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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무한도전 <드라마 로맨스 특집> 관련 기사들

ddolappa 2008. 2. 6. 03:18
LONG 글의 나머지 부분을 쓰시면 됩니다. ARTICLE

무한도전의 <드라마 로맨스 특집> 편은 가장 재미없는 에피소드로 평가받을 만큼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연예 오락 프로그램의 정극 드라마 찍기 시도는 훗날 <무한도전>과 <이산>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는 중요한 경험이었다. 특히 이 시기에 이루어진 김태호 PD와의 인터뷰는 무한도전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는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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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불구덩이 뛰어들기?
스타뉴스|기사입력 2007-04-01 11:09 |최종수정2007-04-01 11:09 
드라마 특집으로 한달 최저 시청률 17.8% 기록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한 달 여동안 드라마 특집과 관련된 내용을 방영했던 MBC '무한도전'이 드라마 특집 최종회가 방영된 31일 시청률이 곤두박질했다.

 

 

 

시청률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무한도전'은 31일 17.8%를 기록했다. 이는 '무한도전' 드라마 특집 첫회가 방영된 지난 10일 시청률 20.5%에 비해 2.7% 포인트 하락한 기록.

 

 

 

'무한도전'은 드라마 특집을 소개한 3월 내내 20%대를 유지했지만 드라마 특집 최종회에 결국 10%대로 급락했다.

 

 

 

'무한도전' 드라마 특집 '로맨스'편은 '환상의 커플' 홍정은 홍미란 작가가 대본을 쓰고, 유재석 박명수 등 6명의 멤버가 이효리와 함께 도전했으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드라마 특집 도중 박명수가 말한대로 시청자들은 정극보다는 불구덩이 뛰어들기를 더 좋아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무한도전'은 31일 드라마 특집이 끝나고 박명수의 제언에 따라 불이 붙은 링을 설치하고 멤버들이 뛰어드는 무모한 도전을 연출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드라마는 정말 재미없었다" "그나마 거성 박명수가 '무한도전'을 살렸다"는 글을 올려 냉정하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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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무한멤버 정극도전, 네티즌 열광
스타뉴스|기사입력 2007-03-25 10:57 |최종수정2007-03-25 10:57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경욱 기자] 
 

 

 


MBC '무한도전'의 '무한멤버'와 이효리가 드라마 특집에서 보여준 연기에 네티즌이 열광하고 있다.
'무한도전'은 지난 24일 방송에서 지난 3일 동안 촬영한 정통 멜로드라마 '로맨스'를 방송했다. 이는 지난 3주 동안 캐스팅과 제작과정을 방송한데 이어 24일에 '로맨스' 1회분을 방송한 것.

 

 

 

이번 방송분에서 유재석과 이효리는 사내 커플로 열연을 펼쳤다. 특히 유재석은 드라마 초반부 이효리와의 연인관계에 자신있었던 모습과 달리 후반부 이효리가 정준하의 구애를 받는 장면을 목격하고 당혹해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유재석과 이효리는 서로 자존심을 내세우며 밀고 당기는 모습을 보이며 커플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 내며 네티즌의 호평을 받았다.

 

 

 

또 이날 방송에서는 유재석 이효리 외에도 '무한도전' 멤버들의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특히 유재석과 이효리가 근무하는 회사 회장의 아들로 본사에 파견된 정준하는 그동안의 '헬맷준하'의 모습을 떨쳐보이고 재벌2세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정형돈은 유재석의 회사 친구로 등장해 평소 이미지와 달리 음식에 전혀 집착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노홍철은 수다쟁이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정준하의 비서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박명수는 유재석의 상사인 과장으로, 하하는 드라마 배경이 되는 각종 음식점 주인으로 등장 코믹한 모습을 선보였다.

 

 

 

네티즌은 "유재석과 이효리의 커플연기가 자연스럽고 보기 좋았다"면서 "과거 예능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바탕이 된 것 같다. 다음회가 기대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무한도전' 멤버들 모두 평소 이미지를 벗고 진지하고 자연스러운 연기에 도전해 진정한 '무한도전'을 본 것 같다"면서 "그들의 무한한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한번 이날 방송된 '로맨스'는 '쾌걸춘향' '환상의 커플'의 홍미란-정은 '홍자매' 작가가 극본을 맡았으며 영화배우 김수로가 연기지도와 감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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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무한도전>│“정준하? <마이걸>의 설공찬 같은 역할이다”
매거진t|기사입력 2007-03-23 18:00 |최종수정2007-03-23 18:00 

 

 

 


<무한도전> 드라마 ‘로맨스’ 집필한 홍정은, 홍미란 작가 인터뷰
 
 


매거진t: <환상의 커플> 이후 어떻게 지냈나.

 

-  : 오랫동안 쉬지를 못해서 많이 쉬고 여기저기 여행을 다녀왔다. 2월 초에는 <환상의 커플> 디씨인사이드 갤러리에서 주최한 영상회에 참석하기도 했고, 다음주쯤 네팔에 여행을 갈까 하고 준비 중이다.

