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국 신 화
1. 중국 신화란?
신화란 무엇인가? 이것은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중국엔 고대로 신화라는 말조차 없었다. 이 말은 역시 근래에 와 외국에서 수입된 것이다.
신화란 일반적으로 자연의 제현상이나 자연과의 투쟁의 반영이요, 또 광범한 예술적 보편화에 있어서의 사회생활의 반영인 것이다.
이것은 산회의 탄생이 현실생활에 바탕을 둔 것이지 인류의 공상의 산물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하고 있다.
신화의 발생은 인류가 대자연에서 일어나는 각종현상, 예컨대 풍우, 번개, 수풀 속에서의 큰 불, 태양과 달의 운행, 무지개나 구름이나 안개 같은 형상... 이런 것들을 대하는 사이에서 얻는 경이로운 감각인 것이다.
그 놀라움을 안고 해석이 나지 않았을 때 그것들을 영혼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신이라 불렀던 것이다.
그들은 해, 달... 등을 신으로 보았을 뿐 아니라 가지가지 동물과 식물 그리고 메뚜기 같은 작은 생물마저도 신으로 여겨 숭앙하였다.
즉 이른바 애니미즘(animism)이다. 이러한 명연한 관념가운데서 원시신화와 원시종교는 생성된 것으로 이러한 원시신화 내지 원시 종교야 말로 정히 원시인들이 생활 가운데서 발전시키고 날로 총명해지는 두뇌로 창작해 낸 것이다.
또 신화 가운데서는 여러 신들의 저명한 자손들이 어떻게 하여 소를 부려서 밭은 갈았는가, 어떤 식으로 농업상의 공작기구를 발명하였는가, 어떻게 해서 수레와 배를 창조하였으며 어떻게 적을 막을 활이나 화살 그 밖의 무기를 만들었는지, 또 음악과 가무를 창제하고 여러 가지 아름다운 악기를 제조하였는가를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전설에 있어 창조와 발명은 태고시대 사람들의 지혜와 노작에 대한 찬미를 항상 말해주고 있다.
중국의 고대신화에는 일찍이 여러 군데 신향, 악사의 전성이 있었는데. 이러한 신선고장에서의 이상의 극지는 일, 즉 힘써 일하지 않고도 세상을 유쾌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중국 고대 신화 이훈종 (범문사) p.1~3
2. 중국 고대 신화의 발자취
중국이나 인도, 그리스, 이집트 등과 같은 몇몇 고대 문명 국가들은 제각기 풍부한 고대 신화를 지니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그리스나 인도의 신화는 매우 완벽하게 보존되어 전해지고 있는 데 반해 유독 중국에서만은 그렇지가 못하다. 원래 중국의 신화도 풍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안타깝게도 전해지는 과정에서 많이 산실됨으로써 단편적인 신화만이 남게 되었는데 그것마저 고인들의 저작 속에 분산되어 있었던 까닭에 내용상 조리가 없다. 따라서 그리스나 기타 민족의 신화와는 비교가 되지 못한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인류는 하늘을 비행하는 몽상을 꾸어 왔다.
그렇게 때문에 비단에 관한 이야기가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빨리 달리고 싶은 몽상 때문에 달리는 신발에 관한 이야기도 있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모두가 외국 신화 중에 보이는 내용들이기는 하지만 중국 신화에는 장비국(긴팔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 나오는 장비(긴 팔)라든지 기고국(기이한 다리를 갖고 있는 나라)의 비거(날아 다니는 수레), 그리고 곰으로 변신하여 환원산을 뚫고 홍수를 다스렸다고 하는 우와 하룻밤 사이에 열벌의 옷을 만들었다고 하는 7선녀의 자매들 등의 각종 생동감이 넘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들은 모두 소박한 환상의 소산물이자 당시의 사회의식을 농후하게 때고 있는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중국의 고대 신화 중에는 선향락토에 관한 전설이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성향락토(仙鄕樂土)에 관한 최고의 이상은 불경이식, 부직이의(不耕而食, 不織而衣;일하지 않고도 배불리 먹을 수 있고 옷감을 짜지 않고도 잘 입을 수 있는)의 경지로 표현되고 있는데, 곧 힘들게 일을 하지 않고도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중국의 단편적인 신화는 시인이나 철학자에 의해 적지 않게 보존되어 왔다.
