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토크①]김태호 PD "황광희, '무도' 종영 소식에 펑펑 울었대요"
http://v.entertain.media.daum.net/v/20180427100019322
[취중토크②]김태호 PD가 꿈꾸던 '무도'의 진짜 피날레
http://v.entertain.media.daum.net/v/20180427100022327
[취중토크③]김태호 PD "'무도2', 하고 싶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지만.."
http://v.entertain.media.daum.net/v/20180427100025333
[취중토크④]김태호 PD "훗날 MBC 사장요? 높은 자리 욕심 없어요"
http://v.entertain.media.daum.net/v/20180427100027339
-창의적인 생각이 돋보였어요. 어떤 게 가장 큰 영감을 줬나요.
"창의성 중 제일 중요한 요소가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공감 가지 않는 것에서 창의성이 나오기 어렵거든요. 모두가 공감하는 것에서 조금만 다른 걸 가미하면 무릎을 칠 수 있어요. 예전에는 뭔가 혁명 같은 변화를 던져야만 창의적인 거라고 생각했는데 송창의 PD님이 신입시절 '너무나 새로운 걸 보여주려고 욕심내면 아무도 못 따라갈 거다. 대신 반 발자국만 나가면 다들 따라오면서 새롭다고 할 거다'라고 했어요. 모두에게 참신하다는 얘기를 들으려면 가능한 생각 안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었죠. 그 말이 굉장한 도움이 됐어요."
-쉼 그리고 다음이 궁금해요.
"새로운 것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볼 생각이에요. 계획에 대해 많이들 물어보는데 정확하게 답을 못하겠어요. 6개월 파업으로 쉬어도 보고 프로그램에서 2달도 일부러 시간 내어 쉬어봤지만, 결국 돌아오는 게 '무도'이다 보니 그 틀에 자꾸 맞추게 되더라고요. 멤버들에 대해 너무 속속들이 알기 때문에 이전처럼 좌충우돌을 잘 그릴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PD가 바뀌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일 많이 생각했던 게 ''무도'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였어요. 나에 대한 부분은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처음에 예측했던 6개월보다 훨씬 오래 달려온 프로그램이었어요. 시청자만 믿고 달려왔고 끝도 시청자와 함께 고민하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네요."
-멈춤을 택한 결정적 이유가 있나요.
"나의 쓸모를 스스로 너무 잘 알잖아요. '무도'에 도움이 될 만한 걸 뽑아내지 못할 것 같았어요. 이게 얼마나 치명적인 약점이 될지 그게 걱정이었거든요. 지난 20년 이상 살아왔던 내 삶에서의 스토리를 '무도'에 다 쏟아냈어요. 또 다른 경험들이 쌓여야 다시 달려갈 수 있잖아요. 대한민국 예능 콘텐트를 만드는 사람들은 소진되는 경향이 많아요. 너무 오랫동안 방송하니까 크리에이터, 스토리텔러로서 소진되어 버리는 게 안타까워요. 이번엔 틀을 정하지 않고 뮤직비디오부터 다른 장르까지 다양하게 고민하고 싶어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서 고민도 듣고 싶고요."
-종영 기자간담회에서 '과연 1등이 맞나 의문이 거듭 들었다'고 했죠.
"13년간 달려왔다는 표현 자체가 부끄러워요. 혼자 달려온 것도 아니고 많은 스태프와 제작진이 함께한 거였어요. 하지만 시간에 쫓겨 얼렁뚱땅 취합해서 방송을 낸 것도 있었어요. 대한민국 국민이 좋아하는 1등 프로그램도 좋지만, '과연 1등이 맞나?' 하는 의문이 거듭 들었어요. 내가 봐도 재미가 없는데 예고나 홍보는 재밌는 것처럼 해야 하는 상황이 거짓말하는 것 같았거든요. 넷플릭스에 '블랙미러'라는 시즌제 드라마가 있어요. 시즌당 몇 부작이라는 게 정해져 있지 않아요. 할 이야기가 있을 때마다 나오는 방식이죠. '무도'도 그렇게 특별했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 예능도 관찰 아니면 버라이어티잖아요. 유재석 씨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상징인데 각자의 프로그램에서 유재석 씨를 다양하게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하면 다르게 보일 수 있을까 고민이에요. 어떻게 보면 지금 멈춘 게 잘한 것 같다는 믿음이 있어요. 나중이 돼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진 잘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특별하게 꿈꾸던 피날레가 있었나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무도'가 콘서트를 하면서 그동안 했던 노래도 같이하고 초대가수도 부르고 시끌벅적하게 하고 싶었어요. '마이웨이' 음악이 나오면서 각자 한마디씩 하고 손을 흔들면서 무대 뒤로 가는 게 바라던 엔딩이었죠. 마지막에 (정)형돈이도 부르고 (노)홍철이도 부를까 했지만 이들도 지금의 '무도'에 오기엔 너무 큰 용기가 필요했어요. 하지만 조세호 씨랑 절에 다녀온 후 차분해졌어요. 누군가는 너무 서둘러서 끝내지 않았느냐, 누군가는 특별하지 않았던 거 아니냐고 하는데 그냥 또 하나의 연속적인 특집처럼 가는 게 좋겠다 싶더라고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그럼 2014년 이후인가요.
