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발로 쓰는 무한도전 리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무한도전

ddolappa 2008. 2. 14. 15:44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무한도전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라는 속담이 있다. 까마귀가 날아오른게 배가 떨어지게 된 원인이 아님에도 우연한 시간적 인접성으로 인해 배가 떨어지게 된 사건의 원인처럼 보이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까마귀가 날아오른 사건(A)과 배가 떨어지게 된 사건(B) 사이에는 아무런 논리적인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뉴튼이 "오비이락(烏飛梨落)"으로 표현되는 어떤 세계의 법칙을 그대로 믿고 받아들였다면, 그는 결코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게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과 혹은 배가 땅으로 떨어진다는 단순한 사실에서 그 원인을 까마귀에서 찾는 것과 눈에 보이는 현상 너머에 존재하는 근원적 원인을 발견해내는 계기로 삼는 것과는 천양지차의 결과를 초래한다. 전자의 법칙에 의해 운영되는 사회는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제 각각의 원인들을 근거로 내세우며 혼란에 빠지겠지만, 후자의 법칙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는 약간의 논쟁은 불가피하겠지만 사회가 합리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본적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내가 숭례문 재건 기부와 관련해 무한도전이 휩싸이게 된 논란을 지켜보며 "오비이락" 고사를 떠올리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무한도전이 달력 판매와 같은 수익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 중 일부를 기부하기로 결정한 사실과 이명박 차기 대통령 당선인이 숭례문을 복원하기 위한 국민 성금을 제안한 사실을 연관시키는 것은 흡사 배가 떨어진 원인을 까마귀가 날아오른 데서 찾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우선 무한도전의 기부가 이명박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의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노홍철이 최근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받았다는 사실이다. 노홍철의 그 발언은 정확히 2월 8일에 방영된 <놀러와> 182회분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다음날 노홍철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호형호제하는 관계라는 식의 기사들이 올라왔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언론들이 한가지 사실을 빼먹고 보도했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는데, 그 날 노홍철은 취임식에 초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며, "꼭 갈게요, 녹화만 없으면...." 하고 단서를 달았다는 점이다. 노홍철의 이 발언은 자막으로도 분명히 처리가 되었고, 그 특유의 수다스러운 말투로 녹화가 있으면 갈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말했다.

 

 

 


그러니까 이 단순한 사실에서 유추할 수 있는 점은 적어도 노홍철은 방송활동 보다 정치적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비록 그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시장을 재임할 당시부터 인연을 맺기는 했어도, 그래서 "대통령 취임식까지 초대받았다"고 기뻐하며 "박수 크게 쳐 드리겠다"고 말은 했어도, 호시탐탐 정치권에 줄대기를 하려는 기회만 엿보고 있는 김흥국 같은 연애인들과는 차별화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노홍철과 같은 연예인과 친분을 쌓으려는 의도는 젊은 층에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예인을 가까이 함으로써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시키려는 의도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게 보다 타당해 보인다.

 

 

 


그리고 노홍철이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린다는 말을 건내는 것에서 그가 정치적으로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 것인지를 유추해내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다. 한 개인이 어떠한 정치적 신념을 갖는가는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의 문제이며, 이는 헌법으로까지 보장되어 있는 사실이다.

 

 

 


그 다음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무한도전 팀의 기부 시점이다. 숭례문 화재 사건 관련 책임자들 중 한 명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국민 성금 운운하는 발언을 하자마자 이루어진 무한도전의 기부 사실 발표는 누가 보더라도 그 의도가 불순해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가 수반으로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 채 이루어진 이 당선자의 발언은 국민 성금을 준조세 형태의 강제성을 띤 것으로 만들어버린다는 점에서, 성금이 더 이상 자발적인 것이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린다는 점에서, 그리고 책임 당사자가 대국민 사죄를 먼저 행하지 않고 그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분노를 살 수밖에 없는 사안인데, 공교롭게도 이 시점에 이루어진 무한도전의 기부는 이명박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게 된다.

 

 

 


그러나 무한도전 팀이 숭례문 복원을 위한 기부를 결정한 시점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국민 성금 제안이 이루어지기 전인 10일 하하의 게릴라 콘서트가 끝난 직후의 회식 자리에서였다.(마이데일리 정경화 기자, '무한도전', 달력수익금 1억원 숭례문 재건위해 기부) 콘서트가 있었던 날 공교롭게도 숭례문 화재 사건이 일어났고, 자연스럽게 무한도전의 출연진들과 제작진은 수익금 중 일부를 기탁하자는 논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너무나 자명한 이러한 사실에서 출발할 때, 무한도전이 새로운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기부를 결정했다는 사실은 어불성설이다. 더우기 게릴라 콘서트가 "공익을 가는 주제에 불과한" 하하의 군입대 파티가 아니라 무한도전의 멤버로서 그 동안 국민들로부터 받은 사랑에 대한 마지막 감사를 표현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의 한복판에서 이루어진 숭례문 화재 사건으로 상심이 컸을 국민들을 위해 화재 복구를 위한 기부 결정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최소한 논리적으로 일관성을 지니고 있다.

