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충무공 탄신일 특집
충무공 탄신일(4월 28)을 기념해 기획된 이번 특집은 무대 연출에서부터 음악에 이르기까지 김태호 PD의 섬세하고 세련된 감각이 돋보였다. 무대 중앙에는 거북선 모형이 배치되어 있고, 왼쪽에는 충무공 이순신 동상이 달빛을 받으며 서 있고, 오른쪽에는 대형북이 놓여 있어 한 눈에 누구를 상징하고 있는 지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푸른 색이 감도는 무대의 바닥이다. 흔히 '퀴즈의 달인' 시기의 가장 기발한 무대 연출로 벽에서 박치는 소년이 튀어나오는 장면을 손꼽고 있지만, '충무공 탄신일 특집'의 무대 역시 그것에 조금도 뒤쳐지지 않는다. 그 까닭은 바닥을 푸른 색으로 해서 마치 이순신 장군이 거침없이 왜구를 무찔렀던 바다를 연상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블루 스크린으로 사용해서 현란한 바다 속 풍경을 CG로 재현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쌍박 파티 때 평소에 사용하던 외국 음악을 국악 버전으로 바꾼 것이나 브라질 무희들의 현란한 춤사위 대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무용단의 부채춤을 선택한 것 역시 섬세한 연출력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이번 특집에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것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국내 예능 프로그램들 중에서 충무공 탄신일을 기념해서 제작된 '최초의'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런데 당시에 독도를 둘러싼 일본과의 외교 마찰로 한참이나 시끄러웠고, 지난 주에 '중국 특집'이 방영될 때 한일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었다는 속보가 자막으로 나가기도 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무한도전이 왜 굳이 '국내 최초'로 충무공 탄신일 특집을 기념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되었는가를 쉽게 유추해볼 수 있다.
수줍은 재석씨, 친절한 영애씨를 만나다
유재석은 4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 TV 예능상을 수상하게 된다. 당시 유재석은 평소 좋아하던 이영애 옆자리에 앉았으나 극도로 긴장한 탓에 말 한 마디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경직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장시간 동안 옆자리에 앉았는데 너무 떨려서 얘기를 못했던 이영애씨, 이 자리를 빌어서 뵙게되어 영광이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고 30분 동안 한 마디도 못해서 답답해서 이렇게 나와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해 좋아하는 연예인 앞에서 말도 못하고 수줍어 하는 소년같은 인상을 주어 많은 사람들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일이 되어 유재석은 이영애와 동반 CF를 찍게 되었다. 광고 기획자에 따르면, "작년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유재석씨가 상을 받은 뒤 옆자리에 앉은 이영애씨에게 쑥스러워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고 소감을 밝힌 것이 무척 인상적이어서 광고소재로 사용해보기로 했다"고 하는데,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금융 이미지를 부드럽고 친숙한 이미지로 만들기 위한 광고 콘셉트와 어울리는 선택이 아니었나 한다. 게다가 바로 그 광고 CF가 계기가 되어 이영애가 무한도전에 출연하게 되기도 했으니 이것이야말로 1석2조가 아니었을까.
'충무공 탄신일 특집'은 백상 예술대상, 이영애, 무한도전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또한 개그우면 김미진의 신기에 가까운 성대모사 실력으로 인해 무한도전의 수많은 몰래 카메라 중 가장 성공적인 작품에 포함될 만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다. 더불어 '김수로 특집'과 '무한 어워드'로 이어지는 이영애 성대모사 시리즈의 첫 시작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정준하의 몰래 카메라 작전이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통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 이전부터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진행시켜왔기 때문이다. 정준하는 연예계의 마당발로 잘 알려져 있었고, 프로야구 선수 이종범이나 탤런트 이다해와의 통화를 통해 그 사실을 입증시켰고, 그가 한 동안 영화와 드라마 쪽에서 활동을 해왔다는 사실 역시 정준하라면 이영애와도 연락이 닿을 지 모른다는 막연한 믿음을 멤버들에게 심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무한도전의 쇼는 쇼 바깥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사건들과 긴밀한 연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세심하고 치밀한 연출은 현실과 허구 사이의 성긴 간극을 촘촘하게 메꾸어서 그 틈을 쉽게 눈치챌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허구와 실제를 혼동하게 되고 쇼에 빠져들게 된다.
