리하고픈 마음에 ‘인도 특집’ 편집을 외주에 맡기는 희생까지 감수했고, ‘식목일 특사’편에선 사막에 나무를 심는다는 의미 외에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다 보면 언젠가 물이 무기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란 경고를 전하고 싶었단다. 하지만 대다수 언론은 시청률 수치로만 〈무한도전〉을 판단하기 급급했다.


2. 김 PD는 〈무한도전〉을 처음 시작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단다. 〈베스트극장〉처럼 PD들이 돌아가며 연출하면 좋겠다고. 그는 “나와 〈무한도전〉의 연결고리가 단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닫힌 생각일 뿐”이라며 “1년씩 다른 PD들이 연출하거나, 후배 PD들이 와서 프로그램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PD의 말대로라면 〈무한도전〉은 200회에서 구성이나 형식이 바뀔 수도, 새로운 멤버가 들어올 수도 있다. “슈퍼주니어처럼 많은 인원이 따로 또 같이 활동하게 하고도 싶고, 2명씩 3명씩 활동하게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게 그의 말이다.
 

아이템의 변화도 짐작 가능하다. 김 PD는 올해 들어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큰 주제를 더 크고 깊게, 고민할 건 같이 고민하고, 함께 방법을 모색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3. 최근 그의 관심 분야는 지구 온난화와 대체에너지 등이다. 앞서 방송된 ‘대체에너지 특집’이나 ‘식목일 특사’편이 그에 대한 예고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이 같이 묵직한 주제들을 공익적으로 풀 생각은 없다. 어떤 주제든 〈무한도전〉은 ‘도전’으로 푼다.
 

시청자 참여 유도 또한 〈무한도전〉이 고민하고 있는 숙제. 김 PD는 “〈무한도전〉은 이제 우리 꺼라고 우기기엔 시청자들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며 “시청자들에게도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감을 조금 나눠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덧붙였다. “지금처럼 폭발적이진 않겠지만 〈무한도전〉이 장수하는 길로 가기 위해선 올해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꾸준히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무한도전〉의 오늘과 내일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4. 인기가 많아졌으니 출연료도 올랐나?

김: 처음에 비해 크게 변하진 않았다. 사실 우리 프로그램이 출연료를 좀 적게 주는 편이다. 하루 몇 시간 촬영하는 게 아니라, 1주일에 며칠씩 촬영하기도 하니까. 또 제작비도 큰 변화는 없다.


5. <무한도전〉 티셔츠와 모자를 구입할 수 있나?

김: 조만간 MBC 기념품 판매 숍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 같다. MBC 기획조정실과 얘기를 마쳤다. 〈무한도전〉의 로고는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직접 제작했고, 이를 새겨 넣은 모자와 티셔츠 등 그동안 제작한 아이템만 10개가 넘는다. 언제까지 방송사가 광고를 팔아먹고 살 순 없지 않겠나. 비즈니스 마인드를 방송에 연결해 캐릭터 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피디저널 두번째 김태호피디 인터뷰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5397


1. 같은 포맷에 게스트만 바뀌는 스튜디오 버라이어티에서 같은 출연자를 매주 다른 포맷과 아이템에 던져놓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 〈무한도전〉을 창조했고, 〈무한도전〉으로 ‘회사원’이 아닌 ‘셀러브리티’가 됐으며, 다시 〈무한도전〉 때문에 뜨겁게 고민하고 있는 김태호 PD. 그의 고민은 곧 현재 예능 프로그램들이 놓여 있는 지점을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100회를 맞은 지금, “앞으로 많은 욕과 비판과 싸워야 하고, 몇 번의 경사를 겪어내야” 또 다른 100회를 맞을 수 있다는 김태호 PD는 “하하가 올 때까진 어떻게든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매년 이맘때면 비집고 나오는, 떠나고 싶은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위기설’을 퍼뜨리는 언론에 대한 강한 불만도.


2. <무한도전〉으로 2년 반이 훨씬 지났다. 돌아보면 어떤가.


(골똘히 생각하며)되게 짧았다. 한주 한주는 되게 길었지만. 어쩔 때는 내 생활이, 내가 없는 거 같아서 속상할 때도 있었는데, 앞으로도 바뀔 거라고 생각 안 한다. 원래는 6개월 정도 쉬면서 미국으로 프로그램 연수를 갈까 했다. 미국은 과연 어떤 시스템에서 일을 할까.  가서 좋은 게 있으면 돈을 주고서라도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예능은 포맷이 하나 나오면 다 같이 가고 또 같이 망하고, 그러지 않나. 이런 걸 반복하는 게 너무 싫었다. 지금 만약 〈무한도전〉 때문에 ‘리얼 버라이어티’가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이런 틀을 깨는 것도 우리의 역할인 것 같다. 그런 방법들을 찾아보고 싶어서 미국에서 무보수로라도 일하려고 원서도 내고 그랬다. 여름쯤 도전해봐야지 했었는데, 지금 상황으로선 안 될 거 같다.


3. 3주 연속 방송된 ‘인도편’으로 시청률이 많이 떨어졌는데.


‘인도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때는 아예 편집을 외주에 맡겼다. 시스템을 한번 바꿔볼까 싶어서. 그런데 호흡이 다르더라. 우리가 감수를 했는데 손으로 직접 대는 게 아니니까 느낌이 다르더라.


그때 5월 방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종종 이렇게 하는데, 작년 여름에도 납량특집을 준비하다가 겨울에 벅차겠다 싶어서 12월 방송을 준비했다. 9월~10월엔 일부러 소프트한 걸 하면서. 이번에도 3월엔 소프트한 걸 했고, 100회 이후로는 한참 당겨야 할 타이밍인 것 같다. 조금 전에도 6월 방송에 대해 회의하다 나왔다. 12월에 나갈 방송도 조금 찍어둔 게 있다. 


항상 골치 아픈 게 그 주 방송만 채우고 싶은데, 매주 포맷이 같은 게 아니니까 많게는 8개에서 적게는 4개까지 동시에 준비를 하곤 한다. 그러다가 지금 3년째다 보니 지치는 기간이 보인다. 힘들고 그런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바이오리듬이 처지는 때가 9~10월, 3~4월 딱 그때다. 이때는 욕심 부리지 않고 소프트하게 가려고 한다. 그런데 기사들이 막 나오니까, 오기가 생겨서 한꺼번에 우르르 확 하기도 한다.


4. 〈무한도전〉이 위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기사를 보니까 곧 있으면 부고 기사가 나겠더라. 우리가 내부적으로 느끼는 게 아닌데, 오히려 외부에서 압력을 준다. 우리가 왜 꼭 예능 1등을 해야 하고, 시청률 30%를 깨야 하나. 오히려 우리는 그런 부담 없이 일했는데, 밖에서 그걸 강요하고 반성해라 그런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토요일에 20% 넘은 것도 대단한 거 아닌가. 


가끔 속상할 때도 있다. 위기라는 기사가 나면 그게 하나의 팩트(fact)가 돼버린다. 그리고 그 팩트에서 또 다른 사실을 낳고 또 다른 생각을 낳는다. 〈무한도전〉이란 이름을 가지고 과소비가 되는 거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이미지랑 전혀 딴판인 이미지를 만들어 놓는다. 요즘 정말 심각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결국 프로그램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5. 시청자들이 바라는 기대가 충족되지 않아서일까.


기대치는 각각 다르다. 마이너리티 느낌이 없다고들 하시는데, 우리가 마이너리티만 가기에 저희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너무 많으니까, 이 분들에게만 손을 흔들어 줄 순 없는 거다. 이쪽도 흔들어주고 저쪽도 흔들어주고, 신경 쓴다고 쓰는데, 이쪽에선 이쪽대로 아쉬워하는 거 같다.


우리가 3년이나 했는데, 잘하면 과연 관심 속에 끝날지, 지금처럼 폭발적이진 않더라도 〈전원일기〉처럼 장수하면서 길게 갈지. 정말 올해가 중요한 때인 것 같다. 끝까지 꾸준히 늙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멤버들이 지금 40대를 바라보는 나이인데, 체력적인 한계가 올 수 있고 실생활 문제나 결혼 문제에 부딪힐 수 있는데, 이런 걸 잘 넘겨야 그 다음도 잘 넘을 거 같다. 지금 흔들리면 안 된다.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는 〈무한도전〉이다.


6. 한 프로그램을 한 PD가 쭉 하는 경우는 드물다. 〈무한도전〉은 다른데. MBC 내부에서 김태호 PD가 아니면 안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건가.


