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린하의 무한도전 리뷰

[스크랩] [나름리뷰] 태리비안의 해적

ddolappa 2008. 7. 29. 02:43

패러디가 무한도전에 미치는 영향

 

 혹시 기억나실지 모르겠네요. 지난 해 여름 무한도전 멤버들이 생고생하면서 찍은 <무인도> 특집에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살짝(?) 패러디했었죠. (기억 안 나시는 분들은, 복습하세요.ㅋㅋㅋ) 뭐 얼마 전 방송되었던 <놈놈놈> 특집에 비교하면 패러디했다고 말하기 그렇긴 하지만요.

 이 때까지의 무한도전 특집들을 차근차근 되짚어 보면 영화는 물론이고 드라마, CF, 심지어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까지 그 패러디의 대상이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런 패러디들은 2008년이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도된 것 같아요. 2006년에 방송된 <아이스 원정대> 특집을 예로 들어 볼게요. 이 특집은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를 패러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두 개의 탕', ' 의 귀환' 등의 자막으로 나머지 시리즈들을 패러디하기도 했구요. 하지만 이 특집을 <놈놈놈> 특집과 비교해봤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이야기의 흐름 속에 영화와 관련된 소재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제목도 비슷하고 배경도 같은 곳이건만, 정작 방송내용 안에서 영화는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2007년 방송된 <무인도> 특집에서도 '블랙 뻘의 저주', '망자의 함', '세상의 끝에서' 라는 자막으로 영화의 이름만 패러디했을 뿐, 줄거리는 오히려 미국 드라마 <로스트>와  비슷했었고요.

 자, 그럼 이제 2008년으로 넘어가 볼게요. 2008년은 유난히도 영화 패러디를 많이 했었는데요, <내셔널 트레져> 특집, <놈놈놈> 특집을 그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이 두 특집은 무한도전 팬들뿐아니라 네티즌, 심지어 기자들에게까지 호평을 받았던 특집이였죠. 영화의 소재와 줄거리를 적극 이용하여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 진행한 것이 이 두 특집의 공통점입니다. 이것은 예전의 소극적인 패러디들에서 발전한 것을 보여줍니다. <내셔널 트레져> 특집에서는 '보물찾기'라는 줄거리와 '내셔널 트레져 (National Treasure, 즉 국보)'라는 소재를 결합하여, <놈놈놈> 특집에서는 여러 가지 영화들의 장면을 편집을 통해 패러디하면서 방송의 흐름을 만들었죠. 그리고 여기에 무한도전 멤버들의 캐릭터가 합해지면서 한 편의 이야기가 된거죠. 이렇게 구성된 '이야기'는 시청자들이 방송에 더욱 집중하게 해주고 방송의 완성도도 높여줍니다.

 이런 뛰어난 기획을 무한도전 제작진이 할 수 있었던 건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이 무한도전은 예전부터 다양한 패러디들을 시도해왔었고, 또 3년간 다른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해보지 못한 여러 가지 경험들을 했던 것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무한도전 멤버들도 지친답니다, 제작진 여러분.

 

 만약 여러분이 더운 여름날, 장화를 신고 옷을 잔뜩 껴 입고 있다면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 있을까요? 아마 어서 빨리 집으로 가서 장화를 벗어버리고 옷을 갈아 입고 싶어하실 겁니다.

 무한도전 멤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그들이 방송에 대한 열정이 강한 사람들이라지만, 땡볕에서 저녁까지 촬영을 해야한다면 짜증나고 귀찮을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방송에서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많이 지쳐보였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예고편을 보고 이번 편에 대해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살짝했던 것 같네요. 예고편을 보면 멤버들을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캐릭터에 대입하여 <태리비안의 해적>으로 지칭하고 있는데요, 저는 과연 이 편에서 멤버들의 캐릭터가 어떻게 나타날 지 궁금했었거든요. 물론 게임을 하면서 무한도전 특유의 무한이기주의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멤버들 개인의 캐릭터가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다과나 할까요. 아마 멤버들이 너무 지쳐있었던 게 그 원인이 아닌가 싶네요.(이번 회에서 나타났던 캐릭터 간의 이야기는 '햇님'과 '달님' 정도?)

 결과적으로 <놈놈놈> 특집에서 사용되었던 카메라 촬영 방식이나 편집 기술은 그대로 도입되었지만 알맹이인 이야기의 부재가 이번 특집의 재미를 떨어뜨렸던 것 같습니다.

 

 

게스트 도입의 목적

 

 지난 2월 11일 하하가 공익근무요원이 되어 무한도전에 빈자리가 생기게 되면서 제 7의 멤버 문제가 끊임 없이 논란이 되어 왔었습니다. 이 문제는 현재 게스트를 매주 도입하면서 일단락되었구요.

 얼마 전 이런 기사가 났었죠. 무한도전 제 7의 멤버가 꼭 한 명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후에 김태호 CP가 회의 내용이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하기는 했지만 이 기사로 인해 제 7의 멤버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었습니다. 제 생각엔 기사에서 말했던 제 7의 멤버는 게스트의 잘못 전달된 게 아니였나 싶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무한도전에 나오는 게스트의 수가 한 명만 나오던 것에서 2~3명까지 확대되었거든요. 이에 대해 많은 분들이 게스트를 들이기 보단 캐릭터 간의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냐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실제로 하하는 무한도전 내에서 멤버들의 캐릭터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했었죠.

 하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예전의 무한도전을 떠올려 보세요. 보통 무한도전은 2-2-2의 형태 혹은 3-3의 형태로 팀을 나누어 게임을 하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다섯 명이 되면서 그것이 힘들어졌고요. 그래서 한 때는 홍철의 매니저인 똘이로 팀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방송인도 아닌 똘이로 그 빈자리를 메우기엔 큰 무리가 있었죠. 그리고 무한도전에게 있어서 게임이나 팀별활동은 캐릭터의 설정이나 관계형성에 매우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고요. 결국 무한도전 제작진에게 게스트의 도입이라는 해결책밖에 남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게스트를 도입할 때 놓쳐서는 안될 것은 그 게스트가 무한도전에서 확실한 자기만의 캐릭터가 잡힐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캐릭터가 겹친다거나 뚜렷한 캐릭터가 없을 경우 팀별 활동을 할 때나 게임을 할 때 관계 형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그런 면에서 전진 같은 경우는 자신의 캐릭터를 비교적 잘 잡았다고 볼 수 있겠죠.

 

 이러나 저러나 저는 무한도전이 잘 해나갈 거라고 믿습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멤버들이 너무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사람이 지치면 자연히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의가 덜하게 되고 결국 일을 흐지부지하게 끝내버리기 마련이니까요. 김태호 CP는 멤버들과 제작진 그리고 '본인'의 건강을 챙겨가며 촬영 스케쥴을 잡아라! 잡아라! 걱정되서 못 보겠다 ㅠㅜ

 

 

* 반말에서 존댓말로, 딱딱한 말투에서 조금 부드러운 말투로 바꿔 봤는데 괜찮았나요? ㅇㅅㅇ ㄷㄷㄷ

 

 

 

출처 : 우린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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