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경제

[스크랩] 세계 경제 ‘불황의 파도’ 높진 않지만 오래 갈듯

ddolappa 2008. 9. 4. 16:09

 

 

 

 

 

美 이외의 국가, 실물경제의 고통 이제 막 시작

유가 계속해서 내려갈 땐반짝 경기회복기대

美보다 유럽이 더 침체금리 정책 차이 때문

달러화 20%정도 저평가당분간 강세 보일 듯

 

 

최근 세계 경제의 움직임은 마치 우리의 판단력과 인내심을 매일 테스트하는 듯하다.

 

연일 치솟던 유가는 돌연 급락세로 돌아섰고, 기세 좋게 뛰어오르던 원자재 가격 역시 하락세가 완연해졌다.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달러는 돌연 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변함이 없는 것은 경기침체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글로벌 물가불안 역시 여전하다는 점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쇼크의 안전판으로 기대됐던 이머징마켓 조차 예상보다 심한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본과 유럽지역은 지난 2분기에 급기야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본격 상륙했음을 알렸다. 글로벌 경제는 점점 더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과 저성장이라는 쌍끌이 불안을 어떻게 극복할지는 여전히 난제(難題)로 남아 있다.

 

이에 한국에서 가장 분석력이 뛰어난 이코노미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지원 JP모건 한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상무)에게 부탁, 세계경제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 형태로 풀어보았다.

 

 

1. 세계 경기 침체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번 글로벌 경기 둔화기는 크게 두 가지의 특징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첫째, 경기 둔화의 정도는 과거의 경기 침체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이다. 이는 2002년 이후 시작된 경기 확장기에 금융 부문에 상대적으로 거품이 많이 끼었던 반면, 기업 부문의 펀더멘털은 과거와 달리 상당히 건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 부문의 거품이 꺼지면서 느끼게 되는 고통은 과거보다 클 수 있겠지만 실물 부문으로의 전이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

 

둘째, 경기가 본격 회복되기까지의 기간은 과거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글로벌 실물경기가 본격적인 타격을 받기 시작한 시기 자체가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 2006년 중반에 시작된 미국 부동산 거품 붕괴와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가 미국의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까지 거의 1년 이상이 소요됐다. 또 이와 같은 미국경제의 문제가 이웃 국가들에 영향을 주게 된 것은 그로부터 다시 6개월 이상이 지난 올 2분기쯤부터였다. 미국 이외의 국가들이 느끼게 되는 실물경제의 고통은 이제 막 시작이 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과거와 달리 세계 경기의 거품이 일거에 없어질 수 있는 계기가 기대되지 않는다는 점도 악재라면 악재다.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 등 과거의 사례를 보면, 경기 둔화가 끝나고 새로운 확장 사이클이 시작되기 전에 특정 지역에서 급격한 유동성 위기나 경기 침체가 나타나면서 세계경제의 과열을 현저히 감소시키고 역설적으로 경기 반전(反轉)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또한 다른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하는 부담을 상당히 완화해 주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 사이클의 경우, 최근 누적된 경상수지나 외환보유고 상황을 고려해 보면 급격한 유동성 위기나 경기 침체를 경험할 국가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국·유럽 등 경제규모가 큰 국가들이 아주 오랫동안 저성장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상당 폭 올려서 인위적인 긴축을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시 말해 경기와 인플레이션 중 최소한 하나는 희생할 수밖에 없는, 다소 우울한 경제상황이 한동안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 내년 초반쯤 경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에는?

 

어느 경기 순환기에서나 1~2년 단위로 진행되는 소() 사이클(mini-cycle)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유가 움직임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유가가 계속 떨어지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개선되고, 기업은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중앙은행도 물가압력이 줄어들어 보다 유연한 통화정책을 펼 수 있다. 이로 인해 경기가 반등할 수 있는 단초가 생기게 된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 경제일수록 유가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1~2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나 기업활동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경우 기업들이 재고를 상당히 보수적으로(적게) 운용해왔기 때문에 유가하락이 소비회복으로 이어진다면 기업의 생산활동은 상당히 의미 있는 반등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경기 반등은 향후 2~3분기 안, 즉 빠르면 내년 초에 시작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경기 회복은 몇 분기 이상은 지속되기 힘든,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소 사이클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글로벌 경기가 둔화돼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했는데, 만일 경기가 반등한다면 소비가 회복되어 또다시 유가가 자극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최근 유가하락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의 깊은 경기침체가 동반되지 않는 한, 수요 압력에 의한 근원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물가)’을 하락시키는 데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JP모간 추정에 의하면 수요 측 요인에 의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은 1990년대 경기 사이클의 피크(peak) 때보다도 높은 수준에 있다.

