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제국의 최고 전성기 때 로마제국의 권위와 비슷한 혹은 더 강력한 권력의 비판 세력이 있었다면 그렇게 허무하게 권력의 부패와 퇴화를 거듭하며 하락세를 그렸을까요……. 물론 동로마제국은 천 년을 지속하지만요.
<무한도전>의 대표적인 비판세력은 일부 언론들이겠죠.
안티팬들은 그 만큼의 파급 효과를 지니지 못하고요. 일부 네티즌들이 말도 안되는 비난을 퍼부을 경우, 이제는 자체적으로 비판 논쟁하며 정화가 이루어지니까요. 수구세력들이 불리할 때 지적하는 인터넷상의 폭력성은 옛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명제를 서둘러 하지 않는 이유도 가장 피해 볼 세력이 그들이기 때문이겠죠. <백분토론>에 나온 진중권의 천기누설만 아니었어도… 아쉬울 따름입니다.ㅋ
어쨌든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는 갈수록 더해지는(광기를 띤다고 할까요) 언론같지 않은 일부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보면서 역설적으로 새로운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무한도전이 본격적으로 언론에게 주목받게 된 시점은 스타 게스트를 섭외한 경우를 제외하면 서서히 실외로 나온 2006년 하반기부터겠죠. 대한민국 2%들의 '무풍'에 대한 국민의 관심사가 심상치 않았거든요. 그래도 이때는 시청자가 보는 방송사간 경쟁이 미미할 때 입니다.
2007년 상반기, SBS에서는 <슈퍼 바이킹>이 참패한 이 후,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아시다시피 '4주만에 따라잡겠다'고 공언한 <작렬, 정신통일> 입니다.
비판이 아닌 비난언론의 활개는 이때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SBS가 사주했든 하지 않았든 약속한 듯이 비난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무한도전의 진가를 알고 있는 많은 네티즌들은 '악성 기사'에 '비판 댓글'로 대응합니다.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기이한 광경이죠.
2007년 상반기때는 무한도전이 승승장구 할 때입니다. (저는 시청률을 떠나서 지금이 훨씬 더 최고의 만듦새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태호PD도 컸고, 멤버들도 컸고, 네티즌들도 컸습니다. 함께 자라는 거죠.) 온가족과 장년층이 시청하는 드라마를 제외하곤 시청률 최고였죠.
비난 언론은 비난 또는 비판 기사를 쓸 때마다 엄청난 조회수와 반응에 주목했을 겁니다. 양질의 새소식을 공정하게 전하는 언론으로서의 공공성을 집어 던지고 조회수에 얽힌 광고료에만 매진하는 풍토의 단면입니다.ㅉ
<작렬, 정신통일>이 한 자리수 시청률로 종영하고 2007년 9월에 그 말 많았던 <라인업>이 등장합니다. '3년안에 무한도전을 따라잡겠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경쟁구도를 언급합니다. 아시다시피 상대가 되지 않는 열세를 보이면서 경쟁을 의식한다는 것 부터가 이경규와 제작진의 실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라인업의 등장은 주로 무한도전을 시청하고 옹호하던 네티즌들을 조금씩 나누게 됩니다. 라인업이 최고의 출연진을 데리고 프로그램에 물량 공세를 하면서 팬들을 만들게 되고 무한도전을 비판하던 일부 네티즌들이 반박을 받으면서 열성적인 무한도전팬들은 하나로 단결되고 비판하던 네티즌들은 무한도전에 관심이 떠나거나 라인업을 시청했을 테죠.
주목할 것은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이었던 KBS <스펀지>는 가끔씩 보였던 말도 안되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무한도전 팬들의 비판이 적었는데 그들은 그들의 제작의도를 가지고 타방송국의 프로그램을 언급하지 않고 묵묵히 그들만의 프로그램을 제작했기 때문이었죠.
시청자들이 갈리는 현상은 드디어 KBS <일박이일>과 관련해서 심해졌는데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일박이일이 생겼을 때 시간대가 달랐기 때문에 경쟁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고 초창기에는 인원수가 많은 점도 그렇고 무한도전의 컨셉을 차용하는 점은 그리 발견되지는 않아서 여기 텔존에서도 적지 않게 긍정적으로 언급되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서서히 언론의 수작이 시작됩니다. 무한도전과 엮기 시작한 거죠. 지긋지긋했던 정신통일과 라인업때처럼 경쟁구도로요. 무한도전은 무조건 비난하고 깎아 내리면서 일박이일에는 찬사를 보내는 것을 바라 본 네티즌들과 무한도전 팬들은 분통을 터뜨리게 됩니다. 일박이일 이명한 PD의 '무한도전 따라잡기'도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고요.
