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세계/영화의 거장들

조지 로메로 감독과의 인터뷰-

ddolappa 2008. 8. 1. 12:57
LONG 글의 나머지 부분을 쓰시면 됩니다. ARTICLE

"좀비는 우리와 마찬가지다"
- 조지 A. 로메로 감독과의 인터뷰

 

 


- 인터뷰 : 필립 콜회퍼(Philipp Kohlhöfer)
- 독일 <슈피겔>지, 05. August 2005

 


미국의 영화 감독 조지 A. 로메로는 현대 호러영화의 개척자로 알려져 있다. 슈피겔 온라인(Spiegel online)은 65세의 영화감독과 그의 신작이자 네 번째 좀비영화인 "랜드 오브 더 데드"(Land of the Dead)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좀비들의 육체적 결함과 공포영화의 정치적 메시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조지 A. 로메로(George Andrew Romero) 감독

 


로메로 감독 : "내 영화를 백악관에서 상영했더라도,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SPIEGEL onLINE: 로메로 감독님, 당신의 마지막 좀비영화는 20년 전이군요. 왜 또 한 편의 좀비영화를 제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셨는지요?


Romero: 그럴 필요가 있었던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언젠가 복귀해야 한다고 이미 생각은 했었지요. 저는 그 영화를 예전부터 만들고 싶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불가능했어요. 저는 보다 짧은 영화를 찍었고, 그래서 제 좀비들은 90년대를 그냥 지나쳤던 거지요. 1999년에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이 미 의회 도서관의 비디오 문서실에 안치되긴 했지요. 그것도 포함했나요? 뭐 어쨌든 저는 지금 네 번째 영화를 끝마친 상태입니다. 아직 두 편의 영화가 더 남았는데, "스타워즈"(Star Wars)와 비슷하게 6편을 꽉 채울 생각입니다.


SPIEGEL onLINE: 전부 여섯 편의 영화들을 제작하신다고요!?
 

Romero: 그리 나쁠 것 같지는 않은데, 10년마다 좀비 영화 한 편씩 만들려면 제가 상당히 오래 살아야겠군요. 하지만 재미는 조금 아껴두도록 하세요. 아직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체 계획을 진척시킬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몇 가지 생각을 해둔 바가 있습니다.


SPIEGEL onLINE: 영화 "랜드 오브 더 데드"에서는 미국의 한 도시를 포위한 좀비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배우 데니스 호퍼(Dennis Hopper)가 맡은 극중인물이 한 장면에서 이렇게 말하지요.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협상하지 않네." 또 다른 사람은 개인 지하드 조직으로 위협을 하고. 이슬람 테러로 인한 위협을 지시하고 있다는 게 매우 분명합니다. 그것이 9.11 테러를 다루는 당신의 방식입니까?

 

 

 


"랜드 오브 더 데드" : "그들이 의식을 지닌 인간처럼 행동하도록 했다."

 


Romero: 저는 2000년도 중반 무렵 "랜드 오브 더 데드"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어요. 2001년 늦 여름에 작업이 끝났고, 원고를 테러 사건이 있기 3일 전인 9월 8일에 스튜디오로 보냈어요. 그 이후론 모두들 가족영화들만 찍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저는 대본을 다시 책장 안에 넣어둬야 했지요. 이라크 침공으로 다시 그 작업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저는 어떤 특정한 사건들을 시나리오 안에 포함시키게 되었지요. 그런 점에서 현재의 판본이 테러와의 전쟁 없이는 생각할 수 없었다는 건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테러리즘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아요. 오히려 여러가지 문제들을 무시하는 태도가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가령 빈곤, 에이즈 그리고 거리 부랑과 같은 문제들 말이지요. 제가 생각할 때 영화는 영화가 제작된 시대를 항상 반영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사회정치적 문제들과 공동체의 문제들에 적용되는 말이지요. 그리고 현재 미국의 빈부 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SPIEGEL onLINE: 그렇다면 좀비는 미국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은유로 사용된 것인가요?


