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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싸구려 리얼리티와 고가의 버라이어티의 행복한 만남[2007 키워드⑥-무한도전]

ddolappa 2008. 7. 15. 16:49
싸구려 리얼리티와 고가의 버라이어티의 행복한 만남[2007 키워드⑥-무한도전]
 
[뉴스엔 이현우 기자]
2007년 방송 최고의 키워드는 단연 ‘무한도전’ 이다. MBC '무한도전'은 여섯 멤버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 하하, 노홍철의 ‘리얼 궁상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은 2005년 ‘토요일’의 무모한 도전’으로 출발했다. 이후 ‘무리한 도전’을 거쳐 오늘날 ‘무한도전’에 이르러 시청률 30%를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기록하기 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무한도전’은 케이블 채널을 통해 주 117시간씩 만날 수 있고 소위 ‘무한도전’류의 프로그램을 대량 생산했다.

#.리얼리티와 버라이어티의 행복한 만남
‘무한도전’ 아류라는 평가를 받는 다른 방송프로그램들은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무한도전’이 추구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지금까지도 무수하게 반복돼 온 소재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초의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열악한 제작 환경(무한도전이 최초에 그랬던 것처럼) 때문에 자극적인 아이템에 전착할 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케이블용’이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무한도전은 스스로 ‘궁상스럽다’, ‘막장이다’라고 말해도 끊임없이 차별화된 소재와 형식 실험에 망설임이 없다. 김태희, 최지우, 김연아 등 국내 최고의 스타를 섭외하고 효도르, 앙리, 패리스 힐튼 등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을 독점으로 공급할 수 있는 섭외력을 갖췄다. 뉴질랜드, 필리핀의 무인도, 일본 등 해외 로케를 어렵지 않게 성사시키며 2개월이 넘는 시간과 노력을 거쳐 국제 댄스스포츠 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무한도전’의 이런 막강한 제작력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 분명 ‘무한도전’은 아낌없는 자본과 아이디어의 투자를 통해서 가능했다. ‘싸구려 리얼리티’와 ‘고가의 버라이어티’를 접목시키는데 성공한 프로그램이다.

#.감각과 정서의 리얼함
무한도전의 승리는 2년이라는 시간의 꾸준함에 있다. ‘무한도전’은 초반 몇 번의 멤버 교체가 있었지만 2006년 4월 이후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 하하, 노홍철 체제로 확립이 되고 캐릭터성이 발휘되며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무한도전의 여섯 멤버는 1인자로서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무한도전’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유재석과 악마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들으며 다른 멤버들을 괴롭히는 박명수, 부던히 노력은 하지만 늘 좌절하고 마는 정형돈, 훈남 캐릭터면서도 삐치기도 잘하는 정준하, 유치하지만 에너지가 넘치고 발랄한 캐릭터의 하하, 속사포 같은 언변과 과장된 행동을 연출하지만 마음여린 노홍철까지 분명한 자신들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무한도전’ 속에는 멤버들간에 이기심, 질투, 분노, 짜증이 여과 없이(여과 없는 것처럼 보이는 장치 속에서) 보여지고 있다. 멤버들의 상호 역학관계 속에서 폭발하는 캐릭터 극대화는 리얼리티의 핵심 속성인 ‘인간 본성의 처절한 까발림’ 즉 ‘날 것’에 대한 시청자의 욕구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시청자들의 열광적이 호응을 이끌어낸다.

주류 미디어 환경 속에서 허위와 제한된 정보에 대한 반발로부터 출발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고유 덕목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시간동안 멤버들이 ‘서로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조건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무한도전의 무한부담,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가장 큰 부담은 역시 같은 소재를 반복할 수 없다는 것에 있다. 기자가 본 최고의 막장 방송은 몇 해 전 일본에서 본 심야 프로그램이었다. 남자들의 성기에 무거운 추를 달아 누가 더 오래 버티는지 게임을 벌이는 내용이었는데 주요 부위는 헐렁한 속옷으로 가려지고 모자이크 처리가 됐지만 그 충격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최근 무한도전이 변화하고 있다. ‘감동’이라는 새로운 코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다. '무한도전' 은 지난 2년간의 방송을 통해 소재고갈이라는 문제를 감동이라는 코드로 극복하려고 노력해왔다. 우리 방송의 규정상 더 자극적인 내용을 방송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높은 시청률, 즉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시청한다는 사실이 다양한 취향과 정서적 도덕적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실 감동이라는 코드는 소재 선정에 발칙함을 꾀하기에는 아주 어려운 영역이다. 10월 20일 방송된 ‘아빠 수업 특집’ 같은 실패한 소재가 대표적이다. 너무 높은 시청률이 무한도전의 형식과 내용 실험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무한도전’은 이미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지점까지 성장했기 때문에 감동 코드의 사용에 비교적 어려움이 없다는 강점이 있다. 역설적으로 최근 큰 화제를 불러온 ‘댄스 스포츠’편의 경우 만약 ‘무한도전’ 여섯 멤버 정도의 인지도를 갖지 않은 패널들이 도전을 했더라면 크게 화제가 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평소 ‘무한도전’을 비롯해 TV를 잘 보지않는 지인 중 한명은 우연히 ‘댄스스포츠’ 편을 보고 ‘특명 아빠의 도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지점이 ‘무한도전’의 한계와 가능성이다. 지상파 방송의 사회적 의의 같은 거창한 말을 하기 전에 ‘무한도전’이 예능프로그램 시청률 1위라는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리얼리티 속에서 감각적인 재미와 인간 본성의 심연을 울리는 감동을 동시에 잡아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출처 : 무한도전
글쓴이 : 도깨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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