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무도②] '무한도전' TV 유니버스가 실현될까..김태호 PD의 빅피처
http://v.entertain.media.daum.net/v/20180401063339105?rcmd=re
Q. '무한도전' 종영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A. '무한도전'이 처음에 시작할 때는 정해진 게 없고 기존 방송 화법을 봤을 때 '부적합하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려오다가 한국에서 가장 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되면서 시작과 달리 지켜야 할 룰도 생겼다. 지난 2008년부터 범주, 혹은 카테고리라고 할 만한 게 생기면서 지난 2010년 넘어오면서부터는 더 큰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시즌제 얘기는 2008년도에도 얘기를 했었다. 제가 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시청자분들께 만족감 높은, 고생한 보람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Q. 어떤 과정을 거쳐 '무한도전' 종영이 결정됐나.
A. 올해 초부터 회사에 '무한도전'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던졌기 때문에 향후 방향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저는 제 자신보다 '무한도전'을 주어로 놓고 질문을 던졌었다. 이렇게 멈추게 된 것도 '내가 쉬어야지'가 시작이 아니었고 '무한도전'을 어떻게 하면 좀 더 좋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답으로 이렇게 결정된 것 같다. 새로 부임하신 사장님, 예능 본부장님께도 이런 사항을 말씀드렸고 시스템적으로 더 좋은 환경에서 제작된다면 좋을 거라했었다. 이런 사항들을 얘기하면서 봄 개편 쯤 이런 시간, 계기를 맞이하면 어떨까 얘기했었다. 1월달에 구체적으로 본부장님이 사장님과 얘기하셨다. 회사 입장에서는 계속 가야 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최행호 PD를 후임으로 선정하는 과정이 1월까지 진행됐고 최행호 PD가 맡을 것 같다는 말을 멤버들에게 전했다. 유재석씨는 13년간 프로그램의 중심이었던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고민을 함께 했다. 유재석씨가 '너가 현장에서 '무한도전' 일을 안 하면 나도 같이 끝내는 게 맞지 않겠냐'는 의사를 전달했다. 회사에선 원하지 않는 결말이었기 때문에 2월까지 계속 얘기를 나누게 됐다. 2월에 진행됐던 저와 회사의 결정, 유재석씨의 결정이 수렴돼 마지막을 준비하게 됐다. 종방연에서 멤버들도 갑작스럽다는 표현을 썼고 시청자 분들께도 갑작스러울 수 있는데 저희로서는 '벌써'라는 생각이 들 만큼 13년이 빨리 흘러갔다. 저희가 문제가 있어서, 외적으로 갈등이 있어서 멈추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모습으로 방송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싶었고 1등 예능도 좋지만 한 회 한 회 스페셜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송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일단 종영 인사를 드리게 됐다.
Q. 시즌2로 돌아오는 것인가.
A.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돌아오려면 총알이 많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그래서 멤버들과 고민도 많이 했다. 멤버들이 갖고 있는 예능에 대한 세계관이 조금씩 다 다르다. '무한도전'이 지난 2005년부터 해오면서 만난 큰 예능의 바다가 있다. 2007년엔 오디션이, 2014년부터는 관찰 예능 붐이 일며 어떻게 헤쳐나갈까 고민했었다. 최근엔 눈에 들어오게 재미있는 예능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에게 한번에 '우리 이런거 합니다' 주의를 환기시킬만한 고민은 어제 저녁에도 계속했다. 그런 것들에 대한 답을 찾으면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가을 개편에 돌아온다는 약속을 했는데 정작 우리가 준비가 안돼 실망감을 드릴 수 있어서 자신있게 말씀을 못 드리는거다.
이후에 '무한도전2'로 돌아오겠다고 정해져 있다면 지금 멈출 이유가 없다. 모든 게 확실하지 않아서 지금과 같은 시간을 갖고 싶은 거다. 파업 때문에 쉴 때도 '무한도전'으로 돌아온다고 하니까 구체적으로 돌아오기가 너무 힘들었다. '무한도전'이라는 틀로만 생각하니 한계가 있었고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 힘들었다. 스스로에게나마 그 틀을 벗겨 놓고 싶어서 '무한도전'이다, 아니다라는 것 없이 생각을 자유롭게 하고 싶다. 제 안에 내재돼 있던 인문학적 소양과 스토리텔링을 소위 말해 탈탈 털었다. 현재 비워져 있는 느낌이라 그걸 채우고 싶은 마음이다.
Q. 다음 프로그램에 대해 조금이라도 구상해둔 부분이 있을지, 혹은 시즌2로 돌아온다면 시도해보고 싶은 시스템이 있을지.
A. 다음에 어떤 걸 할지에 대해 구상한게 없으면 막연하게 쉬겠다는 표현은 못할 것 같다. '무한도전'을 하면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는데 이미 세상에 나왔다. 그 이외의 것들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후배들과 최근 마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제작사 마블 스튜디오가 10주년을 맞이했는데 감독들 각자 연출한 영화가 모두 큰 세계관으로 연결되지 않나. 그래서 각자의 스토리가 따로 있고 전체적 스토리는 하나가 되는 마블 세계관을 갖고 오면 어떨까라는 얘길 나눴다. 내가 전체적 틀을 고민하고 가겠지만 특집마다 구체화는 후배들이 해봤으면 좋겠다. 이걸 함께 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고 '무한도전' 멤버들과도 시간을 같이 해야 한다. 회사가 허락해주고 여건이 된다면, 앞으로 '무한도전'이 돌아오게 된다면 마블 세계관 같은 그런 시스템이 되지 않을까 싶다.
Q. 김태호 PD의 개인적인 계획은.
A. '무한도전'을 하면서 제일 먼저 생각한게 돈, 명예 보다 색깔이었다. 몇 년 전부터 갈등했던 부분도 '무한도전'의 색깔을 지켜가는 게 힘든 상황이 돼서 스스로의 만족감이 떨어졌다. 어떻게 하면 색깔을 찾아갈까 고민했고 '무한도전'의 색깔이 제 색깔이었던 상황이라 그걸 회복하고 채우는 데 시간이 할애되지 않을까 한다.
Q. 김태호 PD의 이적설 등 현재까지도 향후 거취에 대한 소문이 무성하다.
A. 거취에 대한 찌라시가 돈다는 얘기를 6년 전부터 들었다. JTBC로 PD들이 많이 이적할 때부터 너무 많이 들은 이야기다. 제작사를 차려주겠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무한도전'에서 일하는 PD로만 생각해왔지 (제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듣거나 답을 한 상황이 없다. 오히려 타사에 간 후배들, 작가들을 만나면서 본인들이 자랑하는 자랑거리를 우리 회사에서도 가능하게 할 순 없을까 싶었다. 우리의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게 없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무한도전'을 사랑했던 것보다 더 큰 유혹은 없었던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
A. 결국 MBC를 떠나지 않는다, 시즌2는 하면 좋겠다. 찌라시에 나온대로 유재석과 사이가 틀어지지 않았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웃음) 바랐던 시간인데 막상 이 시간동안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하다. 그래도 결국 다음을 위해, 멤버들을 위해 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보람 있게 보낼 생각이다. 시청자들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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