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History - 무한도전 퀴즈의 달인 5회(2006.1.14.)
딱 2%가 부족한 그들
이번 방송분에서 '잘생긴' 하하는 머리에 장미꽃을 꽂고 몸에 고급 스카프인 것처럼 두루마리 휴지를 감싸고 등장한다. 그는 시작부터 자신은 어떤 장식을 해도 잘생긴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떠는데, 그가 몸에 감았던 휴지를 박명수에게 두르자 단박에 싸구려 재생 휴지라는 느낌이 드는 걸 보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확실히 하하는 정식 멤버로 영입된 순간부터 자신의 캐릭터를 확고하게 구축했다는 생각이 든다.
'무리한 도전'에서 '퀴즈의 달인' 시기로 넘어오며 확고한 캐릭터를 선보인 또 다른 한 명은 박명수였다. 이 날만 해도 그는 '호통개그', '시한부개그', '근본론', '1인자의 자리를 노리는 2인자 캐릭터' 등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지금이야 대중들에게 많이 익숙한 모습이긴 하지만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 시기만 하더라도 박명수는 유재석에게 절대복종하는 '비굴한' 캐릭터였다. '무리한 도전' 2회인 <조랑말 VS 인간 500m 달리기>에서 박명수는 뜬금없이 '저는 유재석이 최고의 MC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5회인 <낙엽 청소차 VS 인간 낙엽쓸기>에서는 당시 멤버들 중 최고령자인 김성수의 말은 무시하면서 유재석에게는 가끔 존대말까지 한다며 정형돈에게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 날의 방송에서 박명수는 자신이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다며 '미인 박명수'란 옛말(?)까지 인용하는데, 하하가 재빨리 말을 가로채서 '가스 박명수잖아요'라고 면박을 주게 된다. 박명수는 힘없이 '미인은 가스 안 차니.' 하며 슬그머니 하하에게 꼬리를 내리는데, 이 시기부터 이미 하하는 유독 박명수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무래도 이 당시에 같은 기획사 소속이다 보니 개인적인 친분도 돈독했고, 박명수의 사생활에 관한 정보도 누구보다 많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거침없는 대화가 가능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후에 하하가 '무한뉴스' 등에서 '형수님'에 관한 이야기로 박명수를 곤란하게 만드는 계기 역시 이미 이 시기에 어느 정도는 그 단초가 제시되고 있다는 점만 지적해두도록 하자.
박명수는 '이름만 들어도 전혀 모르는 (개그맨)여자후배들' 혹은 '(개그맨을) 그만둔 사람들'로부터 대쉬를 받은 적이 있다고 억지를 부리고, 마침내 7부작 연애드라마 '제주도의 깊고 푸른 밤'을 만들어낸다. 횡설수설에 가까운 박명수의 러브 스토리를 종합해서 정형돈은 "제주도 촬영가서 '넌 뭐하던 놈이야!'"라고 했던 사건으로 요약해준다. 유재석 역시 이야기에 동참하지만 썰렁한 농담에 오히려 동료들의 싸늘한 시선만 받게 된다.
이때 박명수가 유재석의 개그수명이 2년 남았는데 그 농담으로 2개월이 줄어 앞으로 1년 8개월이 남았고, 자신은 신동엽이나 김용만에게 빌붙어서 7년 정도는 끄떡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하하가 나서서 박명수의 말에 담긴 헛점을 놓치지 않고 지적한다.
- 하하 : 아니, 왜 1년 8개월이예요? 2달 수명이 줄었는데.
- 유재석 : 1년은 12개월 아닙니까.
- 박명수 : (민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며) 쩝.
- 하하 : 항상 뭐가 아쉽네.
- 유재석 : 저희들은 딱 2%씩 부족합니다.