 

 

 

매거진t: 쉬던 도중 갑자기 <무한도전> 드라마로 돌아온다고 해서 깜짝 놀란 사람들이 많다.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드라마 작업이라니 특이한 시도이다. 혹시 전에 김태호 PD와 같이 일해본 적이 있나?

 

-  : 평소 <무한도전>은 열심히 봤지만 김태호 PD와는 이번에 처음 만났다. 1월 중순쯤 갑자기 연락이 왔는데 2월 말이나 3월 초쯤 방송할 단막극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면서 혹시 대본을 써줄 수 있는지 물어보더라.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기로 했다. 사실 처음에 김태호 PD는 영화관 빌리고 <무한도전> 팬들도 초대해서 시사회도 할 거라고 우리를 꼬셨는데 지금 촬영하느라 시간이 없어서…(웃음).

 

 

 

매거진t: 궁서체로 자막 뜰 것 같다. ‘시간이 없어서…’ ‘시간 관계상 시사회 생략.’(웃음) 처음에 만났을 때 김태호 PD가 대본에 대해 원했던 것은 무엇인가.

 

-  : 그냥 드라마가 아니라 <무한도전> 팀이 연기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그러면서도 반전 드라마 같은 콩트 느낌이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인 정극 드라마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보통 개그맨들이 연기를 하면 패러디물을 많이 하는데 그런 게 아니라 완성도가 있는 하나의 작품을 원했다. 우리도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을 패러디하는 식보다는 아예 그런 캐릭터를 <무한도전> 멤버들이 진지하게 연기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일부러 캐릭터도 특이하기보다는 아주 전형적인 걸로 갔다. 보통 로맨틱 코미디에는 ‘왕자님’이나 ‘캔디’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그런 역할을 유재석, 정준하 같은 사람들이 정색을 하고 멋진 척하면서 연기를 하면 어떨까 해서. 김태호 PD도, 유재석이나 정준하 같은 사람들이 TV에서는 웃기게 나오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멋있다고 하더라. 유재석도 카리스마 있고, 정준하도 예전에 코미디 프로그램을 같이 해봐서 실제로는 스타일도 좋고 멋지다는 걸 생각하고서 썼다.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에 나오는 멋진 장면은 거의 다 들어간다. 단막극이라기보다는 보통 16부작 미니시리즈에 들어갈 내용을 압축해서 한 회 분량으로 만든 셈이다. 긴 이야기를 압축했기 때문에 진행 신 몇 개를 제외하면 대부분 힘줘서 찍어야 하는 게 많다. 드라마에서는 10회쯤 지나 남녀가 서로 좋아하게 될 때쯤의 이야기를 앞부분에 때려넣었기 때문에 느끼하거나 닭살 돋는 신도 꽤 있을 거다(웃음).

한번 해보고 아니면 마는 게 아니라 제대로 도전한다 
 

 

 

홍정은 작가

 

 
매거진t: 정극 드라마라고 해도 <무한도전>의 특성상 각 멤버들의 캐릭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텐데.

 

-  : 그것도 당연히 들어간다. 이건 우리 드라마가 아니라 <무한도전> 드라마고, <무한도전>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멋진 신은 정색하고 가고, 양념식의 말장난이나 재미로 치는 대사들은 조금씩 들어간다. 이를테면 잘 먹을 것 같은 정형돈이 사실은 입이 짧다던가 하는 식으로. 그리고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 멤버는 어떤 캐릭터’라는 이미지가 있을 텐데, 사실 이번 드라마에서의 정준하 역할은 <마이걸>의 설공찬 같은 역할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고정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야 얼마나 잘할까를 비교하면서 보게 되고, 그래야 웃기기도 하고, 혹은 ‘정말 잘하네?’ 하고 감탄하기도 하니까.

 

 

 

매거진t: 정극 드라마라면 여주인공 역시 엔터테이너 이미지가 강한 이효리보다 정극 배우가 나을 수도 있었을 텐데.

 

-  : 처음에는 우리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 작품의 경우 드라마 자체보다 메이킹 부분이 더 중요한 면도 있으니까 이효리처럼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결론이 나왔다. 연기 연습도 굉장히 많이 했다고 들었다.

 

 

 

매거진t: <일밤>이나 <서프라이즈>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일했고 드라마도 써봤기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연기와 정극 연기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대본 없는 것에 익숙해져 있던 <무한도전> 멤버들의 연기는 어떨 것 같나.

 

-  : 일단 애드리브나 장난치는 것 없이 가자고 했다. 남녀가 주인공이면 알콩달콩한 신들이 있지만 서로 대사를 치고받더라도 대본대로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김태호 PD도 잘 알고 있고, 멤버들 역시 드라마를 찍는다는 것에 대해 진지한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들었다. 한번 해보고 아니면 마는 게 아니라 제대로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매거진t: 김태호 PD와의 작업은 어떤가.