그건 아닐 거 같다. 오히려 그게 더 닫힌 생각인 거 같다. 처음엔 이런 생각을 했다. 멤버들이 경력도 있고 하니까 〈베스트극장〉처럼 해야지, 생각했다. 1년씩 PD들이 돌아가면서 하는 거다. 원래는 파일럿 형태로 생각하고 진행해 왔는데, 지금 나와 프로그램의 연결고리가 너무 단단한 것처럼 생각을 한다. 나는 지금도 누가 후배가 와서 또 다르게 바꿔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제일 많이 고민하는 거는, 내 바이오리듬과 프로그램의 바이오리듬하고 따라간다는 거다. 어쩔 땐 겁이 난다. 이러다 내가 슬럼프에 빠지거나 개인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흔들리면 같이 흔들리는 느낌이 나니까 무섭더라. 그래서 멤버들에게도 내가 오히려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주는 상황이 생기지 않겠냐고 얘기한다. 그런 게 솔직히 겁나고, 스트레스가 된다.


7. <무한도전〉을 떠날 수도 있다는 뜻인가.


일단은 하하가 돌아올 때까지 하고 싶은데, 그때까지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내가 할지, 〈일요일 일요일 밤에〉처럼 이름만 남고 다른 구성이 될지 모르겠다. 정체된 느낌이 싫다. 지금 하하가 빠진 상황에서 우리는 무척 흥분돼 있는데, 하하가 빠져서 좋다는 게 아니라, 뭔가 또 다른 변화를 줄 수 있을 거 같아서다. 그렇다고 서두르진 않을 거다. 누가 들어올 수도 있고 이렇게 갈 수도 있는 거고, PD가 바뀔 수도 있는 거고, 형식이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우린 정해놓고 하는 게 아니라 흐름을 본다. 그래서 요즘 재미있다.


100회 특집 촬영할 때 미국에서 기자와 PD들이 왔는데, 그들이 ‘너희는 6개월 방송하고  6개월은 재방송하냐’고 묻더라. 그래서 ‘매주 방송한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더라. 어떻게 그렇게 하냐며. ‘대한민국 모든 PD들이 그런다’고 얘기하면서 시청률도 얘기하니까 ‘미국의 슈퍼볼 시청률이 매주 나오는데, 넌 돈 되게 많이 벌겠다’고 했다. 작년에 미국에서 누가 왔을 때도 ‘넌 대문에서 현관까지 차타고 다니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말했다. “월급쟁인데요.”


8. MBC뿐 아니라 케이블에서도 엄청나게 재방송돼서 수익이 꽤 됐을 거다.


지금은 많이 줄였다. 2년 동안 항의를 해서 지금 재방송은 30회인가 40회 밖에 안 할 거다. 그게 시청률에 힘 받을 때는 좋긴 하지만, 멤버들을 소모시키고 생명력을 짧게 하는 거지 않나. 당장 수익에 눈이 멀어서. 소모되는 게 싫어서 오히려 내가 적극적으로 막았다.


9. 2년 반을 쉬지 않고 달려왔으니 많이 지쳤겠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우울증이 있었다. 난 도대체 뭘까. 어떻게 보면 내가 내 등에 짐을 지워놨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야 항상 있다. 도전하는 재미를 보면 어떨까. 사진, 디자인에 대한 생각도 해봤고, 별 생각 다해봤다. 서른 살 됐을 때도 크게 고민했는데, 미국 디자인 회사에 원서를 내기도 했다.


어찌 보면 방송이 적성이 아닌 것도 같다. 방송이 프로그램만 생각하면 되는 게 아니라 관계를 따져야 하는데, 그런 게 스트레스다. 난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들고 싶은건데, 관계에 대해 누가 간섭을 하거나 하면 그게 너무 힘들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난 한계가 여기구나, 이 직업은 내 적성에 안 맞아, 이런 생각도 든다.


막 ‘무한도전 김태호 PD’ 이렇게 기사 나오는 것도 불만이다. 나는 회사원이지 셀러브리티나 연예인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어쩔 땐 매주 방송에 제가 비친다고, 출연 욕심이 있냐고 하는데, 녹화할 때는 나도 너무 재미있으니까 점점 다가가게 되는 거다. 그러면 카메라 감독님이 ‘뒤로 빠져’ 이러시고. 중간에 멤버들에게 이런 말을 치면 어떨까 하고 던지면 멤버들도 바로 맞받아쳐서 얘길 하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엔 내 말을 딱 빼면 매끄럽지가 않다. 내가 꼭 한 회에 한 번씩 출연하고 싶은 것처럼 생각하시지만, 그건 절대 아니다. 또 가끔 극장에 가면 알아보시기도 하는데 그 역시 불편하다.


10. 내성적인 성격인가.
 

원래 안 그랬는데 군대 가서 좀 변했다. 군대 가서 하도 많이 맞고,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 사람 많은데 있으면 멀미도 하고 그런다. 정적인 캐릭터로 좀 바뀐 편이다.


어제 친구가 그런 질문을 하더라. ‘너는 프로그램이 재미있어서 하니, 다른 사람들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하니?’ 그 말을 듣고 심각하게 고민했다. 느끼는 재미는 똑같은데, 그것에 대한 부담이 늘었고, 또 내가 뿌리치고 안 한다고 했을 때 당한 사람들의 느낌은 어떨까란 생각을 만만치 않게 하고 있더라.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갈등이 있다.


11. 취미생활을 할 시간은 있나.


요즘 제일 고민이 많은 게 나에 대한 시간이 너무 없다는 거다. 그래도 다행히 후배가 한명 더 늘고 해서, 토요일 새벽에 테이프를 넘기면 자막은 내가 안 하고 감수만 한다. 그래서 토요일과 일요일에 시간이 생겨서 DJ 하는 걸 배우려고 한다. 사진도 좀 해보고 싶다. 작년엔 첼로나 피아노를 하고 싶었고. 아직 어린데 정체돼 있으면 안 되지.

 

 

 


‘무한도전’ 김태호 PD,“시청률은 지금도 높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112&aid=0000078373


1.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지금도 높다”


-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15% 정도만 되면 그 안에서 재미를 담는게 중요하다. 멤버들이 녹화가 끝나고 옷갈아 입을 때 재미있었다고 느끼면 된다. 시청률 30% 돌파를 겨냥하지 않는다”


- “방영시간으로 볼때 오후 7시대에 방영되는 ‘무한도전’과 프라임 타임대의 드라마, 오락물을 비교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 “사실 시청률만을 올리려면 집 공개와 몰래카메라, 번지점프 등의 전법을 쓰면 단기적으로는 통한다”


- “하지만 ‘무한도전’은 재미와 새로움을 함께 추구한다. 서울구경편이 성공했다고 부산구경, 대전구경을 하는 건 우리 방식이 아니다”


- “‘무한도전’의 대부분 코너들은 확신이 있어 시도한 게 아니다. 일본특집도 한번 가보면 어떨까 해서 시도한 거다. 박명수가 중국에서 최고 인기라고 하면 중국에 가볼 수도 있는 거다”


 - “매번 실험하듯이 해보는데 잘 되면 다행이고 안되도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항상 ‘무한도전’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무리가 있다. 그건 거의 신이나 하는 거다”


2. 게스트들


피겨스케이팅 스타 김연아도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었고, 한때 출연할 예정이던 장대높이뛰기 선수인 이신바예바로도 할 수 있는 코너가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실험을 해본다는 것이다. 자막 없는 특집도 그런 차원에서 구상중이라고 한다.


김 PD는 스타 게스트 출연 문제와 관련, “시청자들이 뜬금없는 게스트는 홍보용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 최지우도 뜬금없이 나와 실패한 케이스다. 김태희는 그동안 멤버들이 목마르게 기다린 게스트로 직접 출연해 멤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고, 시청자들도 이 상황을 즐길 수 있었다. 앞으로는 남자 스타를 게스트로 초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3. “‘무한도전’의 다양한 코너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가”


- “멤버들과 회의를 해 각자 생각을 들어본다. 유재석과 정형돈은 코너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기획PD의 역할도 한다. 주말에는 내가 혼자 정리하는 식이다”


4. 최근 무한도전의 경향


- “몸개그가 위주가 아니며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자 한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요즘은 멤버들에게 남자 느낌이 나게 해보고 있다. 남자가 외로움을 탄다는 ‘썩소 앤 시티’ 코너도 그런 식으로 기획됐다”


5. 시즌제에 대해


- “긴 제작기간이 필요하며 멤버들의 스케줄 문제가 있다”

 

6. 정준하에 대해


- “무슨 말을 해도 변명처럼 들릴 수 있다. 정준하 캐릭터에 변화를 주는 건 불가능해졌다. 착한 역할을 하거나, 조용히 있거나 둘중 하나밖에 없다. 하지만 가족이다”

 

 

 

 

“박수칠 때 떠나고 싶지만 지금은 아니다”
[인터뷰]MBC ‘무한도전’ 김태호 PD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2873


- 무척 바쁜 것 같다. 살도 조금 빠진 것 같은데.