박명수는 하하와 노홍철이 근본이 없다고 비난을 하고, 결국 이 날의 오프닝은 이들의 몸싸움으로 끝나게 된다. 그러나 딱 2%가 부족한 그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대중들이 그토록 열광할 줄은 그때 당시 아무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이윤석이 무한도전의 멤버가 될 수가 없었다면, 그는 자신의 지나치게 긴 가방끈(?)을 원망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아는 듯 하면서도 제대로는 모르고 있는 모습 때문에 웃음을 줄 수 있는 까닭은 그들이라면 능히 그러고도 남으리라는 어떤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사학위증을 소지하고 있고 한 대학의 겸임교수 자리를 가지고 있는 이윤석이 이들이 펼치는 무식의 향연에 동참하게 된다면 그것은 가식으로밖에 비춰지지 않게 된다. 그래서 이윤석은 노홍철 못지 않은 몸개그를 보여줄 수도 있었고, 'MBC'를 '많(M)이 복(B) 즐 ㅊ(C)ㅕ드셈?!'으로 옮길 만한 말재주를 지니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무한도전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위기의 남자 유재석
'퀴즈의 달인'이 시작한 이래로 유재석은 계속해서 위기를 맞게 된다. 유재석은 '브라질 사건', '두유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박명수가 작정하고 준비해온 공격용 단어인 '색소폰'에 당황해서 '폰색(섹)...!'까지만 발음을 해서 벌칙을 받게 된다. 얼굴까지 붉어지며 당황해하는 유재석의 모습에 더욱 신이 난 멤버들은 '란제리', '스타킹', '괄약근'과 같은 단어들로 공격을 하게 된다. 궁지에 몰린 유재석은 결국 폭탄 발언을 하게 되는데, 그 장면을 살펴보도록 하자.
- 이윤석 : 김제동 씨랑 비디오 세 편씩 보신다더니.
- 유재석 : 아니 제가 무슨 밤에 비디오를 본다고 그러세요? 저 집에서 그냥 자요!
- 노홍철 : 우리가 너무 그러지마! 성인이잖아! 성인! 성인!
- 유재석 : 아니 그게 더 이상해요!
- 이윤석 : 우리는 이해합니다.
- 유재석 : 아니! 이 사람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야! 이 사람들하고 방송 못하겠네! (촬영장 밖으로 나가는 몸짓을 한다.)
(유재석을 점점 궁지로 내모는 동료들)
- 박명수 : (웃으며 일어나서) 못해도 되요! 들어가세요 그럼. 내가 할께요.
(일동 MC박!을 외친다)
자막 : 유반장 MC 자리까지 위협!!
- 유재석 : (다시 촬영장 안으로 들어오며) 아니 그게 아니고. 그런 의미가 아니고. (멤버들을 일일이 설득을 하지만 소용이 없다. 초조한 마음에 박명수의 손동작까지 흉내를 낸다.)
- 유재석 : 아니, 여러분! 성인물 안 보세요!
아뿔사! 유재석은 결코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내뱉고 말았다. 유재석의 충격적인 발언에 본인은 물론 다른 멤버들과 화면까지 정지하고 만다. 그러나 이 절호의 찬스를 놓쳐버릴 만큼 호락호락한 멤버들이 아니다. 그들은 집요하게 유재석을 골려주기 시작한다.
- 일동 : 우리는 안 봐요!
- 정형돈 :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는 성인물을!
- 유재석 : (애써 웃음 지으며) 안 봐요! 저도 안 봐요! (한 곳에 모여있는 무리에 합류하려 하지만 내팽개쳐지고 만다.)
- 이윤석 : (위로하는 척하며) 괜찮아요! 괜찮아요! 어디 밖에 나가서 나쁜 짓하는 것보다 나아요!
- 유재석 : 아니 이윤석 씨! 너무하신다!
- 하하 : (빨간 실크 방석을 유재석에게 보여주며) 이거 느낌 어떠세요? 야해요?
- 유재석 :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며) 어허, 야해요!
말 한 마디 없이 서 있던 벌칙맨조차 건전팀에 합류를 하게 되고, 유재석은 철저하게 따돌림을 당한 채 마봉춘 아나운서에게 '유재석 씨! 쳇!'하는 비난을 받게 된다. 유재석에게만 '화이팅!'을 외쳐주던 마봉춘 아나운서마저 실망을 하고 등을 돌렸으니 유재석에게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지금와서 다시 '퀴즈의 달인' 시기의 유재석을 보면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든다. '무모한 도전'이나 '모리한 도전' 시기에 유재석의 위치가 이처럼 위태로웠던 적이 있었던가? 유독 '퀴즈의 달인'으로 넘어와서 유재석은 집중적으로 공격으로 당하게 되는데, 거기에는 어떤 의도가 숨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유재석은 무한도전의 리더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무한도전의 담당PD인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을 시작할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메인MC인 (유)재석이 형의 컨셉을 잡는 일이었다”고 고백했다.(서병기 기자, '무한도전' 출범할 때 가장 고민한 것은? 08/03/06) 그는 “MC와 게스트가 분리된 기존 관계를 바꾸고 싶었다”면서 “재석이 형이 진행을 하되 팀워크의 큰 역할을 담당하는 일원이 되도록 하는 방식이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그런 진행자는 너무 카리스마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고도 밝혔다.