 

-  : 굉장히 꼼꼼하고 섬세하고, 무엇보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냥 시청률 잘 나오는 담당 프로그램이 아니라 여기까지 함께 왔다는 데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큰 것 같다. 멤버들 역시 다른 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있지만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이 제일 남다른 것 같고. 그래서 뭘 해도 PD가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얘기를 해 보겠다’며 의논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어쩔 수 없이 주인공은 두 명뿐” 
 

 

 


홍미란 작가
 

 


매거진t: 이번 드라마에서는 유재석, 정준하가 주연을 맡았는데 박명수, 노홍철, 정형돈, 하하 등 다른 멤버들의 역할 분배나 비중은 어떻게 정했나.

 

-  : 단막극에서 주인공이 세 명을 넘어가면 내용이 산만해진다. 아예 <러브 액츄얼리>처럼 에피소드를 나열하는 드라마를 만들거나 한 무리가 전부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으니까 여주인공 하나에 남자 둘이 주인공이 되면 나머지는 조연이나 엑스트라가 될 수밖에 없다고 미리 얘기를 했다. 그래서 멤버들 역시 누가 주인공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 중에 두 명만 주인공이고 나머지는 조연이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들었다.

 

 

 

매거진t: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있다. 이번 작품의 경우 드라마로 편성이 안 되는데 작가료는 어떻게 되나?(웃음)

 

-  : 예능 프로그램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드라마와는 좀 다르다. 어차피 돈 때문에 한 게 아니니까(웃음). 무엇보다 우리가 이번 일을 한 것은 앞으로 다시 할 수 없을 테니까 기회는 이번밖에 없을 것 같아서였다. <무한도전> 멤버들에게도 드라마를 찍는다는 게 쉽지 않겠지만 정극 연기를 해본다는 것도 특이한 경험이니까 여러모로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매거진t: 다음 작품으로는 <홍길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 3월까지는 좀 쉬고 곧 대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놉시스는 다 나와 있지만 24부작에 스케일도 큰 작품이라 공이 많이 들어갈 것 같다. 사극은 극적인 상황을 만드는 게 더 자연스러워서 재미있고, 기존에 형성되어 있던 홍길동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른 캐릭터가 나올 것 같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내년 1, 2월쯤에는 보실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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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무한도전>│“완성도도 높지 않고 재미도 없었으면 좋겠다”
매거진t|기사입력 2007-03-24 00:00 |최종수정2007-03-24 00:00 
<무한도전> 김태호 PD 인터뷰
 
 


매거진t: 촬영 일정이 어떻게 되나? 빡빡하다고 들었다.

 

- : 목요일에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했는데 새벽 4시에 끝났다. 집에 들러 씻고 나와 회의하고 밤새 편집했다. 오늘은 새벽 6시쯤 끝날 거다(웃음).

 

 

 

매거진t: 코믹 요소가 전혀 없는 정극 드라마라고 들었다. 왜 하필 드라마를 선택했는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 : 원래 1월에 얘기가 나왔다. 그동안 노래도 하고 모델도 했으니 이번엔 연기도 해볼까, 했는데 처음엔 잠깐 얘기가 나온 걸 내가 홍정은, 홍미란 작가에게 전화를 해버려서 커졌다(웃음). 지난번에 점을 본 이유가 드라마 때문이었다. 그때의 관계도로 드라마의 인간관계가 짜여졌다. 미신 조장으로 경고도 먹었지만 성과는 있었지. 유재석의 여자를 정준하가 뺏는 이야기가 드라마가 되었으니까. 유재석은 옛날에 초등학생으로 출연했었고 박명수는 아침드라마에서 간호조무사를 하다가 잘린 경험이 있다. 정준하는 겁탈 전문 배우로, 정형돈은 미친 사람 역을 한 적이 있다. 다들 주변인물로 연기를 했는데 이번엔 주연이 된 거다. 주연을 빼고 단역들, 엑스트라들은 모두 진짜 연기자들이고 모델들이다. 그게 재미있더라. 물론 다들 연기도 안 되고 나 자신도 해오던 게 아니라서 엉망이다. 그래도 이거 한다니까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주니 고맙긴 한데, 너무 커져버려서 걱정이기도 하다. 아, 만인의 연인이 되어버린 유재석이란 인물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웃음).

 

 

 

매거진t: 특별히 ‘홍자매’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 단지 인기작가여서는 아닐 것 같다(웃음).

 

- : 원래 그들의 드라마를 좋아했다. 무엇보다 캐릭터를 잘 잡는 작가들이고 그래서 부탁하면 금방 해줄 것 같았다(웃음). 물론 우리와 감수성이 맞는 사람들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들은 드라마 내에서도 뭐랄까, 말하기 애매한 그런 부분이 있는 사람들인데 그게 기존 드라마들과는 다르고 새롭다고 느꼈다. <무한도전>도 그런 새로운 지점들이 있다. 우리는 툭 튀어나온 게 아니라 조금 다르고 조금 새로운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잘 맞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그렇다. 고마울 뿐이다.

 

 

 

매거진t: 여자 주인공이 이효리다. 정극이라면 탤런트를 섭외할 만한데.