 

 

 


만일 이러한 사실에조차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이 있다면,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진실은 도대체 어떤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인지 반문하고 싶다.

 

 

 


또한 무한도전의 기부 행위를 비난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비난의 이유가 무한도전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조성한 성금을 처음의 의도대로 집행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인가 아니면 그것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정치적 의도에 부합한다는 이유 때문인 것인가?

 

 

 


만일 전자의 입장이라면, 역으로 국가수반의 성금 모금 제안이 없었더라도 지금처럼 무한도전에 대한 비난이 거셌을 것인가 묻고 싶다. 오히려 누구보다 먼저 상처받은 국민의 자존심과 마음을 어루만져주기 위해 손길을 내민 무한도전의 결정은 칭찬받아 마땅한 것이 아닌가. 그리고 설령 그러한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 정치적 의도가 불순한 제안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자신의 결정을 철회하는 것이야말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태도이자 정치적인 여건을 고려하는 기회주의적 발상 아닌가. 그리고 후자의 입장이라면, 비난의 대상을 착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싶다. 비난받아야 할 것은 무한도전의 선행이 아니라 책임자의 위치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한 정치 지도자들과 그들에게 빌붙어서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언론들이다.

 

 

 


또한 숭례문 화재 사건의 죄를 추궁하고 따져 묻는 일과 그로 인해 미국의 "9.11 사태"와 맞먹는 충격을 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일은 선후 관계에 놓인 일이 아니라 함께 진행되어야 할 일이다. 태안 사태의 원인을 파악해서 책임 소재를 묻는 과정만 해도 적게는 수개월에서 많게는 수 년이 걸리는 일이고, 그 기간 동안 주민들은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도 전에 지금 이 순간에도 굶주림과 절망으로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선후관계를 따지는 그 기간 동안 태안의 주민들은 모두 죽어야만 하는가? 무한도전의 기금 행위 역시 마찬가지이다. 무한도전은 병행되어야 할 치유의 노력을 먼저 시작한 것이고, 그것이 일의 선후관계를 따져묻는 엉터리 논리나 정치적 논리로 왜곡, 폄하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런 거짓 논리를 유포하는 언론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스포츠 서울 박진희 기자의 기사는 무한도전의 성금 기탁을 정치권의 제안에 교묘하게 맞물리도록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는 <숭례문 복원 국민성금, 스타들이 팔걷었다>라는 기사에서, "숭례문 화재 소실로 국민들의 마음이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던 지난 12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숭례문 복원을 국민성금으로 하자'는 제안을 해 화제를 모았다"고 운을 뗀 뒤, 숭례문 복원을 위해 기부한 무한도전 팀, 탤런트 유동근과 함께 맥락과 전혀 상관없는 가수 김장훈을 거론하고 있다. 그리고 "뿐만 아니라 국민성금 모금 창구가 열리면 십시일반으로 동참하겠다는 연예 기획사들의 의사가 속속 전해지며, 숭례문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제안처럼 상당액의 국민성금이 복원 기금으로 마련될 듯하다."고 끝을 맺고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물타기 기사이다. 기자는 그 의도나 사실 확인은 하지도 않은 채 마치 많은 연예인들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제안에 공감해서 성금 모금에 동참하고 있다는 듯한 인상을 주는 기사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의 이와 같은 태도는 이미 1986년 전두환 정권이 북한이 건설 중인 금강산 댐 건설에 맞서서 "평화의 댐"을 건설하기 위한 모금운동을 지시했을 때 보여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때도 언론은 북한이 댐을 붕괴시켜 물을 일시에 방류하면 서울은 등고선 20미터까지 물에 잠긴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해서 커다란 공포에 휩싸인 국민들은 6개월 만에 7백억 원이 넘는 돈을 성금했다. 그러나 그것이 86년 당시 대통령 직선제 요구로 달구어졌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서 조작된 허구라는 사실은 1993년 6월 감사원 보고에서 겨우 밝혀졌다. 그럼에도 2008년 오늘날까지도 권력자의 하수인 노릇하기에 급급한 언론의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무한도전 팀의 기부를 마치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으로 보이게 만든 책임이 언론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반성도 없고 책임감도 없는 언론이 서로 무관한 두 사건들을 유비 관계로 묶어서 기사를 쓰고, 이에 견강부회하는 일부 "어린"("어리다"란 고어는 "어리석다"를 뜻한다) 시청자들이 언론이 던진 떡밥을 물고 소란을 피울 때, 정작 사라지게 되는 것은 사건의 당사들에게 책임을 따져묻고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게 만드려는 노력이다. 매번 반복되는 이런 악순환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들은 번번히 되살아돌아오는 유령들처럼 우리의 삶과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라고 본다. 언론은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보도로 논점을 흐리게 하는 작태를 제발 그만두어야 한다.

