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린하의 무한도전 리뷰

[스크랩] [나름리뷰] 벌떡벌떡 일어나주길 바래 28년 후

ddolappa 2008. 8. 5. 16:32

전진 = 제 7의 멤버?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실 전진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제 7의 멤버 후보로 거론된 적이 한번도 없는, 의외의 인물입니다. 하지만 <놈놈놈> 특집 이후로 전진은 거의 무한도전 고정 게스트가 되었고, 또 사람들의 지지도 상당합니다. 도대체 무한도전 제작진들은 어떤 연유에서 전진을 투입시킨걸까요?

 

 

저, 왜 이리 씁쓸할까요

 

 솔직히 보면서 한번도 안 웃었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아니, 사실은 웃겼어요. 전진 매니저가 입술 바이브레이션 하는 것도 웃겼고, 100개의 알람시계를 숨겨 놓고 찾게 한다는 제작진의 발상도 재미있었어요. 근데 저 왜 이리 씁쓸할까요...

 여러분, 기억하세요? <형돈아, 놀자> 특집. 아마 그 특집 때부터 제작진들이 멤버들의 집을 불쑥불쑥 찾아가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리고 최코디와 정실장. 사실 연예인도 아닌 매니저들이 방송에 나와서 얼굴이 알려진다는 것은 연예인에게 있어서 상당히 부담 되는 일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종종 방송에서 정준하와 최코디, 박명수와 정실장이 방송 출연 문제로 싸우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죠. 그래도 이런 시도들이 가능했던 것은 아마도 그만큼 무한도전이 결속력이 강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제가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이렇게 끈끈한 사이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집방문이나 매니저의 깜짝 출연이 전진 같은 경우 이번 특집에서 너무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이때까지 전진이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았더라해도 아직까지는 '게스트'의 이미지가 강하죠.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뜬금없이 집방문을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멤버들과, 또는 제작진과 전진이 많이 친해졌을지는 모르겠지만, 여태까지 무한도전을 쭉 시청해오던 시청자에게 전진은 아무래도 아직은 낯선 사람입니다. 특히 무한도전 팬들에게는요.(저만 그런가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번 특집을 보면서 뭐랄까, 왠지 배신감을 느꼈다고 해야되나. 전진이 이제 무한도전에서 단순히 게스트가 아니라 '멤버'로서 나오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어느정도 예감은 하고 있는 일이였지만... 제가 하하를 아직 못 잊어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요?

 

 

드라마 특집 거성 대사기극 이후 가장 큰 무한도전 대국민사기극

 

 이런 낚였다. 아마 이런 생각, 다들 조금씩은 하셨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걸 도대체 괘씸하다고 봐야할지, 아니면 그냥 애교로 보고 넘어가 줘야할지. 근데요, 이상하게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솔직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한 게 가장 무한도전다운 해결 방법인 것 같아요.

 지금이야 '국민예능'이다, '1인자'다 하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성장한 무한도전이지만 (뭐, 이제는 별로 그런 것 같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만.) 예전에는 평균 시청률 4%의 별볼일 없는 비주류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때는 무한도전 내에서 제작진이 카메라 감독이 웃다가 화면이 흔들린 것을 그대로 내보내든 말든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죠. 그 근거는 퀴달 방영 당시 기사가 거의 '가뭄에 콩 나듯' 있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고요.

 하지만 담당 PD가 모 갤러리에 간식 이벤트에 대한 감사의 글을 쓴 것까지 기사가 나는 지금 상황에서는 무한도전 특유의 '마이너 감성'이 발휘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그 대신 그 규모가 커지고 화려해졌죠. 2006년 초반 해외 여행을 갈 제작비가 없어 발리와 하와이 특집을 같은 수영장 안에서 촬영해야 했던 그들은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해외로 가 특집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작년 <하나마나 행사> 특집 이후로는 규모가 큰 콘서트나 대회에도 참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엔 아마도 이 시점부터 무한도전을 시청하신 분들이 옛날의 무한도전이 어떤 컨셉을 지향했는 지 잘 모르고 계셔서 제작진들의 당황스러울 정도로 솔직한 대처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비난하시는 것 같습니다.

 인기가 없고 시청률이 낮았던 그 때. 아마 그 어려운 시기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무한도전은 없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한도전을 성공시킨 요인 중 하나인 제작진들의 실험성도 이 시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마지막 자막 보셨나요?

 

 "무한 도전은 계속됩니다 쭈~~~~~~~~~~~~~~~~~~~~~~~~~~욱"

 

 

유라인, 규라인? 햇달라인, 신구악마라인!

 

 방송가에 MC들의 라인이 존재하듯이 캐릭터에도 라인이 있습니다. 하하가 아직 무한도전에 있을 그 때, 무한도전은 2-2-2 의 라인을 형성했었습니다. 유재석-박명수(MC라인), 하하-노홍철(죽마고우), 정형돈-정준하(뚱뚱보형제) 이 세 개의 라인과 하하-정형돈(어색한 사이), 박명수-정준하(주간시트콤 하와 수), 유재석-노홍철(은근히 같이 많이 나왔던 걸로;;) 이 세 개의 라인으로요.(너무 억지인가요?ㄷㄷ) 이 라인들이 서로 얽히고 ?히면서 특집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중간중간 감초 역할을 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하하가 나가면서 그 라인들이 붕괴되게 됩니다. 특히 하하는 각 관계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무한도전을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했었기 때문에 무한도전이 다소 쳐져 보이게 되었죠. 그렇기 때문에 제작진들은 이 '라인'들을 다시 재정비하는 게 급선무가 되었고요.

 아마 이 '라인'들을 재정비하는 데 <놈놈놈> 특집의 역할이 컸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놈놈놈> 특집 두번째 편에서 멤버들은 세 팀으로 나뉘어지게 되는데요. 노홍철-박명수 같은 경우 '이야기' 흐름의 중심에 서 있었고, 정준하는 아예 이야기에서 빠져 있었죠. 그리고 유재석-정형돈-전진은 그 두 팀 사이에서 이야기를 중계해주는 역할을 했었습니다.

 이번 특집에서도 이것이 계속 이어지면서 새로운 라인을 형성했습니다. 정형돈이 유재석을 '햇님'이라고 부르게 되면서 햇님달님 라인이 가능해졌고 노홍철, 박명수 같은 경우 사다리를 떨어뜨리고 환풍기 구멍을 막는 등 온갖 만행(?)을 저지르면서 신구악마 라인을 형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여기서 계속 '바보' 이미지만을 고수하는 정준하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가 문제가 되겠네요.

 또 이런 캐릭터 라인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작진들과 멤버들 사이에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놈놈놈> 특집 같은 경우 300만원이 들어있는 가방을 찾아 탁자위에 올려 놓으라는 분명한 지령이 있었지만, 이번 특집 같은 경우 그런 지령 전달이 잘 되지 않아 실패했던 것 같습니다.

 

출처 : 우린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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