 

- : 그런 생각도 해봤는데 사실, 우리로서는 드라마보다는 드라마를 찍는 과정이 더 중요하고 이효리라는 인물은 현재 한국 예능 부문에서는 최고의 존재여서 선택했다. 과정에 집중해야 하고 메이킹이 재미있어야 하니까 경험이 많은 사람이 필요했던 거다. 유재석도 몇 차례 이효리와 함께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고 다른 멤버들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친숙한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사실, 다들 낯을 가린다(웃음).

 

 

 

<무한도전>에서 드라마를 경험한다는 것
 
 

매거진t: 이번 도전은 멤버들 외에도 스태프들로서도 다른 경험일 것 같다.

 

- : 지금 현장을 맡고 있는 김준현 PD도 나처럼 <논스톱>이나 <레인보우 로망스>를 했던 사람이다. 카메라 팀도 예전에 드라마를 하던 사람들이고. 버라이어티 조명이랑은 달라서 조명 팀만 드라마 조명 팀이다. 물론 1시간짜리 정극을 몰아서 하는 건 처음이지. 드라마국에서 우리 스케줄을 보고 경악한다. 보통 단막극이 열흘을 가는데 우리는 몇 번에 몰아서 찍어버리니까.

 

 

 

매거진t: 이렇게 고생을 하는데, 재미나 시청률 말고 기대하는 효과가 있지 않겠나.

 

- : 사실은 그제 중간 시사회를 하면서 연기자들이 접자고 하면 정말로 접으려고 했다. 그게 더 리얼하니까. 작가들에게는 정말 죄송하지만 이 대본은 드라마국에 있는 좋은 감독과 연기자들에게 주면 되는 거다. 그런데 어제 다시 잘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먼저 고생스러운 얘기들을 굳힐 생각이다. 우리만의 즐거운 추억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의미는 남을 거니까. 지금까지 한 것들 중에 가장 큰 도전이라 우리로서는 어떤 기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매거진t: 목요일에 있었던 중간 시사회가 인상적이긴 하더라. 첫날 20시간을 찍었다고 했는데 편집본이 10분도 안 된다며 유재석이 큰일났다고 하는 말은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 상황을 또 카메라로 모두 찍고. 그래서 ‘김태호 PD는 자기 고민을 오픈시켜버리는 사람이구나’는 생각을 했다.

 

- : 고민을 쌓아두면 고름이 된다. 그전에 꺼내버리는 게 더 빨리 낫는다. 사실 우리가 티저 광고를 보낸 다음에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져버렸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우리가 고민하는 걸 보여주고 엉망인 걸 보여주면 그나마 기대치가 낮아지지 않을까, 그래서 좀 못해도 그럴 줄 알았다고 봐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웃음). 물론 현장의 돌발 상황도 있지만 애드리브처럼 가버리면 사람들도 보는 자세가 달라진다. 현장에서 애드리브처럼 하고 나가면 사람들이 세게 받아들이니까.

 

 

 

매거진t: 그럼 그게 전부 애드리브가 아니란 말인가. 중간 시사에서 박명수의 “시청자들은 우리가 심각한 것보다 내복 입고 달리는 걸 원해!”라는 말도 인상적이었는데.

 

- : 그런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먼저 대략적인 얘기를 하고 들어가는 건데 그 정도로 나오는 것도 어렵지. 박명수의 그 멘트는 우리가 주문했다. <무한도전>이 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지켜보면서, 어떤 사람은 1기가 재미있다, 어떤 사람은 스튜디오가 재미있다 뭐 그렇게 얘기하는데. 그중에서 처음부터 막 모자라게 시작한 우리의 모습을 좋아해주는 팬들을 위해서 편을 들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매거진t: 그런데 그 질문은 <무한도전>의 딜레마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건 리얼리티쇼로서의 딜레마 아닌가.

 

- : 나는 이게 리얼리티쇼라고 주장한 적은 없다. 미리 이쪽으로 갈까 저쪽으로 갈까 고민하지도 않는다. 이번에는 콘셉트 쇼, 이번에는 리얼리티, 란 식으로 고민할 뿐이다. 강약약을 조절하는 거다. 사실, 사람들은 매주 콘셉트 쇼를 바라는데 그건 시즌제나 사전제작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무한도전>은 모자란 아이들이 성장하는 로드무비다”
 

 

 

매거진t: <무한도전>의 현재 스코어는 얼마라고 생각하나.

 

- : <무한도전>은 평균 이하 아이들의 도전기다. 그래서 우리는 색깔이 좀 다르다. 그런데 우리를 최고라고 하고, 매주 시청률을 얘기하는 게 부담스럽고 싫다. <무한도전>은 말했듯이 로드무비다. 이번 정거장은 어디냐, 이번에 어디서 내리느냐에 따라 경험도 달라지고 성격도 달라진다. 성장하면서 흐름을 타는 거다. 그렇다고 편해지고 싶은 건 아니다. 안에 있든 밖에 있든 우리는 최대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봐라. 우리는 시청률 20%가 나올 프로그램은 아니다. 한번 보고 툴툴 털어버리면 되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2등 전략, 2류 콘셉트를 고수했는데 이게 갑자기 커져버렸다. 새로 편입된 시청자들은 그런 걸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자꾸 3D 콘셉트를 보여주려고 한다, 스스로도 긴장해야 하니까.