이를테면 굴원의 이소나 구가, 천문, 원유와 같은 아름다운 시편속에는 신화나 전설의 매우 풍부한 자료가 보존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천문은 각종의 기괴한 내용을 두루 담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시의 형식을 빌린데다 전부가 문어체로 되어 있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지금으로부터 1천 8백여 년 전 동한의 왕일이 초사에다 최초로 주석을 달면서부터 문의를 벗어난 억설을 시도함에 따라 후세인들은 더욱더 자기 주장만을 펴기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우리가 좀더 연구를 한다면 대강의 실마리는 찾아낼 수가 있다.
※중국 고대 신화 저: 원가 역: 정석원 (문예출판사) p.9~13
현존하고 있는 서적 중 고대의 신화 자료를 가장 풍부하게 보존하고 있는 저작은 산해경이라고 하겠다.
이 책은 총 18권으로 되어 있으며 우(禹)와 백익(伯益)의 작이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사실은 무명씨의 작품으로 어느 특수한 한 시대나 인물에 의해 Tm여진 작품은 아니다. 이를테면 '오장상경'은 동주 시대의 작품이고, '해내외경' 8권 춘추전국시대에 쓰여졌을 가능성이 많으며, '황경'4권과 '해내경'1권은 한 대 초기 사람의 작품이 틀림없다. 비록 산해경의 신화 내용이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신화의 본래 면모를 지니고 있는 만큼 매우 진귀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산해경의 내용을 잠깐 들어본다.
*동해의 바깥에 대학이라고 하는 커다란 골짜기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소호씨의 나라다.
소호의 어린 아들 전욱이 이곳에서 살고 있었는데 잘못하여 거문고를 대학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또 감산이라는 산이 있는데 이곳에서도 감수가 흘러나와 감연이라는 못을 형성하고 있다.
대황의 동남방 모퉁이에는 피모지구라는 산이 있다. 동해의 바깥, 대황의 가운데에는 대언이라는 산이 있는데 해와 달이 그곳에서 나온다.
※산해경연구 서경호 (서울대학교 출판부) p.5~6
3. 중국의 신화와 그 신화를 만든 신들
▶하늘과 땅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자연은 어떻게 생겼났는가?
아득한 옛날 하늘과 땅이 아직 열리지 않았을 때 우주의 모습은 칠흑같이 어두운 혼돈상태로 마치 거대한 계란 모양과도 같았다.
인류의 조상 반고(盤古)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업는 커다란 거인이었다. 그는 이 칠흑처럼 깜깜한 혼돈 상태의 게란 속에서 잉태되어 무려 1만 8천 년 동안이나 계속 잠을 잤으며 잠자는 동안 쉬지 않고 끊임없이 자라나고 있었다. 어늘 날 반고는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부시시 몸을 일으킨 반고의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칠흑처럼 깜깜한 어둠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가슴이 답답하고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주는 반고가 그대로 참고 견디어 내기에는 너무나 어두운 혼돈이었다. 반고는 눈 앞의 암흑에 참을 수 없이 화가 나 어디선가 도끼를 가지고 와서는 칠흑같이 어두운 혼돈을 향해 힘껏 휘둘렀다. 그러자 쩍하는 거대한 굉음과 함께 이 거대한 계란이 갑자기 갈라지기 시작했다.
갈라진 많은 조각들 가운데 가볍고 맑은 것은 천천히 위로 올라가 하늘이 되었다. 그리고 탁하고 무거운 것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와 땅이 되었다. 하늘과 땅이 완전히 나뉘어진 이후 반고는 또다시 하늘과 땅이 합쳐질까 두려운 나머지 자신의 머리로는 하늘을 받쳐 이고 발로는 땅을 밟은 채 하늘과 땅의 한가운데에서 있었다. 당시 하늘과 땅은 나날이 쉬지 않고 변화하고 있었다.