"아이템을 고민하고 결정하는데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어요. '무도'가 기억할 만한 게 있어 줘야 하는데 그걸 쉽게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보니 하나의 특집이 길어지는 상황이 생겼어요. 특집 끝나고 나서 '다음 주 뭘 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찾아오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나만 힘들면 괜찮은데 같이 있는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하니까 잘못된 리더인가 싶었어요. 그래서 새 PD가 오면 어떨까 계속 고민했던 거에요."
-이렇게까지 PD가 안 바뀐 프로그램은 흔치 않죠.
"욕심 좀 그만 부리고 후배한테 물려주고 떠나란 얘기가 있었는데 그게 제일 답답했죠. 이미 2008년부터 그러고 싶었어요. '무도'를 둘러싸고 '어차피 김태호 프로그램인데'란 게 밑바탕에 깔리면서 주체적인 게 아니라 OEM(주문자위탁생산, 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하게 되니 미안했어요. 후배들한테 넘겨줘야겠다고 결심했던 시간부터는 너무나 힘든 프로그램이 됐어요. 교체 시기를 한번 놓치고 나니 그다음부터 참 애매해졌어요."
-가장 기뻤던 순간은요.
"선입견을 깼을 때가 좋았어요. 가령 미스코리아 특집을 준비했는데 그때 당시 '여장하면 망한다'는 얘기가 있었어요. 녹화 전날 홍철이랑 하하한테 전화해서 '내일 재밌는 거 할 거야. 최선을 다해서 해보자'고 했어요. 거부감 없이 여장을 끝내고 놀다가 녹화에 들어갔어요. 녹화가 생각보다 잘 되어서 오히려 후반에 끊어야 했어요. 그 이후 무언가 준비되어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뭔가 색달라 보인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죠. 뉴질랜드(아이스원정대 특집)에 갔을 때 진짜 걱정했던 게 이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3회 분량을 찍냐였어요. 가는 과정, 자는 거, 먹는 거, 씻는 거 다 담았죠. 그렇게 여행 버라이어티의 첫 구성안이 됐어요. 하나하나의 선입견과 싸워가면서 얻어낸 것들이 '무도'의 역사에 큰 획을 남겼어요. 그게 좋았던 것 같아요."
-'무도'를 보고 영향받아 봅슬레이를 시작했다는 전정린 선수가 있었어요.
"달력판매를 한 후 수익금으로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나중에 우리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학생 중 혹시나 인류에 큰 도움을 주는 사람이 나타나면, 대한민국에 빛을 발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얼마나 뿌듯할까 생각하고 시작했어요. 봅슬레이 특집할 때 올해 이렇게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게 정해지지도, 메달을 딸 거라고 생각도 못 했는데 참 기쁘더라고요. 2009년 봅슬레이 특집을 하고 2010년 IOC 회원들이 한국에 오는 날 평창에서 특집을 녹화했어요. 평창으로 2018년 동계올림픽 장소가 결정됐을 때 같이 울었어요. 현장에 정말 가고 싶었는데 녹화 준비로 가진 못했어요."
-유재석 씨는 어떤 의미였나요.
"유재석 씨의 세계관이 겹쳐 '무도'가 탄생했어요. 유재석 씨를 가장 많이 대변한 게 '무도'였기에 정말 많은 걸 쏟아부었어요. 그래서 프로그램 하차와 관련해 고민할 때, 결정할 때 제일 먼저, 가장 많이 얘기했던 사람이에요."