 

 

 

매거진t: 이후에 드라마라는 큰 경험이 <무한도전>에 어떻게 드러날 거라고 생각하나.

 

- : 드라마를 하고 나니까. 그전에도 힘들다고 불평을 했는데 그런 건 없더라(웃음). 도전의 상한점이 될 것 같다. 차라리 맨땅에서 구르는 게 낫다. 정형돈은 아침 10시부터 5시간 기다려서 한 컷 찍고, 촬영을 여섯 명이 동시에 하다가 각각 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일 것 같다. 솔직히 내 생각엔 이 드라마가 완성도가 높지도 않고, 재미도 없었으면 좋겠다. 시청자들이 ‘니들이 이럴 줄 알았어’ 하면, 다음엔 마음 편하게 소소한 걸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이후에도 우리 드라마를 가지고 놀 수도 있고. 사이사이 팬 서비스도 넣고.

 

 

 

매거진t: 이번 드라마 작업은 <무한도전>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처럼 보인다. 드라마 작가의 대본을 받아서 예능 스태프들이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과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도 무시되고, 그런데 픽션의 내용은 실제 히스토리가 다 들어 있는 형태다. 오락 프로그램의 진화랄까.

 

- : 우리 메이킹을 보면 정말로 다 엉망이다. 감독(김수로)도 엉망이고, 노홍철은 계속 떠들고, 박명수는 자기 캐릭터도 이해 못하고, 몇 시간 동안 한 컷도 못 찍었는데 테이프는 다 쓰고. 그런데 나중에 정말로 드라마 하나가 나오면 감동이지 않을까. 그 과정이 전부 드라마이기도 하고. 근사하고 멋진 게 아니라 얘네들이 뭔가 하나 해냈다는 느낌을 주고 싶은 거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오락 프로그램이 바뀔 수도 있겠지. 사실 MBC 예능국에는 감각이 좋은 PD들이 많다. 기존 PD들과는 감수성도 다르고, 그중에는 개성이 강한 친구들도 많다.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를 편집하는 오윤환 PD도, 지금 드라마 현장을 지휘하는 김준현 PD도 나랑 비슷하다. 나중에는 그들이 더 힘을 받지 않을까. 욕심 같아서는 여름에 좀 쉬었다가 가을에 다음 시즌으로 시작하고 싶은데, 어렵겠지. 하지만 그렇게 되면 매주 큰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프리카에도 너무 가고 싶은데 스케줄상 안 되니까 그게 걱정이다. 오락 프로그램도 시즌제를 하면 정말 많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정리) 차우진 lazicat@magazinet.co.kr

(사진) 이원우 macqueen505@magaz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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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무한도전>│<무한도전>, 드라마를 선택하다
매거진t|기사입력 2007-03-24 00:00 |최종수정2007-03-24 00:00 
자기부정을 통해 혁신을 꿈꾸는 <무한도전>의 선택
 
 


“옛날옛날 길을 떠난 여섯 난쟁이가 있었습니다. 여섯 난쟁이들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걸었습니다. 언덕이 나오면 언덕을 넘고, 바다가 나오면 바다를 건넜습니다. 여섯 난쟁이들의 모험은 인공위성을 통해 생중계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열광했고 난쟁이들은 기뻤습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동시에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무한도전>을 동화로 풀어쓴다면 아마도 이렇게 시작하지 않을까. 알다시피, <무한도전>은 평균 시청률이 20% 가까이 나오는 오락 프로그램이다. 웬만한 드라마보다도 높게 나오는 이 시청률은 <무한도전>의 멤버들 모두에 대한 관심을 넘어 제작진과 스태프들에 대한 관심으로도 확장되었다. 일종의 사회적 현상이라 봐도 무방할 이 기이한 버라이어티쇼의 등장과 시청자들의 반응은 <무한도전>을 버라이어티쇼 이상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무모한 도전’
 


 
‘거꾸로 말해요 아하’
 

 

 

사실 <무한도전>의 이런 성공은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무관하지 않다. <무한도전>의 연출을 맡고 있는 김태호 PD의 말대로 이 프로그램은 언제나 ‘2등 전략’을 취해왔다. ‘무리한 도전’ ‘무모한 도전’ ‘퀴즈의 달인’등의 부제를 붙여왔던 <무한도전>은 ‘평균 이하의 인물들’이 말도 안 되는 이벤트에 도전하는 콘셉트의 코너였다. 엉뚱하고 기발하고 괴상한 도전기는 소수의 팬들을 기반으로 점차 성장해 지금에 이르렀고 급기야 시청자들은 매주 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도전기를 ‘관람’하다가 ‘감정이입’의 상태에 이르렀다. 시청자들로서는 이 이벤트들의 결과보다는 과정에 몰입했으므로 제작진도 즐겁고 시청자도 즐겁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이 스스로 ‘로드무비’라고 일컫는 <무한도전>은 누가 뭐래도 한국 최고의 버라이어티쇼로 자리잡았지만, 과연 이 특이한 버라이어티쇼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무한도전>의 ‘무한도전’이라는 딜레마
 

