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린하의 무한도전 리뷰

[스크랩] [나름리뷰] 대체 에너지 특집 제 2탄

ddolappa 2008. 7. 22. 02:46

18세기 산업 혁명, 그리고...

 

 석유, 일명 검은 황금이라 불리는 검은 액체.

18세기 중반 영국에서 산업 혁명이 일어난 그 이후로 석유는 우리의 산업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플라스틱, 자동차 연료, 아스팔트, 심지어 음료수나 음식에 들어가는 합성착향료까지. 인류는 석유를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시작했고, 그러는 만큼 지구는 점점 오염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제 석유는 몇십년을 쓸 양밖에 남지 않았다. 선진국에서는 뒤늦게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고 석유를 사용하는 것을 줄이자는 협정을 맺으려 해보지만, 글쎄. 중국과 같은 개발을 이제 막 추진하는 나라들의 반발이 거세다. 한편, 강대국들은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알게 모르게 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에게 압력을 가했고 심지어 "대량 살상무기를 찾아내 세계평화를 지키겠다" 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어느새 중동 지역의 나라들에게 석유는 하나의 무기가 되었고 그들의 상황에 따라 국제 유가는 출렁거린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세계는 자원전쟁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나는 이 상황이 18세기 중엽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였다고 생각한다. 흔히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것은 전부 인간이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감추고 포장하기 위해 만들어낸 말일뿐이다. 그렇게 똑똑하다는 인간들이 설마 석유가 언젠가는 고갈될거라는 사실을 몰랐을까.

 

에너지 절약을 지향하는 칠홍 홈쇼핑

 

 이번 주 무도를 시청하다가 웃음이 피식, 나왔다. 만약 저 세 제품을 그 가격에 주고 샀다가는 아마도 집안이 풍비박산이 날 것이다. 태양열 조리기, 물레방아 전기 발전소, M6. 하나같이 엽기적이고 황당하기 짝이 없는 발상들이다. 뭐, 그게 무한도전의 매력이지만.

 태양열 조리기는 지난 3월 29일자 방송인 <식목일 특사> 특집 때도 한 번 등장한 적이 있었다. 그 때는 비가 오고 장치도 너무 작아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지만 이번에는 초특대형에 날도 쨍쨍해 성공적으로 닭을 구울 수 있었다. 나는 그게 그렇게 잘 익을 줄 몰랐다. 태양열이 별건가, 하고 생각했던 나로서는 태양열도 대체에너지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다.

 그리고 물레방아 전기 발전소. 이 제품은 대체에너지 특집 제 1탄에서 자전거를 이용해 드라이기를 작동시켰던 것에 비롯되었다. 하찮은의 해박한 과학 지식에 따르면 '위치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선풍기가 작동된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물을 퍼서 물레방아에 부어주면 선풍기가 돌아간다는 소리이다. 내 생각에는 선풍기 잠깐 쐬려고 더운 여름날 막노동을 하느니 차라리 그늘 밑에 가만히 누워 있는게 나을 듯 하다.

 마지막 M6는 사실 나한테는 좀 신기했다. 자전거 바퀴를 돌리면 버스가 움직인다니!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한번 타보고 싶어 안달했을 것이다. 오르막 길이 나오자 멤버들은 정준하에게 버스를 뒤에서 밀도록 시킨다. 그리고 유재석은 구경하던 시민들에게 응원을 유도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반응이다. 이때까지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ddolappa님의 <무한도전 History - 퀴즈의 달인 19회>리뷰를 참고하자면,

 

<유재석은 선정이유를 발표하기 전 '키스를 부르는 입술'이란 설문주제로 인해 방문자들의 반 이상이 항의의 글을 남겼다고 언급하며 사과 방송을 했다. 이에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무한도전 제작진은 공고문을 자막으로 내보냈다. 그런데 그 공고문을 읽어보면 대체 이것이 진심이 담긴 사과문인지 알쏭달쏭한 기분이 든다.


"무한도전 멤버들의 정체 모를 자신감과 이를 말리지 못한 제작진이 불러온 주둥이 파문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시청자들의 항의 전화로 인해 제작진의 업무가 마비되었고, 심지어 담당 PD는 "이민 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라고 고백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무한도전 멤버들은 시청자들이 보내온 항의글을 읽으며 오히려 낄낄거리며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큰 대조를 이루었다.


- "무한도전은 시청자 인권보호도 너무 안 해 준다!"
- "그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생기는 것이냐?"
- "아주 자꾸 받아주니까 끝이 없네!"
- "놀고 있네!"