“몸이 안 좋다. 간도 안 좋고 장도 안 좋고, 완전 환자다. 가끔 링거 맞고 오곤 한다. 멤버들이나 나나 지금 가장 큰 걱정은 건강 문제다. 마음 같아선 내년에 몇 개월이라도 쉬면서 발전적인 것을 찾아 돌아오고 싶다.”


- 그렇게 힘든데 어디에서 힘이 나오나?


“다들 재미있어서 하는 거다. 1주일에 3, 4일씩 촬영을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출연료를 더 주는 것도 아니다. 우린 녹화장에서 즐긴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재미있는 사람 여섯 명과 같이 매주 녹화장에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지 않겠나. 그리고 나는 그들을 가장 먼저 보는 방청객이자 시청자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아, 이거 끝나면 난 앞으로 PD로서 굉장히 불행한 생활을 할 수도 있겠다. 초반에 재미있는 거 해버려서, 다음엔 재미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 시청률에는 신경을 쓰는 편인가.


“솔직히 신경 안 쓴다. 15%만 넘으면 잘 된 거다 싶으니까. 시청률은 광고 판매 수치지 재미를 따지는 수치가 아니다. 10%를 밑돈다고 해서 지금보다 3분의 1만 재미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지금 시청률은 부담스럽다. 우리는 우리끼리 좋아서 하는 거니까. 멤버들과도 얘기한 적 있지만, ‘MT 갔다 왔는데 장학금 받은 기분’이랄까.”


-〈무한도전〉을 보다보면 어디까지가 대본이고 어디부터가 애드리브인지 헷갈린다.


“우리 멤버들은 예능으로 치면 10단, 11단이 넘어가는 사람들이다. 어떤 설정이다, 어떤 흐름으로 갈 거다, 이런 건 머릿속에 전체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물론 대본은 있다. 오프닝 멘트와 사이사이 멘트, 예상되는 상황들은 확인해 둔다.”


- 마리아 샤라포바, 티에리 앙리 등 해외 스포츠 스타는 물론 김태희, 이영애 등 오락프로그램에 좀처럼 출연하지 않는 톱스타들이 〈무한도전〉에 출연했다. 섭외 비결이라도 있나?


“우리가 섭외하는 경우도 있고, 그쪽에서 먼저 연락 오는 경우도 많다. 가끔 여배우들 쪽에서 전화가 오는데, 보통 김태희 씨처럼 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똑같은 것을 반복할 필요가 없어서 거절한다.”


- 최근 〈무한도전〉과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지금 5명, 6명씩 캐릭터들이 모여서 하는 게 대세니까 유행하는 것 같다. 그런 프로그램들이 우리와 비슷하네, 아니네, 따지기보다 지금 상황에선 우리가 다른 프로그램들에 씨앗을 줬다고 생각하면 우리도 뿌듯하다.

 

물론 피해보는 것도 있다. 아이템이 겹쳐서 못한 경우도 벌써 4~5번 된다.”


- 방송위원회로부터 여러 차례 주의나 권고 조치를 받았고, 최근 불법 영업 및 탈세 논란의 정준하 씨의 출연을 강행해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글쎄, 그런 것들이 나에겐 크게 와 닿지 않는다. 한 템포 천천히 가자는 생각으로 천천히 생각해보자 이런 식으로 극복한다.”


-“우리는 정준하를 믿는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는가. 시청자들은 사과나 해명이라도 해주길 요구하고 있다.


“만일 식구가 집에서 잘못을 했다고 치자. 그러면 그를 우리 식구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없지 않나. 이미 멤버들과는 갑과 을의 관계도 있지만, 이미 한 배를 타고 가는 사람이다.


그 문제에 대해선 우리도 이미 같은 대접을 했다. 정준하 씨에게 ‘알콜CEO’ 이런 식으로 내가 캐릭터를 만들어 놨다. 오히려 그것 때문에 정준하 씨가 더 피해를 보는 것일 수도 있다. 인터넷이나 언론에 알려진 것 이외에, 이면의 일들이 너무나 많다. 그 상황에선 나의 판단이 맞다고 생각했다. 만일 내 판단이 틀리거나 정준하 씨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위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으니까 어떻게든 처벌할 수 있을 거다. 나에 대해서도.”


-앞으로의 계획은?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 예능 프로그램이 항상 어렵게 올라가다가 각광받는 청년기를 지나서 노년기까지 가잖나. 박수 치던 사람들이 결국은 우리를 없앤다. 그 꼴은 너무 보기 싫다. 딱 끝내고 싶은데 그게 여의치 않고, 아직도 조금 할 게 더 많다. 그래서 내년엔 좀 더 큰 그림을 위해 시간을 갖고 싶다.”

 

 

 


토요일의 친구들 `계속 웃겨주길 바래`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ctg=15&total_id=3083625


1. '무한도전'엔 고유의 문법이 있다.


MBC-TV 주말 버라이어티쇼 ‘무한도전’은 양극단의 평가를 달린다. 어떤 이에겐 ‘자기들끼리 모여 낄낄대는, 한심한 전파 낭비의 표본’이다. 그런데도 올 초 시청률 30%를 넘어서며 ‘국민 버라이어티쇼’라는 별칭까지 들었다. 확실한 것은 보던 사람이 더 재미 있게 본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정준하가 촬영 시작 시간에 집착하는 것은 그들의 지각을 소재로 한 ‘일찍 와주길 바래’의 전사(前史)를 알아야 웃긴다. 말하자면 ‘무한도전’엔 고유의 문법이 있다. 이 문법을 모르면 이들의 언어를 이해할 수 없다.


“제가 맡은 게 2005년 가을인데, 그때만 해도 ‘토요일’이라는 버라이어티쇼의 한 코너였죠. ‘무모한 도전’이란 이름으로 전철과 달리기 시합을 하고 목욕탕 물을 푸고 그랬는데, 몸개그란 게 그때그때 재미있긴 해도 연속성이 없잖아요. ‘무리한 도전’이란 이름으로 스튜디오 안에 들어오면서 멤버들의 캐릭터를 끌어내기 시작했어요. 캐릭터가 자리 잡으면서 이듬해 5월 독립했죠.”


2. 캐릭터 - 시트콤과 리얼 버라이어티 사이


캐릭터는 서사와 연결된다. ‘반장’ 유재석은 말 잘하는 리더다. ‘악마의 아들’(요즘은 ‘하찮은 형’) 박명수는 유 반장을 질시해 호시탐탐 반장 자리를 노린다. ‘돌아이’ 노홍철은 외계에서 온 듯한 4차원 개그를 남발한다. ‘어색한 뚱보’ 정형돈은 튀는 멤버들 사이에서 설 자리를 못 잡는다. ‘상꼬마’ 하하와 ‘3인자’ 정준하까지 얽혀 이 서사는 굴러간다. 미국 드라마 ‘프렌즈’나 ‘섹스 앤 더 시티’처럼 각각의 캐릭터는 자신에게 동화되는 팬층을 거느렸다.


여기까지 보면 ‘무한도전’은 시트콤이다. 그런데 시트콤이 아닌 것은 그것이 ‘리얼(real)’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은 리얼하게 뛰고 구르고 넘어진다. ‘모내기 특집’ 땐 빗속에서 논두렁을 굴렀고, ‘무인도 특집’ 땐 필리핀의 외딴섬에서 야자열매를 땄다. 패션쇼 무대에 실제로 서고, 댄스스포츠 경연에 실제로 출전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국내 최초 리얼 버라이어티쇼인 이유는 행동이 아니라 캐릭터에서 비롯한다.


“박명수씨는 실제로도 유재석씨에 대해 샘내는 면이 있죠. 하하와 정형돈은 실제 어색해하던 사이였고요. 오랫동안 같이 작업하면서 서로의 관계를 알게 되니까, 거기에 카메라를 들이대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지각 때문에 녹화가 늦어지는 것을 차라리 특집으로 구성해 보자 해서 ‘빨리 와주길 바래’를 했고, ‘깨워주길 바래’ ‘하하와 정형돈의 친해지길 바래’가 호응을 얻으면서 사생활에 더 밀착하게 됐죠.”


처음은 순탄치 않았다. 녹화 사이사이 멤버들 간의 사사로운 정담을 그대로 내보낸 게 때로는 시청자의 거부감을 불렀다. 무엇보다 출연자들이 부담을 많이 느꼈다. “하하가 ‘버릇없다’는 댓글에 의기소침해할 땐 정말 미안했죠.” 이제는 티격태격하는 모습들이 익숙하다 못해 진부하기까지 할 정도니, ‘무한도전’ 참 많이 걸어왔다.


3. '무한도전'은 동물 다큐멘터리?