2008년 9월 18일 '지못미2'에서 정준하 욕설과 관련된 악성 기사는 정점을 찍습니다. (이것이 정점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무한도전에서는 이례적으로 신속한 대응을 재치있게 풀어냈지만 '논란'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꼼꼼히 따져 물은 것으로 보아 그들의 상처와 단호한 태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시청자인 우리들도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데 제작진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방송이 끝난지 십몇분도 안되서 시청자 반응까지 언급한 악성 기사가 뜨는 것에 대해서, 일개 오락 프로그램이 사소한 잘못을 몇 개 했어도 시사·교양 프로그램 실수한 것인양 호들갑을 하는 언론과 그것에 동조하는 네티즌들의 반응에 대해서.
세심하고 마음이 여린(저의 느낌) 태호피디가 이런 피라니아들과 싸우면서, (거대 방송사에 있긴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뜨는 기사는 규모와 큰 상관 없으니까요.) 제작진, 출연진과 함께 이를 악물고 몇 번이나 분노를 다스리며 작품을 만들었을 겁니다.
MBC의 물질적인 지원과 동료들의 성원도 만만치 않았겠지만 태호피디는 하고자 하는 것을 강력하게 시도하며 무한도전에 뛰어들었을 겁니다. 그 완성도는 상상을 초월했겠죠. 이번처럼 무한도전의 꼼꼼함은 드럼 심벌 소리(치잇-파-)을 욕설로 오인한 언론 기사에 반론하면서 욕설이라면 작은 소리였어도 내보냈을리 없다고 말한 부분에서도 엿보입니다. 한나절 촬영 분량을 60분의 방송 분량으로 편집하는 과정에서의 압축적인 완성도는 또 어떻고요. 아마도 이런 완성도가 가능한 이유는 장기적인 작품 계획을 세우고 그 의도에 성실히 부응하려는 태도에 있겠지요.
비난일색이던 언론들조차 'Shall we dance?' 특집에서의 감동은 비판하지 못했으니까요.
만약, 누가 뭐라고 해도 네임밸류까지 최고인 '무한도전'이 시청자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언론들까지 찬사 일색이었다면…… 어떻게 보면 무한도전의 쇠락기는 그 순간부터 내재하며 찾아왔을지 모릅니다.
한국사람들은 비판을 잘 못해서 마음이 떠나기 전까진 온정으로 감싸안는 경우가 많죠. 이성적인 비판에 약하기 때문에 <백분토론>처럼 가끔씩 성인 개싸움을 보기도 하고요.
외부의 적은 대적하기 쉬워도 내부의 적은 싸우기 어렵죠. 출연진들 뿐만 아니라 출연진의 조력자들, 제작진들이 하나된 계기는 책임자와 연출자의 마음이 올곧아서 이겠지만 외부의 적들과의 싸움도 한 몫 했을거예요.
반민족 친일 시인인 서정주를 언급하긴 싫지만 어떻게 보면 무한도전을 키운건 팔 할이 비난 언론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 외부의 적들이 무한도전을 시청하며 사랑하는 팬들까지도 하나로 만들었겠죠.
다만 지금 시점에서 염려 되는 것은 무한도전이 아이돌화 되는 것인데, 무조건 감싸 안으며 소수의 비판을 집단적으로 응징하며 묵살하는 경우입니다. 그런 무조건적인 찬사가 도리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죠. 하지만 무한도전 안티들이 말하는 것처럼 무한도전'광빠' 정도의 모습은 제가 볼 때는 아직까지는 발견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돌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 집단적인 팬 문화가 부정적으로 나타날 때의 폐해가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긍정적인 팬 문화는 아름답죠.)
시청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활용하는 태호피디의 열린 마음과 천부적인 센스, MBC 제작진들의 숙련된 기술, 출연진들의 늘어난 방송 감각과 심화된 캐릭터, 네티즌들의 다양하고 성의있는 리뷰들.
이들을 바탕으로 무한도전은 최고를 향해 달리고 있는데 일부 비난일색 언론과의 반목은 깊어지고……. 어느 특정 집단이 악의를 가지고 공정하지 못한 세력을 형성하게 될 경우 그 사회가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을 일개 오락 프로그램과 언론과의 관계에서 또 보게 되네요.
마음의 상처는 부작용을 낳게 마련이지만, 즉 혹독한 언론의 행태는 무한도전과 팬들의 마음에 깊은 응어리를 만들게 되지만, 긍정적인 효과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결과를 낳았다라고 생각은 할 수 있을 것 같아 글을 써 봤습니다.
또 하나의 비난세력, 진짜 악마 방통위의 행태는 생각하기도 싫으네요. 언론은 제 3자라서 마음을 단련시키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진정 목을 움켜쥐고 있는 존재니까요.
방통위라는 존재 자체가 방송 프로그램을 격려하기 보다는 징벌하고 통제하는 입장이라 제작진들을 위축시키는 데다가 한 국가의 방송통신위원장이 행정부 대표의 멘토라는 사실이 객관성을 상실했다 보는거죠.
비난 언론들 사이로 한 줄기 빛을 발견하려다가 방통위를 떠올리니 급 암울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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