시청자들이 보내온 항의글들을 살펴보면 사람들이 무한도전과 노는 방법을 점차 터득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청자들이 멤버들의 모자람과 부족함을 지적할수록 그들은 더욱 희극적으로 보이게 된다.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식의 까칠한 자막은 시청자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에서 쓴 것이라고 한 말은 바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 할 수 있다.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입장이 반영된 자막을 읽으며 공감하며 멤버들을 비웃기도 하고, 멤버들을 비웃는 자막을 보며 한 번 더 웃게 된다. 이런 두겹의 웃음이야말로 무한도전의 자막이 개척한 새로운 영역이라 할 수 있다.>

 

- ddolappa님의 <퀴즈의 달인>리뷰 中 

 

이러한 노력들은 퀴즈의 달인 때 뿐만 아니라 <서울 나들이> 특집, 특집, <내셔널 트레져> 특집, <100회> 특집 등의 특집에서도 볼 수 있다. 유반장의 응원 유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시민들을 보며 무한도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민들의 응원에 뿌듯해하는 정준하의 모습은 그의 바보 이미지를 한결 견고하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정형돈, 그만의 독특한 캐릭터

 

 뭐라고 딱히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무한도전에서 '절대로'  빠져서는 안 될 멤버, 정형돈.

정형돈은 개그맨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어색하다는 이미지를 오히려 역이용하여 웃음을 유발하는 아이러니한 캐릭터이다. 이번 특집에서는 사진 촬영을 해주는 자판기 안에서 기이한(?) 현상을 보여주었는데 그것을 자막에서는 '형돈 효과', '최면'등의 단어를 써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가을운동회> 특집, <네 멋대로 해라> 특집 등에서 이런 원인을 알 수 없는 현상을 보여주었다.

 

참고) 진굴비 님의 <정형돈, 그만의 독특한 개그코드> 中

 

<요즘은 점점..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를 실천하는 형돈

 

 

△ 순서에 때맞춰 내린 비가 편집을 많이 당하는 정형돈캐릭터에 일맥상통해 큰 웃음을 준다 

 

 

 

△ 이 말은 곧 다른 사람을 이용하여 빛을 발한다는 얘기다.>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

 

 그래프나 그림을 보여주면서 직접 얘기를 할 수도 있었다. 아니면 자막으로, 성우의 목소리를 빌어 에너지 절약이 이렇게 중요하다고 말할 수도 있었을 지도 모른다. 또 이런 방식으로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면 시청자들이 직접적으로 확실하게 주제를 전달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김태호PD는 예능프로그램의 공익성에 대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김PD는 "예능프로그램에 소위 공익성을 담으며 직접적인 호소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결국 시청자들에게 어떤 대가를 바라는 태도다"고 경고하며 지난 사막 나무심기 특집을 예를 들어 '무한도전'만의 '공익적 태도'를 설명했다.

김PD는 "박명수라는 악역이 다른 멤버들의 물을 훔쳐 독점하는 상황극을 통해 OPEC의 석유 독과점이나 글로벌 대기업의 자본독점, 제3세계에 대한 노동력 착취 등을 풀어내보는 것이 우리들의 방식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설명 과정이 비록 설득력있게 전달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성우 내레이션을 통한 뻔한 구성은 '무한도전' 답지않다"는 것. >

 

                                                   - 기사 '김태호PD “좌절된 청와대行 ‘무한도전’ 진짜 의도는‥”' 中

 

김태호 CP는 알고 있었다. 아무리 에너지 절약을 하라고 말해봤자 시청자들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설령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에 대해 이해한다고 해도 그것은 잠시일 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무한도전은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제작진들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시청자들의 흥미도 불러 일으킬 만한 것을 찾았고 그 해결책으로 지난 <대체에너지> 특집 제 1탄에서도 사용되었던 카레이싱을 선택했다. 중간중간 삽입되었던 별똥별님의 무한카툰도 아마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된 것 같다.

 카레이싱의 방법은 간단했다. 기름 1리터가 채워진 차를 타고 레이스를 10바퀴 먼지 도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였다. 정준하 - 이민우 팀과 박명수 - 정형돈 팀은 시작부터 과속을 한 반면에 유재석 - 노홍철 팀은 천천히 출발해서 속력을 지키며 달렸다. 이러한 팀 간의 대비는 멤버들의 캐릭터에 맞춰진 것이다. 박명수의 캐릭터는 <놈놈놈> 특집이나 <내셔널 트레져> 특집에서 알 수 있듯이 눈 앞에 보이는 것만을 중시하는 급한 캐릭터이다. 따라서 카레이싱에서도 먼저 도착해야 한다는 짧은 생각에 과속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정준하 같은 경우는 '바보'라는 캐릭터가 강하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앞에서 빨리 달리니까' 덩달아 같이 달리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유재석이나 노홍철 같은 경우는 상대방의 심리 상태를 정확히 꿰뚫을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하고 약삭빠른 캐릭터이기 때문에, 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멤버들이 이때까지 쌓아 온 이미지들은 하나의 캐릭터가 되고 그것을 통해 그들의 심리 상태 해석이 가능해짐으로써 시청자들은 방송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캐릭터들이 정체되어 버리면 안된다. 정체된 캐릭터는 자칫 '식상함'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앞으로의 무한도전의 과제는 캐릭터의 식상함을 어떻게 해결하냐는 것이 될 것이다.

출처 : 우린하나요
글쓴이 : 우린하나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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