그런데 리얼리티는 원래 다큐멘터리의 몫이지 않나.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다큐멘터리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찍어 영상화한다. 예능 프로에서 이는 ‘몰래카메라’를 통해 실현돼 왔다. ‘몰카’ 덕분에 시청자는 별세계의 연예인이 실제론 어떤 모습인지 엿볼 수 있었다. 이에 비해 ‘무한도전’은 촬영 중이란 걸 드러낸 상태에서 그들의 일상을 찍는다. ‘외딴섬에서 1박2일’이라는 포맷만 설정됐던 ‘무인도 특집’이 대표적이다.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다 생각이 나아간 거예요. 로빈슨 크루소가 됐을 때 멤버들이 어떻게 행동할까 본 거죠. 촬영본을 편집하다 보니까 인간의 생각이 진화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협동을 하고, 도구를 이용하고, 수확의 기쁨을 맛보고, 강자가 약자를 배려하고. 포맷 안에서 리얼리티를 포착한다고나 할까.”


4. 개입이 아닌 감정이입으로서 자막


그렇게 포착한 것들을 김 PD는 자막으로 ‘해설’한다. ‘무한도전’이 바꿔놓은 예능 프로의 제작 기법 중 하나가 자막을 통한 연출자의 개입이다. 김 PD는 이를 “개입이 아니라 감정이입”이라고 설명한다.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말하는 게 아니에요. 제가 출연자의 심리를 속속들이 알 순 없으니까요. 사람들이 화면을 보면서 ‘이럴 것 같다’고 느끼는 데 초점을 둬요. 시청자와 같이 즐겁게 놀고 싶은 기분이라고 할까요.”


5. '무한도전'이 주는 재미의 본질은?


그렇게 시청자는 빨려 들어갔다. 바나나를 놓고 벌이는 식탐 경쟁에 배꼽을 잡고 웃었다. 꿈에 그리던 이영애를 만난 날 몸 둘 바 몰라 하는 노총각들을 비웃었다. 그러다 불쑥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한다’고 자조하는 정형돈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거성’ 박명수가 욕심 따로 능력 따로인 게 안쓰럽게 다가왔다. 별세계 연예인들이 일상의 친구인 양 느껴지게 된 것이다. 그것이 김 PD가 생각하는 ‘재미’의 본질이다. “웃음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6. 무한도전의 성장


성장은 카메라 안팎에서 진행된다. ‘무한도전’ 서사 속의 캐릭터도 성장했지만, 실제 출연자들도 성장하고 변한다. 하하는 군대에 입대했고, 박명수는 결혼을 앞두고 있다. ‘무한도전’은 그 변해 가는 현실마저 서사 안에서 해결하려 한다. 하하의 빈자리를 당분간 내버려 두는 것도, ‘인도 특집’ 이후 사이가 틀어진 정준하와 노홍철을 관조하는 것도 ‘무한도전’이 결국 이들의 ‘리얼 성장쇼’라서다.


“요즘은 5명이 그릴 수 있는 변수를 외부로 확장해 볼까 생각 중이에요. 예컨대 서른한 살 된 멤버의 고민을 실제 서른한 살짜리의 고민과 연결해 보는 거죠. 시청률이요? 조금만 떨어져도 인터넷에선 ‘급락’ ‘폐지설’ 등 난리인데, 저희는 크게 신경 안 써요. 시청자층이 확대되면서 서비스해야 할 층이 넓어진 게 오히려 고민이죠.”


“외부에선, 예컨대 KBS ‘1박2일’과 저희를 비교하는데요, 전 그게 비교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른 프로들은 우리를 좇아서 오고 있잖아요. 우리가 계속 나아가야지만 그들도 뒤따라올 수 있단 뜻이죠. 물론 우리가 하는 모든 게 새로운 건 아니에요. 다만 입던 옷이라도 다른 사람이 입으면 달라지는 것처럼, 기존 포맷이라도 새로움을 입히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우리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어요. 출연자들도, 저도.”


7. CF 러브콜까지 받는 스타 PD 김태호


“사진 찍히는 것과 쥐를 제일 싫어한다”는 김태호(33) PD는 MBC 스타 PD의 계보(‘느낌표’의 김영희, ‘일밤’ 의 송창의, ‘퀴즈 아카데미’의 주철환 등)를 잇는 막내다. 실제로 보험·음료 광고를 섭외 받은 적도 있단다(물론 사양했다).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MBC 예능국 PD로 입사했다. ‘섹션TV 연예통신’ 조연출로 시작해 ‘느낌표’ ‘일요일 일요일밤에’ 등 주말 예능 프로그램과 시트콤 ‘논스톱 4’를 거쳐 2005년 가을 ‘무한도전’을 맡았다.


스스로 “천재가 아니라 노력형”이라고 말하는 그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인정하는 패션 피플. 문자보다 영상에 익숙하고, 한 번 본 영상은 화면 정지하듯 기억하는 편이라고. “지금의 이 과분한 관심은 언젠가 깨질 꿈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는 김 PD는 기회가 되면 미국 방송국에 연수 가 리얼리티쇼와 캐릭터 상품화를 진지하게 연구해 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의 개인적인 ‘무한도전’인 셈이다.

 

 

 


김태호│오, TEO여 어디로 가는가(차우진)

http://www.magazinet.co.kr/Articles/article_view.php?mm=002001000&article_id=47661


1. <무한도전>은 한국 버라이어티에서 마이너 감수성이 메이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이자 가장 드라마틱한 사례이고, 김태호 PD는 그런 감수성의 버라이어티 쇼를 만들며 새로운 쾌락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지금 이들의 성공을 가장 위협하는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2. 한국에서 김태호 PD만큼 유명한 스타 PD들이 없던 것은 아니다. 이른바 ‘쌀집 아저씨’로 알려진 90년대에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의 김영희 PD를 비롯해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송창의 PD나 주철환 PD가 스타 PD의 계보를 구성하고 있지만,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그 계보로부터 다소 벗어나 있다. 다른 PD들이 그가 만드는 프로그램에 직접 개입하거나 프로그램의 인기를 추적하던 언론의 관심을 통해 대중적으로 알려졌다면, 김태호 PD는 하나의 프로그램, 혹은 콘셉트를 몇 년 간 꾸준히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동안 결과적으로 성장한 쇼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따라서 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무한도전>의 자막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무한도전>의 자막은 카메라 바깥에 존재하던 제작진들을 쇼의 내부로 진입시키며 방송이 ‘녹화’와 ‘편집’의 결과라는 사실을 새삼 인식시키며 시청자들을 버라이어티 쇼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을 ‘리얼 버라이어티’라고 부를 때 그 ‘리얼’은 출연자들의 실생활과 방송 콘셉트를 모호하게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재로 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제작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화면 안으로 카메라가 들어오고, 제작진의 생각이 방송 화면에 등장하는 시도는 그동안 엄격하게 지켜지던 한국적 방송 규칙을 배반하는 것이었고, <무한도전>의 이런 배반은 이후 다양한 지류를 발생시키며 한국 버라이어티 쇼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3. 하지만 <무한도전>의 가장 큰 성과는 시청자들에게 ‘성장하는 쇼’를 선보였다는 데 있다. <무한도전>이 성장한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한도전>을 만드는 제작진들 역시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몇 년간 <무한도전>의 구성원들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결국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의 유기적 관계에 의해 작동한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유기적인 관계는 서사를 만들어내고 그 서사는 <무한도전>을 이야기가 있는 버라이어티 쇼로 만들어낸다. <무한도전>이 단순한 쇼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쇼인 이유는 이야기를 통해 쇼가 발전한다는 사실을 증명했기 때문이고, 그를 통해 <무한도전>에 관계된 모든 인간들도 성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시청자들도 포함된다.


따라서 김태호 PD의 스타성은 바로 그 ‘성장’이라는 키워드와 분리될 수 없다. 단지 ‘MBC의 예능국에 소속된 PD’였던 그는 이제 <무한도전>을 통해 스타 PD로 성장했고, 그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존재가 되었다. 이제 상황은 몇 년 전과는 천지 차이로 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MBC의 주말 프로그램이면서 이미 하나의 독립된 브랜드인 <무한도전>과 이 프로그램의 전체 책임자이자 MBC의 사원이기도 한 김태호 PD의 정체성은 그야말로 모든 사안에 대해서 대립하기도 하고, 모순적이기도 하다. 정준하가 운영하던 영업장에 대한 도덕성 논란을 비롯해 <무한도전>의 표절 시비나 PPL 관련 비판들에 대한 김태호 PD의 대응은 모두 그 복합적이면서도 모순적이기도 한 정체성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제 그는 예능 프로그램의 연출 뿐 아니라 <무한도전>이라는 유기체를 통제하는 조련사가 되거나, 때로는 경영자나 운영자가 될 필요도 있지만 그 정체성의 무게감은 개인이 짊어지기에 벅찬 게 사실이다. 그래서 김태호 PD와 <무한도전>이 상기시키는 것은 오히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 환경에 대한 고민일 수도 있다. <무한도전>은 마이너한 정체성으로부터 메이저 버라이어티 쇼로 성장하며 TV 방송이 대중적 감수성과 완벽하게 결합하는 순간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그 성과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거나 놓쳐야할 순간들에 대해서도 상기시킨다.