 

 

 


언론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역사인식과 현실인식을 하고 있는 지는 <숭례문 불탔다고 나라가 망하나>(머니투데이 박형기 국제부장)라는 기사가 단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기자는 "한국의 많은 사찰도 각종 전란으로 대웅전 등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그 때마다 복원했고, 절의 나이가 중수 이후로 바뀌지도 않았다."고 적은 뒤 "마찬가지로 숭례문을 복원한다고 해서 숭례문의 600년 역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행히 숭례문의 자세한 설계도면이 있다고 하니 최대한 원상대로 복원하면 된다. 대신 제대로 복원해야 한다."며 기사를 끝맺고 있다. 참으로 어이없는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숭례문을 복원하기만 하면 사라진 역사적 정신도 함께 돌아온다는 게 제 정신을 가지고 할 소리인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봉렬(건축과) 교수는 숭례문에 대한 정밀 실측도면이 남아 있어 실태적인 복원은 가능하지만, 그 안에 담긴 시대정신 만큼은 영원히 복원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중앙일보, 백성호, 김형수 기자, 숭례문 복원 어떻게 하나…원형대로 지어도 ‘600년 시대정신’은 소멸) 무한도전의 김태호 PD 역시 “어린 학생들이 우리의 미래라면 숭례문은 과거라고 할 수 있다”며 “‘무한도전’ 수익금이 우리의 과거와 미래를 위해 의미 있게 쓰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는데, 이때 그가 보여주고 있는 역사인식은 일부 정신나간 언론인들의 그것보다 훨씬 올바르게 보인다.

 

 

 


또한 김태호 PD가 수익 사업과 관련된 구체적인 금액을 정산이 되는 대로 사용내역을 시청자들에게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약속한 사실 역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소모적인 논쟁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 그 동안 국가나 방송국에서 국민을 상대로 벌인 수익사업에서 사용내역을 공개한 적은 극히 드물었다. 기쁜 마음으로 좋은 일에 동참하기는 했지만 우리가 기탁한 성금이 제대로 사용되었는가의 여부는 항상 베일에 가려져 있던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무한도전 팀의 숭레문 복원을 위한 기부는 그 의미를 불순한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될 중요한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의 기부 시점을 두고 못내 마뜩치 못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는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숭례문 복원을 위해 성금을 기탁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기 전까지 무한도전 팀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국민성금 제안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가의 여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만약 대통령 당선자의 제안과 그로 인한 비난 여론을 알고도 무한도전 팀이 복원 기금을 전달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여론에 공포한 것이라면, 정면 돌파를 결정한 무한도전의 선택을 두고 시기가 적절치 못한 무모한 결정이었다는 아쉬움과 그럼에도 용기있는 결단이었다는 격려가 교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으니, 기부 시점을 놓고 무한도전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갖거나 비난을 퍼붓는 것 역시 성급한 판단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역시 정확한 정황을 먼저 파악해야만 한는 사안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기가 막힌 순간을 선택한 무한도전의 운명은 이래저래 구설수에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어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여러분은 지금 "리얼 막장 버라이어티" 대한민국을 시청하고 계십니다.