 

따라서 만일 단기간 안에 세계경제가 의미 있는 회복을 보인다면, 이는 결국 인플레이션 압력을 추가적으로 높이게 되고, 주요 중앙은행들로 하여금 금리인상을 다시금 가속화할 여지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만일 가까운 장래에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인다 해도 이는 일종의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약세장 속의 단기 상승세)가 아닐까 싶다.

 

 

3. 최근 미국보다 유럽과 일본경기가 더 침체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책 대응이 서로 달랐던 게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경우,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가 실물 경제에 파급될 것을 우려해 지난 1년 동안 3.25%포인트에 이르는 과감한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상반기에는 대규모 세금 환급을 통해 소비가 위축되는 것을 막았다. 반면 유럽 중앙은행 (ECB)은 인플레이션에 보다 관심을 두고 지난 7월에는 금리를 인상하기까지 했다.

 

유럽의 금융기관들 또한 미국 서브프라임 대출을 기초 자산으로 발행된 여러 신용 파생상품에 투자해왔기 때문에 미국 부동산 거품 붕괴나 서브프라임 대출 부실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런 와중에 유럽 중앙은행이 미국과는 달리 다소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폄에 따라 금융부문 충격의 상당 부문 실물 부문으로 전이시켰던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미국의 저금리와 EU의 고금리로 대변되는 상반된 금리정책은 달러 약세, 유로화 강세의 기조를 강화함으로써 유럽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미국 수출품 수주량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유로 지역 수출품 수주는 급감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제조업 비중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높아 해외부문의 충격에 민감한 데다,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원유나 원자재 수입의존도도 높기 때문에 그 가격상승으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의 충격 역시 상대적으로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나 수입의존도가 일본보다 더 높다. 하지만 다행히도 한국은 최근 상대적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시장이나 조선업 등으로 수출이 다변화돼 있었던 것이 상당한 완충 작용을 해 주었다.

 

 

4. 최근의 달러 강세는 추세적 전환인가?

 

최근 진행되고 있는 달러 강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가치는 미국의 경제전망이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거나, 미국 금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될 경우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부진이 깊어진다고 전망되는 시기일지라도, 만일 미국의 경기침체가 세계경제 전반에 영향을 것이 우려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곤 했다. 이는 세계경제 전반이 심각하게 둔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미국이 안전하다는 시장의 믿음 때문이다. 미국 경기침체기에 역설적으로 달러가 안전(安全)자산으로 주목 받는 것이다.

 

 

 

최근의 상황은 이런 여러 요인들이 모두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 경제를 비롯해 세계경제 전체가 저()성장 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적어도 한동안은 유럽과 일본의 경기침체가 미국보다도 더 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의 경우 금리가 매우 낮기 때문에 금리를 추가적으로 내릴 가능성보다 올릴 가능성이 많은 반면, 유럽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유로화에 대한 달러 강세 전망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좀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달러가 모든 통화에 대해서 강세를 보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를 해결하느라 소진된 미국의 재정(財政)상황이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많다. 또한 최근의 달러 강세가 2~3분기 이상 지속될 경우 미국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결국 경상수지를 악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실질 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기준에서 볼 때 현재 달러화의 가치는 지난 40년 간의 평균에 비해 20% 정도 저평가돼 있으므로 당분간 달러가치가 상승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장기 평균 수준을 넘어설 만큼의 달러 강세는 쌍둥이 적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이다.

 

 

5. 원화 약세는 지속될 것인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원화 약세는 단기 조정이라기보다는 중장기적 추세전환일 가능성이 크다. 우선 경상수지 악화와 함께 자본수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직접투자수지 및 간접투자수지 모두 만성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지난 2년 동안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가 너무 과도한 나머지 많은 수출업체들이 환() 헤지라는 이름 하에 이미 많은 달러를 팔아버렸다는 것이다. , 향후 원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 미래 어느 시점에 공급될 달러 수출대금 중 상당 부분을 이미 시장에 내다 팔았다. 따라서 앞으로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인다고 해도 실제 외환시장에 공급될 수 있는 달러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역외펀드 등 해외 투자상품을 판매한 금융기관들까지 환 헤지에 나섰음을 감안하면 원화 약세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다만, 원화 약세의 속도 자체는 한동안 완만해질 것이다. 최근의 유가하락은 하반기 경상수지가 개선되리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한 인플레이션 억제가 정책의 우선 과제로 간주되면서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출처: 위클리비즈]

 

 

 

 

출처 : 우보의 중국생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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