 
 

알다시피, <무한도전>은 리얼리티쇼와 캐릭터쇼가 뒤섞인 버라이어티쇼다. 시청자들은 유재석과 박명수, 정준하와 정형돈 그리고 노홍철과 하하라는 고정 멤버들을 실제의 그들 자신으로 이해하며 매주 그들의 도전을 즐긴다. 그리고 <무한도전>에서 행해지는 그들의 행동과 발언들은 실제 그들의 관계에 의한 것처럼 생각된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무한도전>에도 대본이 존재하고 연출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무한도전>의 쾌락은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것’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것’ 사이의 간극이 카메라를 통해 숨겨지거나 드러내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평균 이하의 멤버들’이 매주 하나의 미션을 수행해내는 것이 <무한도전>의 오락적 재미라면 김병욱의 시트콤처럼 고유한 캐릭터가 부여된 멤버들이 각각 맺어가는 관계가 바로 <무한도전>의 극적 재미라는 얘기다. 이를테면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에 걸쳐 있는 이 오락프로그램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가장 새롭고 혁신적인 오락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동시에 <무한도전>의 태생적 딜레마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미 오랜 시간동안 <무한도전>의 ‘무한도전’을 경험한 시청자들은 암묵적으로 매회 이들에게 더 어렵고 어이없는 도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인기가 높아진다는 것은 매주 시청자의 폭이 넓어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것은 마니아 팬들뿐 아니라 새로 유입된 시청자들의 요구에도 대응해야 할 뿐 아니라 매주 시청자들과 언론에 의해 성적표를 부여받는 입장이 되기도 했다는 의미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찾아다니는 버라이어티쇼. 이들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생존할 수 있는 상어를 닮았다. 아가미에 근육이 없는 상어는 움직이는 것만이 숨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고 따라서 포식자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상어가 지느러미를 멈추는 순간, 호흡은 멈춘다. <무한도전>의 딜레마는 태생적으로 마이너리티의 감수성을 수용한 이 쇼가 매주 새로운 것, 다른 것, 거대한 것, 재미있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강박증은 <환상의 커플>을 집필한 홍정은, 홍미란 작가와의 만남으로 작용한다.

<무한도전>, 드라마를 선택하다
 


 

<무한도전>은 3월 24일 토요일부터 드라마 ‘로맨스’를 선보인다. 기존 버라이어티쇼에서 드라마를 선보이지 않은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한도전>의 드라마는 <환상의 커플>의 홍정은, 홍미란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참신하다. 아니, 이것은 참신함을 넘어서 의미심장한 만남이다. 캐릭터쇼이자 리얼리티쇼로서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한도전>에서 이 캐릭터들을 활용한 정극 드라마에 도전한다는 것은 멤버들과 제작진에게 고된 경험일 것이고, 그것은 <무한도전>이라는 마이너리티 감수성이 충만한 오락 프로그램의 고민이 곧 버라이어티쇼의 본질적인 정체성과 맞물려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로맨스’는 전형적인 멜로드라마다. 이 멜로드라마에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건실한 직장인과 그의 착하고 순한 여자친구, 그리고 그들의 관계를 위협하는 재벌 2세가 등장한다. 그러나 이 전형적인 캐릭터가 <무한도전>의 멤버들로 치환될 때, 그리고 여자주인공이 이효리라는 슈퍼스타로 치환될 때 바로 앞서 언급한 <무한도전>의 딜레마가 단적으로 작동한다. 일반적으로 멜로드라마의 주변인으로 등장해야 할 <무한도전>의 멤버들이 멜로드라마 구조 안에서 주연으로 등장해 이효리를 사로잡는 캐릭터가 되는 것은 바로 마이너리티 감수성에 기반한 <무한도전>이 자신의 방식으로 멜로드라마의 고정관념을 비트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동시에 <무한도전>이라는 최고의 오락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스스로를 부정하고 싶어한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모순된 자기욕망이야말로 <무한도전>을 전진하게 하는 힘이다. <무한도전>은 스스로를 부정하면서 혁신을 꿈꾸는 유기적인 집합체다. 이것을 포기하는 순간, <무한도전>은 그 진정성을 잃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의 드라마 ‘로맨스’는 기억해야 할 순간이다. 물론 그들에게 이 드라마는 지금까지 음반을 만들거나 패션모델로 데뷔하거나 전철과 달리기 시합을 했던 것과 같은 정도의 도전일지 모르지만,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이하 제작진들과 <환상의 커플>의 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만남은 ‘재미’가 아니라 ‘경험’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예능 제작진의 정극 드라마 도전기는 연출과 조연출, 촬영과 대본을 맡은 스태프들에게 전혀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고 (물론 단막극 정도의 분량일 뿐이겠지만) 이 데이터는 앞으로 어떻게든 <무한도전>을 비롯해 다른 오락 프로그램들에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경험들의 시너지가 궁금하다. <무한도전>이라는 버라이어티쇼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 멤버들과 제작진이 함께 완성시켜야 하는 로드무비이기 때문이고, 그들이 지금 드라마를 선택했다는 것은 이것이 언제든 오락 프로그램에 시너지를 발휘하리라는 예측 가능한 결과 때문이다. 물론 여기는 종착점이 아니라 전환점이다. 전환점이라는 것, 그것이 바로 <무한도전>의 ‘로맨스’에 관심을 기울이는 근거다.