 

 

 


"(전소된 숭례문을) 복원하는 문제에 있어 1차 예산이 대충 200억 가까이 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를 정부 예산으로도 할 수 있겠지만 우리 국민 모두가 다 안타까워하는데 십시일반으로 국민 성금으로 복원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마침 해외동포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사를 오늘 아침에 보냈주셨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정부 예산보다는 국민이 십시일반 참여하는 성금으로 복원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들에게도 위안이 되지 않겠느냐. 또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갖는다."(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광화문과 숭례문이 시민과 더욱 친숙하게 될 수 있도록 보행공간을 넓히고 횡단보도를 설치해 세계적인 우리 유산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겠다"(2002년 이명박 서울시장 취임사 중)

 

 

 


"이제 숭례문은 정부의 숭례문이 아니고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우리의 보물이었기 때문에 당선인께서 제안하신 국민 한 명 한 명 마음 담긴 정성으로 우리가 복원하면서 우리 마음을 추스르는, 소망을 다시 깨우는 그러한 제안이 상당히 바람직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한다."(이경숙 인수위원장)

 

 

 


<한나라당 "숭례문 화재는 노 대통령 책임">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노무현 정권이 안전업무에 허술하고 엉뚱한 데 신경을 쓴 결과 이런 비극이 빚어졌다"고 노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한구 정책위 의장은 "이번 화재로 문화재 관리와 보호체계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드러났다"며 이런 차원에서라도 정부혁신은 정말 필요하다고 화재와 정부조직 개편안을 연결시켰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민족혼이 담긴 설에 국보 1호에 대한 방화라면 불순한 동기가 있을 수 있다"며 "검찰은 국정원 등과 함께 합동수사본부를 긴급히 구성해 방화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이색적인 주문을 했다.

 

 

 


<대통령이 제안하면 그게 무슨 국민모금인가>

 


모금운동 의미 실종시키는 대통령 당선인의 부적절한 제안

 


일단 대통령 당선인이 이런 제안을 한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자. 국민모금운동이라는 것은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정부나 대통령이 제안하는 운동은 이미 국민모금운동이 아니다. 이명박 당선인은 크게 착각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앞으로 이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정부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아직도 국정을 책임질 자세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이번 숭례문 화재사건에 있어 현 정부의 책임도 적지는 않겠으나, 현재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숭례문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한 이명박 당선인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못할 것이다.(오마이뉴스 고태진 기자)

 

 

 


"한나라당이 발의한 태안특별법의 경우 배상액이 3000억원을 넘지 않는 경우 나머지 전액을 국가에서 배상하겠다고 한다. 이는 사고 책임이 있는 삼성중공업의 책임을 밝히려는 노력 없이 어물쩡 국가 예산으로 넘기고자 하는 태도나 다름 없다. 사고가 났으면 사고를 낸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일도 정부시스템이 부재해 일어난 일이면 그에 대해 사과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이고 책임 있는 이가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 국민이 성금을 내야 할 일이 아니다."(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생태환경본부처장)

 

 

 


"서울 사대문 안에 고건축물은 많다. 그러나 600살 먹은 건축물은 숭례문뿐이다. 조선은 개국과 함께 도성에 8개의 대문을 세웠다. 그중 지금껏 남아 있는 유일한 건축물이 숭례문이다. 다른 건축물들은 임진왜란 이후 다시 중건된 것이다. 그래서 숭례문은 ‘서울의 역사’로도 불린다."(중앙일보 백성호, 김형수 기자)

 

 

 


"남대문은 식민지시대 조선총독부에 의해 조선 고적 제1호로 지정됐다. 이런 지정 번호는 1960년대 초반 대한민국 정부가 문화재보호법을 제정 시행하게 되면서 대한민국 국보로 고스란히 편입되기에 이른다. 지정 명칭, 순서 또한 식민지시대 고적 순서와 차이가 없다. 이런 '어두운 과거'는 마치 남대문 자체가 지금은 없애버려야 할 '식민잔재'로 오인받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남대문은 조선왕조 개창과 더불어 서울성곽의 4대문 중에서도 당당한 대문이요 정문이었고, 당시 조선건축술의 총화임에 틀림없음에도 그 자체가 마치 식민잔재인양 치부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오명'은 명칭 논란까지 가세함으로써 더욱 가속화했다. 일반에 익숙한 남대문은 본래 명칭이 '숭례문'인데, 일제가 숭례문이란 이름을 버리고 고의로 남대문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다. 심지어 역사학자나 정부기관 책임자 중에서도 그런 주장을 일삼기도 한다. 남대문은 이미 조선 태조 창건 당시에도 숭례문이라는 정식 명칭과 더불어 남대문이라 일컬어졌으며 그 후에도 줄곧 남대문이라 불렸다. 무슨 뜻인지 알기도 힘든 숭례문에 비해 남대문이 훨씬 친숙하며 그 의미 또한 명료했을 것임은 불문가지다."(한겨례 김태식 기자)

 

 

 


"유 청장(유홍준 청장)은 숭례문이 불타던 당시 네덜란드에서 휴가를 보내는 중이었다는 구설에까지 올랐다. 2005년 1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인 광화문 현판을 영조의 글씨로 교체할 것을 추진하다 정치적 의도가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고,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광화문과 충남 아산 현충사를 비교하면서 "현충사는 이순신 장군의 사당이라기보다는 박정희 대통령의 기념관 같은 곳이다"라고 해 아산 시민과 이순장군 후손등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같은 해 평양에서 열린 6ㆍ15 통일대축전에 참가해서는 북한 영화 주제가를 불렀다.