4. 그래서 현재 <무한도전>의 위치는 확고하지만 불안하다. <무한도전>이 시청률 30%를 끊는 순간, 이 프로그램은 ‘평균 이하’라는 고유한 정체성도 위협받았고, 팬들과 방송사의 기대주로 떠오르며 ‘아무 거나 다 해도 되는’ 자유로운 상상력도 위협받았다. 일반인들 틈에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던 여섯 멤버들은, 이제는 멤버들의 사생활을 비롯해, 한 회 출연료가 얼마이며, 어느 동네에 무슨 아파트 몇 평에 살고 있는 지까지 공개되며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위치했던 가상과 현실의 희미한 접점으로부터 쫓겨났다. 게다가 KBS에서는 <무한도전>의 콘셉트를 가장 창의적으로 활용한 ‘1박 2일’과 강호동이라는 동물적 감각의 진행자를 통해 <무한도전>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정황들은 <무한도전>의 시청률과는 무관하지만, <무한도전>의 정체성과는 밀접한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호 PD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성장한 <무한도전>과 김태호 PD의 고민은 그래서 어떻게 그 감수성을 박탈당하지 않으며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혹은 어디서 멈출 것인가가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5.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에 대해서 얘기하고 김태호 PD의 결정들에 대해서 궁금해한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이토록 자신이 만드는 쇼와 밀접하게 연관된 프로듀서는 없었다. 바로 거기가 지금 김태호 PD가 있는 곳이고, 그것이 그를 지금 여기서 가장 중요한 예능 PD로 만드는 근거다.

 

 

 


김태호│“<무한도전>의 경쟁 상대도 적도 <무한도전>이다” 

http://www.magazinet.co.kr/Articles/article_view.php?mm=002001000&article_id=47662


1. 지난 주 ‘인도’ 에피소드에 대해서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반응도 많더라.

김태호 PD: 지난주는 사람들이 ‘무인도 특집’ 같은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지만 원래부터 이런 느낌이었다. 하하가 있는 동안 100회가 지나서, 그걸 정리해보고 싶었다. 매주 큰 웃음보다는 잔잔한 웃음도 한 번 주고 싶었고. 사실은 현장에서 문제도 좀 있어서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나간 것도 있다. 도저히 찍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그런데 원래 1, 2월에 시청률이 제일 높다가 3, 4, 5, 6월에 쭉 빠진다. 그 때 되면 거품도 빼고, 부담도 줄여서 다른 거를 하는 편인데. 지금 준비하고 있는 건 100회, 그 이후다. 식목일 특집이 기점이 될 것 같은데, 올해부터는 지구라든가 환경 같은 걸 다루고 싶다.


2. <무한도전>이 주목받은 게 재작년 말 정도다. 그 때 상황과 지금은 또 많이 바뀌었는데, <무한도전>이 성장하면서 고민도 많이 늘었을 거 같다. 사건들도 많았고, 멤버도 빠지고.

김태호 PD: 매번 해오던 고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더 재밌는 거 뭐할까. (웃음) 다른 게 없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무한도전>의 리얼한 콘셉트가 다른 프로그램에도 많이 들어가서 우리가 또 변해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그래야 다른 데가 또 변하니까, 그게 의미있을 거다. 결국 크게 보면 같이 고민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니까.


3. : 그 빈자리에 누가 들어올 가능성은 있다는 얘기인가.

김태호 PD: 지금 상황에서는 누구도 <무한도전>에 들어오려고도 안한다. (웃음) 딱히 어떤 계획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흐름에 맡겨둘 생각이다. 그게 <무한도전>의 방식이니까. 누가 하하 역할을 대신하는 건 말도 안 된다. 그저 여섯 명이 다섯 명으로 바뀌었을 때 그 다섯이 바뀐 상황에 적응하는 시간을 주고, 그 시간동안 멤버들이 고민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원래 멤버 중 누군가가 자연스럽게 하하가 하던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고, 즉석에서 누군가를 불러서 함께 할 수도 있는 거고.


4. 처음부터 MBC에서 일하고 싶었나?

김태호 PD: 2001년에 입사했는데, 대학 다닐 때 KBS로 몇 주 실습을 나간 적이 있다. 거기서 ‘너는 MBC로 가라’는 말을 들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웃음) 그래서 막연히 MBC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면접을 신종인 부사장님이 당시 예능국장님으로 보셨다. 남들은 뭘 만들고 싶나? 이런 걸 물어보던데, 나는 머리는 어디서 잘랐냐, 옷이랑 신발은 어디서 샀냐는 걸 물어보더라. 그래서 떨어졌구나! 싶었는데, 합격하고 나서 들은 얘기로는 특이해서 뽑았다고 하더라. 못 생긴 애들이 일 잘한다고. (웃음)


5. 패션을 전공했다는 소문도 있다.

김태호 PD: 아니, 신방과다. 패션학과는 가고 싶었을 뿐이다. 어머니께서 한복집을 하셔서 어려서부터 의상에 관심이 많았다. 6학년 때에는 실과 시간에 주머니를 만들면서 수도 놓은 게 뽑혀서 도교육청에 전시된 적도 있다. 패션하고 싶다고 하고선 어머니께 엄청 혼났다. 서른 되기 전에 꼭 하고 싶어서 미국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 원서도 냈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대단한 도전’ 조연출을 할 때였는데 그때 쓰러졌다.


6. <무한도전>은 꾸준히 성장한다는 느낌이 있다. 프로그램이나 사람이나.

김태호 PD: 갑자기 들어간 상황이라 첫 주 동안, 몇 주 동안은 막연히 다른 분들이 미리 만들어 놓은 걸 하다가, 이러면 안 되겠다, 참 소모적이고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원점에서 시작했다. 어차피 바닥이었을 때라서 뭘 해도 부담이 없었으니까. 구성도 없었다. 연기자들에게도 ‘그냥 놀아보자’는 정도였고. 그런데 지금도 뭘 딱 준비해서 ‘이렇게 합시다’하면 되게 어색해한다. (웃음) 그냥 (유)재석이 형이나 (정)형돈에게 전화해서 ‘이거 어떨까? 저거 어떨까?’하며 콘셉트를 던져주고 자연스레 접근해야 시청자들도 좋아하더라.


7. 그러던 프로그램이 이젠 달력도 만들고 음반도 만들었다. (웃음)

김태호 PD: 입사하고 한 4년 만에 처음으로 휴가를 썼다. 그 2주 동안 무작정 뉴욕에 가서 뮤지컬, 오페라 다 보면서 놀았다. 돈도 엄청나게 썼다. (웃음) 그 때 누나가 살고 있는 LA에서 조카와 함께 <도라>라는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그 때 비즈니스 마인드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방송국이 언제나 광고로만 살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캐릭터 사업 같은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상 원정대’에서 타이틀, 캐릭터 작업에 관심을 주고, <무한도전>으로 캐릭터를 좀 더 체계적으로 밟아 나갔다. 그런데 사내에서는 그런 얘기를 하면 왜 일을 만드냐는 식으로 받아들인다. 티셔츠, 후드 티, 모자 이런 기념품들도 일부러 만들어보는데, 언젠가 사업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일단은 회사원이라서 앞에 나서면 구설수도 있으니까 조심해야할 문제다. 멤버들에게도 회사에도 도움이 되는 게 있을 거라는 건 분명한데. 예전엔 학용품 회사에 전화해서 필통 같은 것도 만들어볼 생각도 했다.


8. 사실 그런 마인드는 제작사나 기획사 마인드다.

김태호 PD: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생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MBC도 97% 이상이 광고로 나오는 수익구조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이 인건비로 나가니까. 앞으로 방송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여기에 중국이나 일본은 이미 방송과 통신 시장의 박빙인 상황이지만, 거기서 방송사들은 캐릭터 사업이나 다른 관광상품처럼 개발한 아이템으로 나름의 길을 찾고 있다. 그런데 결국 그런 건 외부적인 고민이고, 내부적으로는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일 수 밖에 없다.


9. 지난 100회를 돌아보면 어떤가. 점차 확장되고 규모도 커졌을 텐데.

김태호 PD: 예산은 똑같다. 사람들은 프로그램이 치고 올라갔으니까 예산도 올라갔으려니 하지만 똑같다. 거의 매주 적자를 보고 있어서 운영부에서 혼난다. (웃음) 이제부터는 가끔씩이라도 발전적인데 힘을 쏟고 싶다. 다들 생각해봤으면 싶은 공익적이고, 사회적인 것들. 서울시내 교통판도 체크해보고, 어떻게 고칠까 고민해보고 이런 거.