 

 

 

(글) 차우진 lazicat@magaz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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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무한도전>│드라마 '로맨스' 현장
매거진t|기사입력 2007-03-23 18:00 |최종수정2007-03-23 18:00 
<무한도전>이 아니면 이 ‘미친 짓’을 누가 하랴
 
 

“거기 문 좀 닫으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

 

 

MBC 세트장에 적막이 감돈다. 유재석은 전화를 받으면서 의자에서 일어나는 짧은 장면을 다섯 번째 찍고 있다. “드라마 이거 왜 하자고 했지.” 잠깐씩 짬이 날 때마다 유재석이 중얼거린다. 박명수는 “왜 그걸 못해!”라며 면박을 주기 일쑤지만 20분 전에 자신은 복도를 걸어가는 장면을 4차례나 찍어야 했다. <무한도전>의 드라마 ‘로맨스’의 촬영은 <무한도전>의 촬영이 있는 목요일 외에도 비는 날을 골라서 촬영하고 있다. <무한도전>의 보통 촬영보다 드라마 촬영은 더 오래 걸리고 더 많은 집중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노홍철은 아침 7시부터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한 컷도 찍지 못했다. 모두의 스케줄을 맞추는 것도 어렵지만 시간에 맞춰 촬영을 하는 것도 어렵다. “이보세요, 나는 정말 환장하겠어요.” 자신을 타박하는 박명수에게 유재석이 정말 미칠 것 같은 표정으로 말한다. “나 과장이야, 많이는 안 나오지만 과장이야!” 유재석보다 높은 자리가 탐나는 박명수의 응대다. 하지만 <무한도전> 촬영장이 즐겁고 유쾌한 것만은 아니다. 오랜 밤샘과 강행군 때문에 스태프들은 모두 피곤하고 신경도 날카롭다. 특히 이날은 세트장의 대여 시간이 끝나는 날이라 여기서 지체되거나 머뭇거리면 ‘로맨스’가 ‘악몽’으로 변해버릴 수도 있다. “보통 <베스트극장>은 열흘 정도 찍어요, 그런데 우리는 그걸 3일에 끝내는 거니까, 미친 짓이죠.” 현장 스태프의 말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이 아니면 이 ‘미친 짓’을 누가 하랴.

 


 

옆 대회의실에서는 최문순 MBC 사장이 참석한 회의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최소의 스태프들을 제외하고 모두 밖으로 나간 상태에서 촬영은 사뭇 조용하게 진행된다. 모두들 정장을 빼입은 와중에 캐주얼을 입고 온 하하는 “나한테는 2시에 전화해서 그냥 나오라더라. 정장 입으란 말도 안 하잖아!” 아침 7시부터 기다렸는데 아직 한 컷도 못 찍었다고 투덜대는 노홍철에게 하하가 하는 말이다. 이 시간은 드라마 ‘로맨스’의 중간 시사 시간. 실제 편집본을 틀어놓고 멤버들이 회의를 진행하는 과정을 모두 촬영하기 때문에 중간에 쉬는 시간이 따로 없다. <무한도전>의 토크는 모두 이런 식으로 촬영된다.

 

 

 

“그러니까 다 그만두고 엎자니까! 시청자들은 우리가 이렇게 무게 잡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우리가 내복 입고 달리는 걸 원한다니까. 우리가 왜 <무한도전>인지 생각해봐. 얘들아, 다 같이 나가자, 가는 거야!” 10분이 채 안 되는 편집본을 보던 박명수는 이제 어떻게 할지 결정하자는 유재석의 말에 이런 말을 하며 벌떡 일어나 노홍철과 하하를 선동한다. 드라마 촬영을 계속 해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한창 설왕설래하던 일당은 우여곡절 끝에 잘해보자는 결론을 낸다. 오케이, 촬영 끝.

 


 