 


2005년 4월 양양 낙산사 화재로 소실된 보물 497호 동종(銅鍾)을 복원한 뒤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으려다 눈총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경기 여주 영릉의 재실앞에서 숯불과 LP가스통을 갖다 놓고 음식물을 해먹고, 정부 예산으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등 자신의 저서를 구입해 문화재청 방문객들에게 기념품을 제공한 것이 회자됐다."

 

 

 


"숭례문 참사, 시스템 전체의 잘못이다."(가수 김조한)

 

 

 


"'국보 1호' 숭례문(남대문) 방화 사건의 불똥이 '한반도 대운하' 논란으로 튀어갈 조짐이다. 숭례문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 보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화재 훼손 우려'가 대운하 반대 진영의 핵심 논리로 부상하고 있다."(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4만 불 되면, 4집 당 하나 꼴로 요트를 보급한다고 그럽니다. 우리가 지금 10년 내 4만 불입니다. 그럼 요트를 통해서 관광을 다니는 시대가 불과 10년 안에 도래를 하게 됩니다."(추부길 이명박 당선인 비서실 정책기획팀장)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이 날을 목놓아 크게 우노라 지난 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시장 시절 우리 시민들에게 말하기를 광화문과 숭례문이 시민과 더욱 친숙하게 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하도록 하겠노라 하였다. 그리하여 방화나 누전, 낙서 등에 의한 훼손이 우려된다는 문화재청의 반대 의견도 무시한 채 개방이 감행되었도다. 그러나 천하의 일이 측량하기 어렵도다. 천만 뜻밖에도 600년 역사를 고이 간직해온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이 한 사회 불만 세력에 의해 어처구니 없이 하룻밤새 잿더미로 화하고 말았으니 당선인의 본래 뜻이 어디에 있느냐? 그럼에도 책임자들은 서로 책임을 회피하려 들 뿐이요 아무도 선뜻 죄를 고하는 자 없었으니, 마침내 대통령 당선자가 큰 결단을 내리시어 국민이 십시일반 참여하는 성금으로 복원하는 것이 어떠냐 물으셨다. 그러나 분노가 하늘까지 치밀은 국민들은 강경하고 거룩한 뜻으로 거절하고 말았으니, 대통령이 제안하면 그게 무슨 국민모금인가. 이는 마치 삼성중공업이 국민들에게 기름제거 자원봉사를 권한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냐 하였다. 스스로가 머리가 있다면 능히 알 수 있을 바이어늘. "오호라! 개, 돼지 새끼만도못한 외부대신 박제순과 각 대신은 족히 책망할 여지도 없으려니와 이름을 소위 참정 대신이라 하는 자는 정부의 우두머리로서 겨우 '否'자로 책임을 면하여 이름을 남기고자 꾀하였는고?" 그것도 모잘라 이번에는 국토 전체에 운하를 내어 대대손손 백성들이 살아갈 터전마저 유린하려 하는가. 언론은 우리의 눈과 귀를 막고, 간신배들은 달콤한 언술로 혹세무민하니 곡함도 이기지 못하겠고 할복함도 이기지 못하겠다. 편안히 살아 세상에 남아 무슨 면목으로 5천만 동포를 대할 것이며 무슨 면목으로 후손들을 대하겠느냐? 오호라 찢어질 듯한 마음이여! 우리 5천만 동포들이여!  "살았느냐? 죽었느냐? 단군 기자 이래 4천 년 국민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졸연히 망하고 멈추지 않았는가? 아프고 아프도다. 동포여 동포여!"

 

 

 


by ddolappa

 

 

 

 

 

 

역사의 목격자 숭례문 

 

 

2006. 3. 3. 숭례문 개방 행사 오른 쪽에서 네번째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당시 서울시장)

 

 

불타는 숭례문 

 

 

화염에 휩싸인 숭례문

 

 

숭례문 화재 그 이후 

 

 

숭례문에 바쳐진 국화

 

 

사랑해, 남대문아!

 

 

숭례문에 헌화하는 어린이들

 

 

 

폐허가 된 숭례문 앞에서 기념촬영하는 일본인 관광객들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설명하는 추부길 이명박 당선인 비서실 정책기획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