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받는 오리엔탈리즘
- 미구의 야만성과 서구사회의 허구,
지식인의 이중성 비판
Edward W.Said 지음 | 성일권 편역 | 김영사
ISBN 89-349-0826-2
이 책은 Edward W.Said(~03.9.24)가 이집트 카이로의 <알-아흐람>지와 미국의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2001년 9월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일어난 테러 사건의 원인과 그 배경을 진단했고, 2부에서는 아랍 문제에 대해 지식인들의 편견과 독선을 지적하고 진정한 지식인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제시했다. 3부에서는 미국 사회에 반 아랍, 친 이스라엘 편견을 조장해온 시오니즘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4부에서는
9.11테러 사건의 직․간접적 원인이 된 이스라엘과 아랍의 뿌리 깊은 갈등의 문제점과 양측의 평화 공존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마지막 5부에서는
자신이 왜 서구 사회의 위선을 그토록 신랄하게 비판하는지 밝히고 있다. <‘편역자의 글‘중에서.>
9.11의 대참사와 그 이후 일어난 피의 보복전쟁, 미국은 9.11이후 테러리즘의 근절을 명분으로 전쟁을 일으켰다. 하지만, 미국은 테러리즘과 이슬람이라는 종교, 그리고 아랍인과 중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이를 이해하지 못하여 이 네 가지를 하나로 보는 편협한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결과는 비극으로 치달아 지금에 이르게 된다.
사이드의 현실 인식과 그가 제시하는 방향은 매우 설득력 있고 합리적이다. 특히 동의어로 인식되어 있는 테러리즘, 이슬람 아랍과 아랍인을 분리하여 인식해야한다는 주장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반면, 사이드는 서구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이슬람, 아랍, 팔레스타인에 대한 비판과 충고 역시 아끼지 않는다. 정의에 대한 갈망, 그리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정책, 민중을 억압하는 부조리에 반대하고,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의 독립과 주권국가로서의 인정을 위해서 모두가 나서 투쟁해야 하지만, 그 방법은 테러리즘을 통한 방법이 될 수 없으며 우리는 제국적 침략에 도덕과 정의로 싸워야 한다. 테러리즘은 수단과 목적을 불분명하게 하여 우리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알리는데 부정적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논외로 그는 팔레스타인, 아랍의 발전을 위하여 건설적인 대안들을 많이 제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한계는 분명하다. 미구의 패권주의와 아람의 테러리즘, 그리고 이에 혹하는 민중들에 대해, 이 모든 것의 원인을 서로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다고 보고 사이드는 서로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 상호 공존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바른 방법이라고 본다. 그는 이상적인 방향에 대한 끊임없는 제시를 통하여 지식인들의 공감을 얻어내는데 성공하였으나, 현실에서 이를 실질적 행동으로 이끌어내는데 실패하였다. 현실의 문제는 상호이해로써만 극복 가능한 것이 아니며, 제국주의의 태생적 한계는 극복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보아야 한다.
이 책에서 그는 인티파다에 대하여 이스라엘의 강경책과 PA 지도부의 부패와 무능을 원인으로부터 도래한 부정적 결과물로 보았다. 분석한 내용들은 타당성이 인정되는 내용이며 사실이다. 하지만, 사이드가 인티파다로부터 팔레스타인식 민중의 역동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계기로서 이를 분석하지 않았고, 오히려 인티파다를 지도부의 무능과 부패의 결과물로 보았으며, 지도부의 쇄신을 통해서 팔레스타인 저항운동의 가능성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서 나타나는 민중의 주변성은 그의 한계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강력한 예이다.
사이드는 팔레스타인과 미국을 아우르는 사람임은 분명하다. 아셰르 아라파트와 함께 PLO 지도부 활동 경력을 통해 지도부의 부패와 무능함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이를 극복할 방안에 대하여 그가 끊임없이 노력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패권주의로 대변되는 현 정세의 태생적 한계과 민중의 주변성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이상, 그의 이상은 단지 이상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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