나는 김태호 PD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며 처음에는 다소 의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재석의 진행방식이 지닌 가장 큰 특징이 MC와 게스트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플레잉 코칭'식의 진행에 있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역시 유재석의 그런 진행방식의 연장선 상에서 이해되어왔는데, 담당 PD가 MC와 게스트가 분리된 기존 관계를 바꾸고 싶었다고 하니 이상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런데 '퀴즈의 달인' 초창기의 역사를 살펴보면 김태호 PD의 말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무모한 도전', '무리한 도전' 시기에 비해 '퀴즈의 달인' 시기의 유재석은 멤버들로부터 공격을 많이 당하고 있고, 그럴수록 진행자로서 유재석은 사라지고 멤버들과 뒤섞여 함께 있는 그의 모습이 부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과거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진행자임에도 게스트들과 잘 어울리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면, '퀴즈의 달인'을 거치면서 유재석은 무한도전의 멤버들 중 '진행중독'이 있는 일원으로 비춰지게 된다. 사소하지만 이 차이는 결정적인데, 무한도전이 유재석의 '무한도전'이 아니라 하나의 팀인 '무한도전'으로 받아들여지게 되고, 나아가 무한도전이 '최고령 아이돌 그룹'으로 탄생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유재석이 멤버들로부터 공격을 당할수록 오히려 '순수청년'이라는 그의 이미지는 강화되고, 그가 몸을 낮추어 멤버들과 동화됨으로써 무한도전의 팀워크는 더욱 단단해지게 된다. 그래서 적어도 무한도전 내에서 유재석의 위치는 'MC'라기보다 팀의 '리더'로 보는게 보다 타당할 듯싶다. 결국 이 시기에 유재석이 겪고 있는 수난이란 그가 '최고령 아이돌 그룹' 무한도전을 이끄는 '리더'가 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 시기에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유재석이 '비디오 청년' 이외에 별다른 캐릭터가 만들어지지 않은 이유가 설명된다. 왜냐하면 유재석에게는 '진행자' 자체가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물론 '비디오 청년'이란 캐릭터를 이어 받아 <특전사 편>에서 '에로 재석'이란 타이틀이 붙기는 했지만, <체인지 편>에서 유재석이 멤버들 중 자신만 캐릭터가 없다고 하소연하는 모습이 그의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거성 박명수'와 같은 강력한 캐릭터가 없는 대신 멤버들을 조율하고 이끄는 '진행 중독'에 걸린 팀의 리더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과 정치의 수사학
그러나 당하고만 있을 유재석이 아니었다. 유재석은 '이번에는 주제없지...'하고 말실수를 한 마봉춘 아나운서의 빈 틈을 어김없이 비집고 들어가 '사내방송입니다. MB지!'하고 조롱한다. 물론 느닷없이 펼쳐진 박명수의 북한 아나운서 개인기에서 마봉춘 아나운서는 졸지에 '남쪽 MC' 유재석의 결혼 상대자로 등장하고 있지만, 이 당시 대부분 솔로였던 멤버들이 여자만 나타나면 습관적으로 짝을 이어주던 버릇 때문에 그런 것이니 큰 신경을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박치는 소년까지 포함된 '건전팀' VS 유재석 간의 '아하 게임' 대결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따로 있다. 건전팀원들은 '스위스, 토마토, 오디오'와 같은 "조직적 담합의 냄새"를 풍기며 유재석을 공격하지만 오히려 박명수가 벌칙을 받게 되는 상황에 이르자 멤버들 사이에서 "수뇌부 박사장 자질론"이 대두된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버라이터이 신동 하하가 '유반장님, 아까 전에 제가 실수한 것 같아요! 저는 사과하고 싶어요! 유반장님 제일 좋아하는데 내가!'하며 유재석의 편을 들고 나서자 그의 친구인 노홍철마저 동요하게 되고 마침내 박명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만다. 이 광경을 자막은 "신 유반장당 창당! 버려지는 박명수", "새 시대를 위한 화해와 관용" 등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무한도전의 정치적 수사학이다.