10. 지금까지 <무한도전>의 터닝포인트라고 할 만한 게 많지 않나.

김태호 PD: 우리는 항상 우리 자신과 비교한다. 지난 번 했던 거랑 비슷하지 않아? 그런 것들을 신경 안 썼으면 훨씬 쉽게 100회를 했을 거다. 우리가 만들어낸 이미지, 우리가 만들어낸 과거라서 누굴 탓할 수도 없고. 오히려 우리에게 자극이 되고 발전이 된 계기는 우리가 스스로 도전한 것들이었다. ‘일찍와주길 바래’ 같은 경우는 처음으로 리얼한 콘셉트로 가보기로 한 거였고, 기왕 멤버들이 늦는 걸 살려보자는 의도여서 우리로서는 터닝포인트였고, ‘뉴질랜드’ 때는 여름에 그냥 시원한 눈을 보여주기로 했던 거였고. 원래 알래스카로 가려고 했는데, 거기엔 눈이 없다는 얘길 듣고 2주 전에 뉴질랜드로 바꿨다. 그런데 거기서 정말 죽을 뻔 했다. 3000미터 위에서 차가 미끄러져서 낭떠러지로 쭉 내려가는데, 정말 죽는구나 싶어서 오히려 차분해졌다. (웃음) 거길 다녀오고 나서 서로가 뭉친 계기가 되었고. 그러다가 갑자기 시청자 층이 넓어졌다. 그 전에는 불친절한 프로그램이었는데 어르신들이 많아져서, 다시 캐릭터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어서 캐릭터를 비교하거나 점도 보면서 서로에게 집중한 에피소드들도 우리에게 터닝 포인트로 작용했다. 비판을 받긴 했지만, 3월에 한 ‘드라마’ 특집이 제일 재밌었다. 잘못 푼 건 내 잘못이지만, 제일 힘든 도전이었고 그래서 보람도 가장 컸던 에피소드였다.


11. 그런데 이제는 <무한도전>이 하나의 브랜드가 된 상황에서 비판도 많아지고 부담도 늘었다.

김태호 PD: 우리는 매 회 도전하는 사실에 의미를 두는데, 시청률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다. 되든 안 되든, 우리로서는 그 과정이 중요하다. 드라마처럼 반응이 안 좋은 경우도 있으니까 오히려 성공하는 도전들이 살기도 하고. 우리에게 제일 위험한 건 ‘자뻑’이다. ‘너희 못난 놈들이 어떻게 그런 걸 감히 하느냐’는 식의 반응을 기대한 경우에도 재미있었고 감동이라는 기사가 나오면 당황스럽다. 참 애매하다. 그냥 편하게 봤으면 좋겠다. 우리는 그저 주말 저녁에 재미를 주려는 것뿐인데 그 재미라는 게 단지 큰 웃음만은 아니지 않나. 우리 나름대로 다양한 웃음을 주려고 하는 걸 알아주면 좋겠다.


12. 표절 시비도 있었고, 정준하의 사업에 관련된 비판도 컸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가장 중요한 팀워크가 위협받는 상황도 생겼으리라 짐작하는데.

김태호 PD: 글쎄, 그 문제에 대해 또 언급하긴 그렇다. 말 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다만 나도 이것저것 많이 고민했고 결국 MBC 내부에서 내린 결론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도 많지만 그 얘기는 이 정도로 접고 싶다. 그리고 표절 문제는, 사실 내가 한 얘기를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뭐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한다. <무한도전>에 관계된 사람들이 100명이 넘는데 그들이 대부분 일주일 내내 아이템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조심한다고 매번 작가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테이프를 검토받고, 폐기하는 것도 부지기수지만 그 과정을 배제한 채 스틸 사진만 놓고 표절이라고 하는 건 좀 그렇다. 축구공에 물을 넣는 걸 일본에서만 생각했을 거라고 여기는 것 자체가 기분이 나쁜 거다. 사실 라이센스 하나 구입하는 비용은 얼마 안 된다. 제작비에서 충분히 감당이 되는데 왜 굳이 표절을 하겠나. 이번에 시청자 응모로 아이템을 구하는데, 90 정도가 비슷한 아이템이다. 이런 것도 나중에 그냥 다 오픈할 생각도 한다. 제일 속상한 건 예능 프로를 만드는 사람에 대한 편견이다. 방송 3사가 모두 머리 싸매고 노력하는데 그걸 몰라주니까. 이젠 표절 관련해서는 대꾸하고 싶지도 않다.


13. 하지만 어쨌든 <무한도전>에 대한 시선이 전부 호의적이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 중에는 오래된 팬들도 있고, 새로운 기대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성장은 오래 걸리지만 무너지는 건 금방이니까, 그에 대한 부담이나 고민이 없을 수는 없지 않나.

김태호: <무한도전>이 내 생각만으로 가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일정 부분 내 손을 떠난 것도 있고, 지금 내가 빠진다고 해서 당장 문제가 생길 수준도 아니다. 지금 나도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그런 문제는 멤버들과 논의해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다. 5인 체제냐 6인 체제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청자들과 함께 고민해보고 대안을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 그러다가 안 되면 안 되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앞으로 우리가 살아남은 방법은 계속 발전하는 것뿐이다. 100회 이후에 그런 고민들이 있다. 결국, 우리의 제일 큰 경쟁 상대이자 적은 <무한도전>일 수 밖에 없다.


14. <무한도전>이 시청률 30%를 넘기는 프로그램이 되면서 예전의 즐거움이나 기쁨을 뺏어간 건 아닌지 궁금하다. ‘2등만 하자’는 원래 콘셉트에서 비겨나도 한참 멀어진 상황에서 그건 일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

김태호: 나는 콤플렉스가 많은 인간이라 항상 구원의 손길을 요청했다. 못하는 게 너무 많은 인간이라서 지금까진 멤버들이, 작가들이, 후배들이 도와줬는데, 이제는 그게 감당이 안될 정도로 규모가 커진 건 사실이다. 나도 사람이다 보니까, 일적으로는 어느 정도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해도 일상적인 삶은 빵점이다. 정신이 없어서 아파트 관리비도 두 달을 못 냈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이렇게 해서 돌아오는 게 뭐가 있나하는 생각도 들고, 어차피 월급쟁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러다 보면 프로그램에 직접 영향을 미치니까 오히려 내가 빠지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을 때도 있다. 내 삶의 김태호와 <무한도전>에서 일하는 김태호가 항상 대립을 하지만 결과는 항상 일하는 김태호 위주로 돌아가니까. 밤샘 작업하면 야근 수당은 나오지만, 그 돈은 나중에 병원 갈 돈이라서, 받아서 행복하지도 않다.


15. <무한도전> 외에 다른 사적인 계획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

김태호PD: 사실은 이번 봄 개편까지만 프로그램을 맡고, 가능하면 미국의 어느 프로덕션에서 1년 정도 인턴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프로젝트 런웨이> 같은 리얼리티 쇼에 관심이 많아서 미국에서는 어떻게 제작하는지, 어떻게 시도하고 만들어가는 지 그런 걸 보면서 변화하고 성장하고 싶은데, 상황이... 못 갈 거 같다. (웃음)


16. 당신에게도, <무한도전>에게도 성장이란 중요한 키워드인데, 결국 지금 성장할 대로 성장한 이 프로그램이 많은 변수를 겪으며 어떻게 바뀌리라 생각하는가.

김태호 PD: 우리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 그 느낌은 놓치지 않을 거다. <무한도전>도 나이를 먹고, 멤버들도 나이를 먹으면서 죽을 때까지 성장하고 변화하는 바로 그 과정 자체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좋겠고. 나로서는 오히려 그 과정을 즐기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무한도전>은 결국 그 과정을 프로그램으로 보여주는 거다. 지금으로서는 우리가 이리저리 끌려 다니면서, 당구대 공처럼 이리 튕기고 저리 튕기는 소모적인 상황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앞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

 

 

 


김태호│TEO's choice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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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뉴질랜드 특집
 
처음으로 해외에서 촬영한 에피소드였는데, 당시엔 아무도 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봐주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가 좀 더 폭넓은 아이템을 할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되어서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에피소드다. 이 시간을 통해 <무한도전>의 리얼한 느낌이 더 강화되었고 멤버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이 에피소드를 통해서 하하와 형돈의 어색한 관계를 발견했고, 이것을 그 다음 아이템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 둘의 관계에 대해서 당시로서는 그랬나? 정도였는데, 한국에서 몰카로 확인한 대로 실제로 두 친구는 참 많이 어색한 관계였다.