다시 세트로 돌아왔더니 현장에서 촬영을 맡은 김준현 PD가 아까의 장면들을 다시 찍자고 얘기한다. 보통 <무한도전>의 현장은 김태호 PD가 직접 촬영을 지휘하지만 ‘로맨스’는 김준현 PD와 역할을 나눴다. 김태호 PD가 배우들의 연기와 전체 그림을 보는 동안 김준현 PD는 카메라 워크와 모니터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콘티는 이미 다 나와 있으니까 이렇게 하는 게 더 효율적이에요. 게다가 나는 다시 가자는 말을 잘 못하겠더라구요(웃음).” 김태호 PD의 말이다. 어쨌든 카메라는 돌아가고 연기자들은 제 위치에 다시 서고 그 순간만큼은 다들 진지한 눈빛으로 지시를 기다린다. 아무래도 지금까지의 <무한도전> 촬영과는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토요일 오후 2시, 여의도 역 앞에 있는 대한투자신탁건물 3층 웨딩홀에서는 결혼식이 한창이다. 촬영진들은 그동안 근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스태프들이 1층 로비에 촬영 준비를 거의 끝마치자 유재석과 정준하가 등장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간단한 장면이다. “그래도 몇 번 하니까 다들 조금씩 나아지더라구요. 처음엔 너무 엉망이었는데(웃음). 오늘 촬영이 중요해요. 제일 많아서 오늘 이걸 다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화요일에 촬영을 하느냐 마느냐가 결정되거든요. 자칫하면 일정이 확 밀릴 수도 있어요.” MBC 편집실에서 이날 방송될 <무한도전> 방영분을 편집하던 김태호 PD의 귀띔이 아니래도 토요일의 현장에 있는 스태프들과 출연진들은 목요일과는 다르다. 다들 조금은 자신이 붙은 분위기다. 오전 10시부터 기다린 정형돈은 가끔 현장을 왔다 갔다 하며 “나는 언제 찍어?”라고 물어본다. 복도와 엘리베이터, 로비를 오가며 촬영하는 스태프들 사이로 건물을 오가는 사람들과 커피숍의 손님들이 힐끗거리고 그때마다 촬영은 중단된다. “첫날엔 카메라 8대가 돌아갔는데 한 신도 못 찍더라구요. 예술영화 찍는 것도 아닌데 너무 꼼꼼해.” 한 매니저의 말이다. 이들은 마치 처음 붓을 잡은 아이처럼 미숙하고 서투르지만 완벽한 무언가를 그리고 싶어하는 것 같다. <무한도전>이 드라마를 선택했을 때의 그 마음도 바로 이런 욕심이었을까.

 


 

유재석이 말끔한 정장을 입고 도로를 질주한다. 지난주 첫 촬영에서 유재석은 파주에서 비를 맞는 장면을 찍었다. 절박한 상황인데 김준현 PD는 그림이 잘 안 오는지 몇 번 다시 가자고 했고 그때마다 유재석은 피곤한 표정을 짓는다. 정형돈은 “형이 차보다 더 빨라. 무슨 육상선수야? 형, 이거 지하철이랑 달리기 하는 거 아니잖아.”(<무모한 도전>에서 이들은 지하철과 달리기 시합을 했다)라고 타박을 준다. 말끔한 정장 수트와 외제차가 등장하는 이날 촬영은 지금까지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3D 이벤트를 고수한 <무한도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완성본이 나왔을 때 이들은, 혹은 시청자들은 화면에 나오는 이 말끔한 모습에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따뜻하던 날씨는 오후에 갑자기 추워졌지만 촬영은 계속되었다. 촬영을 하는 이효리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자꾸만 현장을 기웃거렸다. 사람들은 <무한도전>보다는 이효리라는 대스타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마치 극단적인 콘트라스트로 표현된 사진처럼 이 순간은 <무한도전>의 정체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지난 목요일의 박명수가 한 말을 상기해보자.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이라는 쇼 프로그램에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한 만 더 경고 먹으면 프로그램 정지”라는 스태프의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이미 <무한도전>은 TV에서 볼 수 있는 그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 모든 과정, 이른바 ‘평균 이하의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이야기’가 곧 드라마의 재미를 주고 있다. 물론 <거침없이 하이킥>에도 출연 중인 정준하가 <무한도전> 드라마를 찍기 위해 그날 아침에만 머리를 펴고 나온다기에 보고 싶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한도전>의 모든 멤버들이 비주류가 아니라 주류의 감수성을 발산하기 시작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다. “우리가 무슨 연기대상 받으려는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꼼꼼히 해”라는 정형돈의 말대로 설마 연기대상을 바라는 것일까. 아니, 이게 아니라는 건 제작진도 알고 시청자들도 알고 있다.

 


 

날은 벌써 어두워지고 있다. 이날 촬영 분량의 반을 간신히 찍었다. 몇 명의 스태프들이 ‘소주 한잔 하고 싶다’는 말을 주문처럼 외우며 지나간다. <무한도전>의 촬영도 힘들고 고됐지만 이번과는 ‘격’이 다르다고 스탭들이 말한다. “차라리 갯벌에 가는 게 더 나아요.” 여의도 촬영이 끝나면 파주로 이동해서 밤을 새울 예정이라고 한다. 스탭에게 <무한도전>은 과연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어쩌면 렉카를 타고 여의도를 한 바퀴 돌고 도는 정준하와 이효리의 촬영팀처럼 <무한도전>도 결국 한국의 대중문화라는 동네를 한 바퀴 휙 돌아보는 것뿐이지는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마침내 <무한도전>은 과연 어디쯤에서 브레이크를 밟게 될까. 이런저런 생각이 어지러운데 여의도의 해가 저물고 있었다.

 

 

 

(글) 차우진 lazicat@magazinet.co.kr

(사진) 이원우 macqueen505@magazinet.co.kr

(취재지원) 이지원 smilla@magaz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