고귀한 자가 몰락을 하면 비극이 되고, 미천한 자가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오르게 되면 희극이 된다. 이러한 공식은 이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대 이래로 서양 문화의 오랜 전통을 형성해왔는데, 무한도전의 정치적 수사학도 이러한 전통에서 이해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진지하고 고상한 정치의 언어로 묘사함으로써 희극적 상황은 더욱 우스꽝스럽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희극의 공식을 역으로 현실에 적용시켜 보면, 왜 한국의 정치 현실이 한편의 코미디 같은지도 쉽게 이해되리라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2008년 초에 방영된 <동해 가스전 특집>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정치 패러디로 볼 수 없다. 그 이전부터 무한도전에는 '정치적 수사학'이 심심치 않게 사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2006년 12월 30일에 방영된 <제 1회 무한 어워드> 편에서 정준하가 수상 소감을 말하려고 하자 유재석이 손으로 마이크를 막는 장면이 연출되는데, 이때도 어김없이 '이 분들 정치해도 되겠네'와 같은 자막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당시 임채정 국회의장과 민노당 의원들이 법사위 통과를 놓고 벌인 몸싸움 장면을 간접적으로 지시하고 있다.
<동해 가스전 특집>은 여기에 김태호 PD의 문학적 감수성이 첨가되어 기획된 특집이다. 앞선 인터뷰에서 그는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언급하며, '무인도에 불시착한 10대 소년들이 원시적 모험담을 통해 인간 내면에 잠재해 있는 욕망을 드러내듯, 고립돼 있거나 갇혀있다는 느낌이 들면 친구 관계나 라이벌 관계가 생기고 예상밖의 상황도 발생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그는 동해가스전에서 박명수가 반장이 돼 3주 동안 댓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나 뉴질랜드 편에서 서로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롤링페이퍼'를 발표할 수 있었던 것 등이 그런 상황을 활용한 예로 들고 있다. 실로 인관관계에 대한 예리한 통찰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김태호 PD의 이러한 문학적 감수성은 무한도전이 아무리 어처구니 없는 언행을 하더라도 유치하거나 천박하지 않게 만드는 일종의 제동장치와 같은 기능을 한다. 그리고 이는 동시에 다른 예능 오락 프로그램과 무한도전이 차별화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요소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문학적 코드가 지나치게 많이 사용될 경우 가령 <인도 특집> 시리즈, 특히 <인도 특집> 2편의 경우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지루한 느낌을 줄 수도 있으니 주의가 요망된다.
인어공주는 그림형제의 작품이다?
무한도전 내에서 무식의 선두주자는 당연 박명수다. 유년시절 공병을 줍느라 학업을 등안시한 때문인지 그는 여러모로 부족한 지식을 마음껏 뽐낸다. 이번 방송분에서도 그는 인어공주를 그림형제의 작품이라고 했다가 멤버들로 부터 비난을 받게 된다. 노홍철은 '상식이 없나봐! 모든 기억이 없나봐! 교육과정이 없나봐!' 하며 따발총같은 말투로 공격을 하고, 하하는 '솔직히 저도 잘 모르는데, 사람이 눈치라도 있어야 될 거 아니예요!'라며 박명수를 탓한다.
박명수는 그래도 꿋꿋하게 현진건의 <빈처>의 주제가 '아내가 빈 몸으로 시집 오는 것보다는 돈을 조금 들고 오는게 좋다'고 말하는가 하면, <잭과 콩나무>를 <잭과 콩나물>로 바꾸어놓고 '콩나물을 덜 삶으면 비리니 푹 삶자!'는 '실용적인' 교훈을 이끌어낸다.
유재석이 재빠르게 예전의 인기코너였던 <책!책!책!을 읽읍시다>를 패러디해서 박명수에게 '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하고 질문을 던지자 박명수는 '책은 마음의 일식이다'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책이 '마음의 일식'이든 '마음의 타이식'이든, 그것이 무식의 소치이든 치밀한 계산의 결과이든, 박명수는 확실히 웃음의 포인트를 정확히 집어내서 증폭시킬 수 있는 재주가 있다.
물론 여기에는 그가 던지는 개그의 포인트를 잘 이해하고 맞장구를 쳐줄 수 있는 유재석을 비롯한 주위의 동료들이 그를 든든하게 뒤에서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시기에 박명수와 하하가 유난히 부각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잘 살펴보면 서로가 던지는 한 마디 말에 살을 보태고 뼈를 세워서 견고한 웃음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팀워크가 발휘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시기에 무한도전은 마치 <슬램덩크>에서 볼 수 있듯 다른 멤버들에게 패스하는 법을 차츰 배워나가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북산 고등학교가 아쉽게도 결승에는 진출하지 못한 채 <슬램덩크>는 끝이 나지만 무한도전은 2008년 현재까지도 찬란한 역사를 계속 써나가고 있다.
by ddolap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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