2.  드라마 특집
 
출연자들 뿐 아니라 스태프들 모두에게 도전이었던 에피소드였다. 어느 한 분야도 편한 게 없어서 시청자들에게는 불편함을 줬다고도 생각하지만, 연출자로서는 오히려 <무한도전>의 모든 멤버들에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몸 개그나 센 아이템으로 큰 웃음을 주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상황극의 아이러니를 통해 잔잔한 웃음을 의도한 에피소드였고, 그 의도대로 만들어지긴 했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면 홍자매의 좋은 대본을 살리지 못한 제작진의 경험부족 때문일 것이다. 2월 말과 3월 초의 추위에 유재석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하며 찍어서 미안했던 기억도 있다. 그래도 그걸 할 수 있는 게 유재석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 경험이기도 했다.


3.  비 특집
 
<무한도전>을 만들면서 호흡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언제나 센 것만을 할 수도 없고, 언제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웃음을 선보일 수도 없기 때문에 <무한도전>의 에피소드들은 언제나 큰 흐름에서 결정된다. 그런 점에서 이 에피소드를 결정했던 것인데, 뜻밖에 현장에서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촬영 여부에 대해서 결정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출연진들이 그래도 가겠다고 결정하고, 스태프들을 설득해 촬영을 시작했는데 비 때문에 조명이 터지는 와중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되었다. 촬영을 끝내고 돌아갈 차도 없어서 1킬로 정도를 걸었는데, 그게 그렇게 시원할 수 없었다. 다들 기분이 좋았다. 홍철이는 걸어가는 동안 막 소리 지르고. 어릴 적 비 맞고 돌아다니는 그런 느낌이었다.


4. 서울구경 특집
 
연출자의 입장에서 이 에피소드는 하루 동안 찍어서 2회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효율성이라는 걸 생각하게 된 경험이었다. 물론 그 동안 굵직한 아이템을 선보이면서 다소 현실과 동떨어졌던 멤버들을 다시 생생한 현장으로 들여보낸 에피소드라는 의미도 크다. ‘서울구경’ 에피소드는 ‘하나마나 공연’ 에피소드처럼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많은 재미를 줬던 에피소드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은 오로지 연출자로서의 입장에서 고려한 지점들이고 오히려 여섯 멤버들은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다소 애매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관계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본 계기랄까.


5. 패션 모델 특집
 
대외적으로 큰 도전을 하게 된 계기였다.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이런 미션을 수행하게 하면서 개개인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이런 저런 얘기들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패션쇼에 나가겠다고 말하고 나서, 그리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기도 했다. 이상봉 선생과는 타이밍이 좋았다. 파리에서 이미 쇼를 열었던 선생이 한국에서는 좀 재미있는 콘셉트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런웨이에 설 수 있었다. 멤버들 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모두 긴장했는데, 나는 이럴 때마다 학부형이 되는 기분이다.


6. 스포츠 댄스 특집
 
패션쇼 아이템에서부터 발전한 아이템이 바로 스포츠 댄스였다. 굳이 이렇게 어려운 미션을 잡은 이유는 작년 여름을 기점으로 <무한도전>과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와서 그들과 어떻게든 <무한도전>을 차별화 시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멤버들이 공연 무대에 올라갈 때에는 패션쇼를 볼 때보다 몇 배나 더 심장이 쿵쿵거렸던 기억이 있다. 현장에서 모두 울어버렸는데 그때 나도 울었다. 그만큼 모두가 열심히 했던 도전이었고, 웃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잔잔한 감동도 주고 싶었던 에피소드였는데 결과적으로 좋았던 에피소드였다.


7. 인도 특집
 
100회를 앞두고, <무한도전>이라는 시간들을 모두가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몸 개그나 큰 웃음도 중요하지만, 연출자로서는 때로 잔잔한 웃음을 주고 싶을 때도 있다. 그렇다고 인도에서 자아를 찾겠다고 거창한 뜻을 밝힌 적은 없었고 오히려 에필로그처럼 100회까지의 <무한도전>을 마무리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사실 현지에서 함께 하기로 했던 프로덕션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원하던 것을 전혀 얻지 못해 촬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연출자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멤버들 덕분에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스태프들을 포함해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인도 편은 중요한 계기로 남을 것 같다. 100회 이후의 <무한도전>은 좀 더 넓은 분야를 깊게 다루게 될 것 같다.

 

 

 


'무한도전' 김태호 PD "중요한 것은 시청률 아닌 실험성"

http://media.daum.net/entertain/topic/view.html?cateid=100029&newsid=20080316172609952&cp=yonhap


1.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봄철이라 시청률은 15%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실험성이다."


2. 연출을 맡은 김태호 PD도 "20%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시청자의 사랑을 과분하게 받고 있는 셈"이라며 "오락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30%를 넘나드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3. 김 PD는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봄철이 되면 주말, 특히 토요일 오후 오락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전체적으로 떨어지게 마련"이라면서 "최근 시청률 변동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이맘 때도 같은 이유로 시청률이 떨어졌다"며 "15%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동시간대 점유율에서는 큰 변동이 없고 촬영도 좋은 분위기에서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시청률은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4. 김 PD는 올해도 이전처럼 실험성에 중점을 둔 아이템을 계속해서 선보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박이 났던 아이템을 반복하면 시청률은 쉽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남들이 하지 않은 아이템을 계속해서 찾아나갈 것이다. 이 점이 '무한도전'이 갖고 있는 차별성"이라고 말했다.


5. 김 PD는 소재 및 에너지 고갈 우려에 대해서는 "5월과 10월에 선보일 아이템을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을 정도로 소재는 충분하다"면서 "최근 3주간 방송한 인도 여행 편으로 한숨 돌리며 활력을 얻은 출연진이 새롭고 실험적인 프로젝트에 다시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6. 올림픽, 드라마, 보도국, 영화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도 시도할 예정이다. 오락프로그램이 좀처럼 시도하지 못했던 '사전제작'과 '이종교배'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전략인 셈이다.

 

 

 


김태호 PD, ‘무한도전’ 방향에 대해 입열다

http://media.paran.com/sphoto/newsview.php?dirnews=1463433&year=2008&date=20080615&dir=&pg=1&mode=photo&IdxNum=20


1. 요즘 `무한도전`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어떤 생각이 드나?

▶작년말부터 올초까지 멤버들이 열심히 뛰었기 때문에 3월부터는 완급조절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되지 못했다. 3년차 프로그램이 1년차 프로그램과 같은 기준에서 평가받을 수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언론과 네티즌은 과민반응을 보여준 측면이 있다. 3~6월에도 100m 달리기를 한 것 같다. 멤버들이 많이 지치기도 했다. 끝(목표)이 안보이는 상황에서 열심히 뛰는 상황 같은 거다. 큰 것(센 것)과 중간 것 등을 계속 준비하고 있는데, 준비도 미처 안된 상황에서 센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행히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마음을 많이 추스리고 있고 페이스도 되찾고 있다.


2. 만드는데 힘이 많이 든다는 얘기인가.

▶올초에는 힘이 많이 들었다. 매주 잘 만든 것은 아니지만 기쁘게 해드린 적도 있는 것 같고 눈물(감동)도 준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어느날 보니 죽일 놈이 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해서.

또 3년째 하다 보니까,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 소재가 겹치는 경우가 많아 준비했던 코너를 못보여준 적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길을 찾아야 한다. 어제(14일)밤에도 (유)재석씨와 새로운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장시간 전화로 나눴다. 그동안 나를 포함해 PD 2명이 연출 전체를 맡았지만 이제는 제작진도 늘고 일도 분담하고 있다. 나는 큰 아이템 위주의 연출과 촬영 작업을 책임지고, 편집 및 자막은 후배들이 담당한다. 이렇게 내부 제작 시스템을 만드는 중이다.


3. 매주 한편을 제작하는 현 시스템은 무리인가.

▶시즌제로 했으면 좋겠다. 얼마전 송은이 씨에게 6개월은 `무한걸스`, 6개월은 `무한도전` 하자는 얘기를 했다. 1년내내 방송하기보다는 봄학기의 3개월 정도는 기획과 다음 프로그램 준비와 촬영의 기간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4. 하하가 빠진 지 3개월이 됐다. 하하의 공백이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사실 하하의 구멍(공백)이 커져 보인다. 하하가 있을 때 네티즌들이 그에게 버릇없다는 소리를 하는 데 대해 마음이 아팠다. 우리 팀에서 누군가 그런 악역을 맡아야 하는데 하하가 그 역을 했다. 그 역할을 하는 하하가 빠지고 나니 전체적으로 어색해진 면이 있다.

하하는 유재석 옆에서 `서브`(Sub-)로 이야기를 만들어주었다. 양쪽 멤버들의 이야기를 토스해서 올려주는 역할이 빠진 셈이다. 하하는 멤버들과 가장 많은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었고 그 관계망에서 웃음을 잘 만들어냈다.