하늘과 땅이 변함에 따라 반고의 몸 역시 함께 변화해 갔다. 반고가 임종에 이르자 그의 온 몸에서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그가 내쉬는 숨은 맑은 바람과 구름으로 목소리는 우레로 왼쪽 눈은 태양으로 오른족 눈은 달로 변하였다. 그리고 그의 수족과 몸뚱이는 대지의 사극과 이름난 다섯산으로 그의 피는 내와 강으로 근육은 길로 피부와 살은 비옥한 밭으로 머리카락과 수염은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별들로 피부와 그 위에 난 솜털은 풀과 나무로 이빨과 골수등은 번쩍거리는 금속과 단단한 암석과 아름다운 진주와 옥석으로 변하였다.
심지어 아무 쓸모도 없는 땀조차도 만물을 윤택하게 하는 비와 이슬과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로 변하였다.
인류의 조상 반고는 새로이 탄생한 이 세상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자신의 온 몸을 바쳤던 것이다.
※중국 고대 신화 이훈종 (범문사) p.9~12
▶인류가 생성된 것은 무엇때문인가?
천지가 개벽한 이후 하늘에는 태양과 달과 별이 나타나고 지상에는 산천초목이 출현하였으며, 심지어는 길짐승 날짐승, 벌레, 물고기까지 출현하였다.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신통력이 뛰어난 여와라는 여신이 출현하였다. 그녀는 하루에도 70여 차례나 변하였을 정도로 그 신통력이 뛰어났다고 한다.
어느 날 이 위대한 여신은 초목이 무성하게 우거진 원야를 거닐며 주위의 풍경을 둘러보게 되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온갖 만물이 다 생겨났건만 이 외로움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그녀는 골똘히 생각에 잠긴 채 연못가의 황토를 파서 물과 섞어 반죽을 하였다. 여와가 반죽을 하여 빚은 것은 바로 어린 아이의 형상이었다. 여와는 그것을 조심스레 땅 위에 내려놓았다. 놀랍게도 흙으로 빚은 작은 덩어리는 땅에 닿자마자 생명이 깃들여져 이내 입을 열고 외쳐대는 게 아닌가?
※중국 고대 신화 이훈종 (범문사) p.13~16
▶중국의 모든 신의 기둥이 된 도교
도교는 중국에서 생성된 종교로 특히 중국인들 생활상의 모든 개념들이 신이라는 형태로 도교 속에 흡수되었다. 거기에다가 외래종교의 요소도 가미되었기에 도교 속의 신단은 매우 방대하고도 복잡하다.
중국 고대로부터 내려온 천신(天神)과 지기(地祇,地神) 및 인귀(人鬼)들이 있고 거기에 적잖은 유가의 선왕과 성현들이 흡수되었으며 불교 계통의 관음보살이나 염라대왕과 여러 귀졸(鬼卒)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도교 신계의 형성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점차 복잡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도교의 실질적인 창시자라 할 수 있는 후한 말년의 장도릉은 도교의 권위와 영향력을 높이려고 600여년 전의 노자를 도교의 조사로 모시며 태상노군이라는 칭호를 부여하고 도덕경을 경전으로 내세웠다.
※중국의 토속신과 그 신화 -진기환 (지영사) p.32
▶중국인의 보편적인 최고신 옥황상제
도교의 고급 천신으로 삼청이나 사어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옥황대제(玉皇大帝)에 대해선 부녀자건 어린 아이건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옥황대제는 도관내 옥황전에 있는 나무나 흙으로 만든 옥황이 아니고 모든 신의 왕이라 할 수 있는 모든 천신과 지기와 인귀들을 총괄하는 무한한 능력을 가진 그야말로 최고의 옥황대제이다.