-'무도'는 김태호 PD의 인생이네요.
"30살에 시작해서 43살이 됐어요. 나의 30대가 온전히 다 들어가 있어요. 프로그램 때문에 만난 건 아니지만 '무도'를 하는 동안 아내도 만났고 아들도 태어났죠. 이제 아이가 아빠가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물어보면 '프로그램 만드는 사람', 프로그램 이름이 뭐냐고 물으면 '무한도전' 이렇게 답할 수 있는 나이가 됐는데 딱 멈추게 됐어요."
-시즌제를 간절히 외쳤었는데 이젠 시즌제의 선택권을 쥐게 됐어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죠.(웃음) 시즌제는 라인업을 미리 정해놓고 시의성 맞는 걸 중간중간에 추가해서 진행하면 돼요. 몇 년 전에만 시즌제를 시작했어도 이렇게 멈추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기존의 '무도'와 관련된 생각들을 다 비우고 새로운 걸 그려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그런 다음 '무도'라는 그릇에 담을 수 있는 좋은 아이템들로 시즌2를 채울 수 있다면 새로운 '무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즌2에 대한 마음은 어느 정도인가요.
"하고 싶은 마음은 커요. 자신 있게 한다고 하고 싶어요. 그럼 이미 준비가 됐다는 얘기니까요. 굴러오던 관성이 커서 지금까지 왔다는 걸 부정하지 못해요. 그런 걸 억지로 멈춘 거잖아요. 다시 그 큰 공을 굴리려면 기존에 한 것보다 더 많은 힘이 필요해요. 만약 시즌2를 하게 된다면 그 안에 엄청난 자신감과 아이템이 있어야 해요."
-만약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방향으로 나가고 싶은가요.
"'무도'는 모양이 독특해요. 생긴 것 자체가 독특해서 왜곡될 수가 있어요. 아무리 좋은 원단을 가지고 와도 멤버에게 맞는 옷으로 만들어야 해요. 이들에게 맞는 옷이지 모두에게 적합한 옷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시즌제 얘기할 때 6개월은 '무도'를 하고 나머지 6개월은 그간 못한 것을 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스타 PD의 무게감을 느끼나요.
"이름이 알려졌다는 점은 있는데 회사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남들이 물으면 '월급쟁이'라고 해요. 가끔 사람들이 혼동해서 '연예인 처음 봐요'라고 하는데 그렇게 말하면 '연예인 아닌데요'라고 해명해요."
-나영석 PD와 미묘한 신경전 같은 건 없나요.
"나영석 PD는 자신만의 색이 뚜렷하게 있어요. 잘 짜인 시스템 내에서 크리에이터로서 대중이 원하는 걸 콕콕 짚어서 보여줄 수 있죠. 대중의 입맛을 워낙 잘 알고 있고 그 방향으로 본인의 색을 쭉 유지해요. 믿고 보는 하나의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아쉽게도 MBC엔 아직 그런 시스템이 없어요."
-잠잠할 만하면 이적설이 나오곤 해요.
"'얼마 받고 간다'고들 하는데 결국은 그게 어디든 뭘 할 수 있는지 색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얼마 받고 가면 그게 빚이 되고 그들의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게 되잖아요. 몸값을 하려고 하면 망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누구한테 빚진 상황이 아니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걸 보여주면 값어치가 올라가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들이 내게 묻는 게 '너 뭐 할 거야?'가 아니라 '너 어디가?'였어요. 난 김태호고 어디 있든 김태호 PD잖아요. 뭘 보여줄 거냐고 물으면 지금 당장은 없어서 답할 수 없지만, 내가 플랫폼이 되고 싶어요."
-인간 김태호, PD 김태호의 목표는요.
"'무도'라는 플랫폼 안에서 상당히 많은 특집을 했어요. 다양한 포맷으로 해보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무도'밖에 못한 게 됐어요. 나 역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현장에서 디렉터로서의 욕심은 없고 프로듀서로서 틀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인간으로서는 이 세상에서 쓰임이 명확하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남길 만한 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근데 구체적으로 그게 뭔지는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즐겁게 돌아오고 싶어요. 한가지 걱정은 다시 돌아올 때 너무 주목할까 봐 걱정돼요. 가명 쓰고 다른 사람 이름으로 나올까 봐요.(웃음) 큰 쇼를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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