5. 그래서 기존 캐릭터에 변화를 줄 것인가.

▶캐릭터를 조금 밝게 가져가려 한다. 유재석과 노홍철은 밝은 캐릭터, 박명수와 정형돈 정준하는 어두운 캐릭터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캐릭터가 내거티브 위주면 이야기가 진행이 잘 안된다.

하지만 캐릭터의 변화와 이야기 전개 방향은 억지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제작진도 캐릭터를 끌고가는 방향을 다 알고 도전하는 게 아니다. 제작진에게도 이는 `무한도전`이다. 한 주는 몸개그, 한 주는 훈훈한 개그 식으로 해보기도 하고 반응도 본다. 편집진도 고역일 것이다. 우리도 매주 도전한다.


6. 캐릭터가 구축돼 버리면 단점도 있지 않나.

▶캐릭터가 익숙해지면 장점과 단점이 생긴다. 캐릭터가 잡혀있으면 오프닝에서 바로 주제로 들어갈 수 있다. 다음 주는 제작본부장에게 받은 금일봉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놓고 이기는 사람에게 그 돈이 돌아가게 하는 거다. 캐릭터가 잡혀있지 않다면 이런 아이템은 맛이 안 산다. 좋은 놈, 나쁜 놈, 어색한 놈, 굴러들어온 온 놈 등 6명이 벌이는 두뇌, 심리싸움이 흥미를 유발하려면 캐릭터가 잡혀있는게 좋다.


7. 새로운 멤버(제7의 멤버)를 왜 투입하지 않나.

▶5명의 기존 멤버에 게스트를 투입한 형태로 3개월 정도 해봤다. 멤버가 한명 늘어날 때마다 어떻게 변하며 멤버들과의 관계 변화도 체크중이다. 아직 새 멤버를 정하고 싶지 않다.

영화 `공공의 적` `강철중`을 보면 유해진 씨 등 매번 카메오가 어떤 역할, 어떤 모습을 하고 나타날지 궁금하다. 우리도 그런 식이다. 급할 때 옆집 사람처럼 쓸 수 있는 품앗이가 다음 `무한도전` 식구가 되는 것 말이다.


8. `무한도전`의 앞으로의 방향은?

▶`무한도전`은 앞을 내다보고 뛴다. 새로운 형태의 여름 공포물을 준비중이다. 지난해에도 하려고 했는데 방송국의 여건과 맞지않아 불발됐는데 올해는 꼭 해보고 싶다. 좀비가 등장하는 호러물과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모티브로 한 스케일이 큰 호러물이다. 올림픽 특집도 중요하다. 편성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방향을 계속 검토중이다. `무한도전`은 계속 새로운 것을 찾아 나간다. 시청률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고정된 포맷으로 계속 진행하는 것은 우리 방식이 아니다. 계속 실험을 해나갈 것이다.

 

 

 


[ t MAP] 김태호

http://www.magazinet.co.kr/Articles/article_view.php?mm=002004000&article_id=47396


예능 PD로서 김태호 PD의 이력은 <무한도전>의 ‘TEO’가 모든 것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는 <무한도전>을 끊임없이 확장시키고, 성장시키고, 진화시키며 <무한도전>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 쫄쫄이를 입고 무엇이든 도전하던 출연자들은 ‘무리한 도전’과 ‘퀴즈의 달인’을 거쳐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었고, 패션쇼에 도전하면서 그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어느새 이영애와 앙리가 출연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대형 버라이어티 쇼가 됐다. 그 사이 대중의 관심을 원하던 시청률 한자리 수의 쇼는 거리에 나가기만 하면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자체 콘서트까지 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동력은 <무한도전>이 가장 비대중적인 쇼로 시작해서 대중적이면서도 ‘리얼 버라이어티 쇼’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움을 가진 쇼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무한도전>은 하하가 군에 입대하고, 정준하는 단독 캐릭터의 역할을 하지 못하며, 정준하 사건과 표절시비는 그들이 무엇을 하건 부담이 될 짐이 될 것이다. 김태호 PD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특집 편에서 ‘내년 겨울’을 거론하며 <무한도전>이 계속된다는 듯 한 암시를 던진바 있다. 과연 그는 올해 겨울까지 <무한도전>을 끌고 갈 새로운 동력을 찾을 수 있을까. <무한도전> 단 한 편으로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자리에 올랐고, 아이돌 그룹의 기획자 못지않은 <무한도전>의 설계자에게 가장 힘든 위기가 시작됐다.

 

 


PD 칼럼  - 앞으로 딱 5년이다!

2002년 03월 08일 (금)


2000년 8월 크게 기대하지 않고 두드린 한 신문사에 인턴사원으로 합격한 적이 있다.
그러나 막상 첫 출근날이 다가오면서 나는 견딜 수 없을 만큼 큰 갈등에 휩싸였다.
찌는 여름날 한번 입어보지 않은 정장을 입고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것도 싫었지만,
더 큰 문제는 기자보다는 pd되기를 소망해왔던 나로서는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처럼 큰 기회를 미천한 내가 해보지도 않고 거절한다는 것도 너무나 건방진
처신 같았다.


‘이 일을 어떻게 할까. 그래! 결정했어!’ 결국 나는 친구 소개들 통해 잠실에 있는 한
역술인을 찾아갔다. “mbc, kbs, sbs 등 출연”이라는 홍보문구는 나에게 더더욱
신뢰성을 주었다. 내 미래를 이 낯선 역술인에게 맡기려하는 내 자신이 못나게 느껴지긴
했지만, 자문을 구할 때마다 사람들의 답이 틀리고, 그에 따라 내 마음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상황에서 나는 차라리 운명이라는 끈이라도 붙잡고 싶었던 것이다.


30여분간 내 고민 듣던 그 청학동 총각은 한문 몇 글자를 휘갈겨 쓰더니
“신문도 좋지만, 연말쯤에 기계를 만지는 직업을 가지게 될 운이 있다”고 입을 땠다.
 ‘기계라. 혹시 편집기를 만지는 pd아닐까?’ 나는 그게 “pd가 되어야한다는 운명이냐고,
기자를 포기해도 되냐”고 몇 번을 되물었고, 그 청학동 역술인의 끄덕임을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집으로 돌아와 신문사에 전화를 걸어 내일 출근을 못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내게 굴러 들어온 복을 차버린다는 불안감이 날 위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남은 것은 pd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더욱 나를 다그치는 기회가 될 거라는 자위가
한편으로 마음을 가볍게 했다.


이제 pd가 된지 1년 남짓. 이 기간동안 나는 몇 차례 정도 다시 그 역술인을 찾아가고 싶었다.
때로는 pd라는 것이 너무 행복해서 그 때의 결정에 큰절하고 싶어서, 때로는 왜 그때 pd하라고
해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냐고 멱살잡고 내동댕이치고 싶어서다. 그러나 pd라는 직함 하에
이런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감사한 일이다. pd라서 생기는 어려움이나 힘겨움은
때론 pd라는 이름만으로 그 상처가 치유되기도 한다.


1년이 지나면서 방송사의 생리에는 어느 정도 내 몸을 익숙케 한 듯 하지만, 아직 떨치지
못하는 두려움이 있다. 촬영한 테이프를 들고 편집기에 앉을 때마다 생기는 두려움. ‘혹시
내가 아버지 아폴로의 태양전차를 타고 자기 깜냥으로 주체를 못해 천지 구석구석을 태우고
아프리카지역 사람들의 피부색마저 까맣게 태웠던 파에톤이 아닐까.’ 앞의 두 개의 스크린과
편집기는 불길을 뿜어내는 말과 마차로, 쥐고있는 편집기의 키버튼과 조그셔틀은 마차의
말고삐로 오버랩된다.


단기간의 입사시험 과정은 꼼꼼한 준비와 이미지 연출로 통과했다지만, 잘못된 판단과
과신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까맣게 태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어쩌지. 그것은 역술인의 도움
으로도 해결이 안 될텐데 말이다. 그러나 다행이 이런 걱정은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거라
믿기에 기분 나쁜 걱정은 아니다.


때론 힘들기도 하고 때론 벅차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버거움은 pd로서 느끼는 행복함에
대한 작은 겉치레가 아닐까한다. 지금 내 휴대폰에는 “앞으로 딱 5년이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내가 정말 괜찮은 pd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앞으로 5년간 모든
걸 투자하겠다는 나의 의지이고, 5년 뒤에 내가 바라던 모습이 아니라면 과감히 이 자리를
떠나야한다는 나에 대한 선전포고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5년 뒤 휴대폰에는 아직도
“앞으로 또 딱 5년간이다”라는 문구가 남아있을 것 같다. 아니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김태호 mbc tv제작2국<섹션tv 연예통신> 조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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