위세 당당하고 명성이 쟁쟁한 옥황대제는 당나라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옥화대제가 나타난 이후, 송 진종의 추존으로 최고의 지위를 차지하고 여러 초능력을 가진 모든 중국인이 숭배하는 보편적인 최고의 신으로 정형화되었던 것이다.
※중국의 토속신과 그 신화 -진기환 (지영사) p.35
▶중국의 여신 서왕모
중국인들은 서왕모를 온화하고 위엄있는 풍채에 가장 고귀한 하늘에서 제일 가는 귀부인 옥화대제의 부인이라고 생각한다.
서왕보에 대한 이런 평가는 서유기 같은 신마소설(神魔小說)이나, 서왕모의 사당인 낭낭묘(娘娘廟)에 모셔진 모습에서 나왔을 것이다.
중국인들은 삼십을 약간 넘어선 성숙한 미모의 여인 절대 권력과 함께 초능력도 겸비한 미인이 바로 서왕모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서왕모는 그런 미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날카로운 이빨이 주둥이에 꽉 찼으며 거기에다 꼬리까지 달렸고 사나운 소리로 울부짖던 여인이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서왕모는 한 부족의 족장에서 악신으로 그리고 다시 선신으로 바뀌더니 마침내 모든 여선의 우두머리가 되어 지금까지 군림하고 있다.
※중국의 토속신과 그 신화 -진기환 (지영사) p.43
▶자연현상은 신들이 만든것이다.
자연현상은 고대인들에게 혜택을 베푸는 동시에 위협적인 존재였다.
천둥과 바람, 구름과 비와 눈 등 자연현상의 원인을 잘 알지 못했던 고대인들은 그런 현상에 대해 신비감과 외경심을 갇고 보면서 그런 자연현상을 분명히 나와 다른 역량을 가진 존재의 행위로 인식하였다.
따라서 모든 것을 천상에 있는 신령들의 의지나 행위로 보아 그 존재에게 자신을 도와 순조로운 선취가 이루어지도록 기원했다.
고대인들은 그들과 다른 역량을 가진 존재를 신령이라 생각했고 그신령은 그들 주변 어디든지 존재한다고 믿었다. 동녘에 떠오르는 붉은 해, 구름 한점 없는 만리창공, 얼굴에 스치는 산들 바람이 있는가 하면 온통 먹빛 하늘의 검은 구름에 과풍과 폭우 그리고 천둥 번개와 벼락이 모두가 하늘에 있으니 하늘이 무섭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현상의 출현과 변화는 인간으로서는 전혀 에측할 수 없는 신의 의지라 생각했고 그에 따라 뇌신, 우신, 풍신, 태양신 등이 창조되었다.
특히 천둥과 번개는 천신의 위엄을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무서운 존재이기에 더욱 경배의 대상이 되었다.
※중국의 토속신과 그 신화 -진기환 (지영사) p.54~55
4. 중국의 신화를 말한다.
신화를 통해 우리는 이와 같은 고대인들의 사상 관념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신화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문학과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게다가 신은 인류 사회 유년기의 소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신화가 비록 역사는 아닐지라도 그것은 역사의 그림자 일수 있으며 역사상 돌출된 단편적인 기록일 수도 있다.
이밖에 신화는 민족성을 반영하고 있다. 어느 나라의 신화든 제각기 자기 나라의 민족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신화도 도처에서 중화민족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신화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훌륭한 유산을 계승하는 것으로 고대인들의 사상이며 그들의 생각이나 모든 것들을 보여주는 하나의 매개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고대 신화 저: 원가 역: 정석원 (문예출판사) p.24~25
'문학의 세계 > 신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중국 신화관의 변천과정 연구 (0) | 2008.07.09 |
---|---|
[스크랩] 중 국 신 화 2 (0) | 2008.07.09 |
[스크랩] 중국 신화전설속의 인물괴물 (0) | 2008.07.09 |
[스크랩] 중국신화모음. (0) | 2008.07.09 |
[스크랩] 한편으로 읽는 그리스신화 (0) | 2008.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