가령 백상 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유재석과 이영애 사이에 있었던 일을 패러디하고 있는 광고를 찍고 있는 유재석과 이영애가 무한도전에 출연하고 있는 모습을 TV로 시청하게 된다면, 시청자들이 보게 되는 유재석은 시상식의 유재석을 연기하는 유재석인가, 아니면 시상식의 유재석처럼 이영애 앞에서 여전히 수줍어 하고 있는 무한도전의 유재석인가? 그리고 유명 스타 앞에서 떨고 있는 유재석은 그의 본 모습인가 아니면 연기인가?
무한도전과 탤런트 이다해의 잘못된 만남?
무한도전 멤버들과 탤런트 이다해와의 2세 합성 사진은 충격적인 영상이 주는 재미 이외에 각자의 2세에 대한 각각의 반응들이 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합성된 자신의 딸 사진을 보고 충격에 쓰러질 수 밖에 없었던 박명수의 모습이나, 그래도 자신의 2세가 낫다며 서로 아옹다옹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사진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더욱 배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재석과 나경은의 결혼이 발표되었을 때 방송과 언론 매체에서 만들어 유포시킨 2세 합성 사진은 수준도 떨어질 뿐 아니라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큰 재미를 주지 못했다.
반면에 무한도전 멤버들의 2세 사진에는 평소 그들이 보여주었던 성격, 행동, 인물 등이 포괄적으로 담겨 있기 때문에 그러한 기억을 간직한 사람은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 그 사진들을 꺼내봐도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어이없게 만들어진 2세의 사진을 보며 잠깐 웃을 수는 있겠지만, 이야기와 역사가 담겨 있는 사진이 제공하는 웃음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2세 합성 사진은 합성되고 있는 사람의 주요한 특징을 담고 있다면 점에서 오히려 그 사람의 외형적 특성을 더욱 부각시켜주고 있다. 그래서 유재석의 딸은 아빠처럼 입이 튀어나와 있으며, 박명수의 외꺼풀인 딸은 그의 쌍꺼풀이 성형수술의 산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얼굴이 유달리 큰 정준하의 딸은 헬멧이라 불리는 아버지의 큰 얼굴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고, 노홍철의 딸은 아빠와 마찬가지로 심지어 수염까지 나 있다.
그러니까 무한도전이 2세의 합성 사진을 통해 노리고 있는 효과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하려는 것 뿐 아니라 멤버들 각자의 캐릭터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by ddolappa
1. 탁월한 무대연출
2. 국악버전 쌍박송
3.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4. 노홍철의 꿈
5. 맞는 갑옷이 없을 거란 하하의 말보다 자신의 말을 끊는 유재석이 더 가슴 아픈 어린 뚱보
6. 부역면제 헬멧 준하
7. 무한 드라마 <비됴 유재석 장군>
8. 제1부 날아간 북채
9. 제2부 화살에 맞은 비됴 유재석 장군
10. 간막극 - 적은 내부에도 있다!
11. 제3부 노란머리 왜구의 공격
12. 공익광고 협의 좀 해
13. 박명수, 이대하(?)하고 결혼할 수 있다!
14. 유재석과 이영애의 만남
15. 이영애는 무한도전을 즐겨본다!
16. 준하의 떡밥
17. 내기
18. 이영애가 출연한 영화가 'JAK'
19. 말 더듬는 국민MC
20. 박명수가 창피한 유재석
21. 북치고 박치기
22. 빈정 상한 어린 뚱보
23. 불친절한 영애씨!
24. 꼴등 노홍철
25. 아시아 챙기지 말고 나부터 챙겨!
26. 노홍철의 큰 북을 울려라!
27. 뭐야 이건!
28. 초토화된 무한도전
29. 준하를 처벌하고 싶지만
30. 젊은 양반이 왜 이리 나태해!
31. 오동도 사건이나 보여줘요!
32. 박명수의 오동도 사건
33. 유재석과 이영애
- 백상 예술대상 시상식에서
- 광고 속에서 만난 유재석과 이영애
- 이영애 in 무한도전
박명수의 오동도 사건 by aestheticism
http://tvzonebbs6.media.daum.net/griffin/do/talk/gallery/challenge/read?bbsId=S000054&articleId=8624
미리보는 유재석 이영애 광고 by 꿈꾸는주유소
이영애 in 무한도전 예고편 by 새빛
이영애 in 무한도전 by bbogu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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