Romero: 그렇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오늘날 부시 행정부의 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니까요. 미국 정부는 작고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은 것들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떤 문제를 무시하면 저절로 그 문제가 사라진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들은 현실로부터 담을 쌓고 등을 돌리고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랜드 오브 더 데드"에서는 바로 그런 문제가 묘사되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인류 중 엘리트들은 고층의 유리성 안에서 살아가고, 다른 모든 사람들은 사회적 신분상승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퇴락한 가옥에서 살아들 가지요. 그래서 좀비들은 최하층 계층에 있고 마치 부랑자들처럼 옷을 입고 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영화를 백악관에서 상영했더라도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로메로 감독의 영화 "시체들의 새벽"(Dawn of the Dead, 1978): "좀비들은 학습을 하고, 인간들을 모방하고 있다."

 


SPIEGEL onLINE: 현대 호러 영화의 대부 뒤에는 정치 참여적인 작가주의 영화감독이 숨겨져 있던 것인가요?


Romero: 영화 제작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한 좋은 플랫폼입니다. 저는 영화 안에 어떤 메시지를 집어넣는 일이 매우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와 같은 행동을 하는 건 종종 일종의 의무라고도 봅니다. 특히 환타지영화와 호러영화는 사건이 복잡하게 짜여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일에 매우 적합하지요.


SPIEGEL onLINE: 영화 "랜드 오브 더 데드"에서는 거의 40년이나 되는 좀비의 역사를 거친 후 좀비들이 비약적으로 진화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들은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함께 폭동을 일으킵니다. 때때로 그들은 심지어 매우 인간적인 행동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Romero: 저는 논리적 단계를 밟아서 좀비들의 캐릭터를 진화시키려고 항상 노력해왔습니다. 비록 네 편의 영화들이 내용상으로 서로 연관이 없지만, 그 네 편은 일정한 연속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령 첫 번째 영화에서 좀비들은 밤에 나왔습니다. 그들은 인격체들이라 할 수 없지요. 세 번째 영화의 말미에서 그들은 인간을 모방하고 지구를 정복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만들어진 네 번째 영화에서 그들은 지구를 정복하고 처음으로 주도권을 쥐게 됩니다. 좀비들이 의도적으로 인간처럼 행동하게 했습니다. 또한 그들의 의상 스타일이 다양하도록 신경을 썼는데, 저는 그들을 군대가 아니라 인격을 지닌 개인들로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좀비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가장 끔찍한 호러는 항상 가까운 곁에 있는 것이니까 가장 지독한 괴물들은 우리의 이웃들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좀비들은 학습을 하고, 인간을 모방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것은 다시 인간들이 마치 좀비들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셈이지요.

 

 

 


로메로의 고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 1968): "나는 빨리 달리는 것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

 


SPIEGEL onLINE: 한편으로 감독님께서는 젊은 호러영화 감독들로부터 사표(師表)로 칭송을 받고 계시고 심지어 "좀비의 왕"이라고 종종 불리기도....


Romero: 그거 정말 멋지지 않나요? 좀비의 왕이라니!


SPIEGEL onLINE: .... 다른 한편으로 거의 모든 다른 동료들은 자신의 영화를 실현시키기 위해 수많은 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체들의 새벽"의 리메이크는 "랜드 오브 더 데드"에 비해 거의 두 배나 더 돈이 들었습니다. 그 점이 화가 나지는 않으신지요?


Romero: 화가난다는 말은 잘못된 말이지요. 하지만 저는 이미 여러 차례 좌절을 맛보았습니다. 사실 제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건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만, 사람들은 독자적 아이디어 없이 당신이 말씀하신 것처럼 단순히 두 배 가량의 자본을 지출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었다는 이점을 항상 누려왔지요. 그래서 어떤 거대 스튜디오도 제가 작업하는데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렇게 해야만 여름 한철 이상 지속될 수 있는 영화를 제작할 수 있지요. 그래서 얼마나 많은 돈이 영화 제작에 쓰이건 상관이 없습니다. 저는 B급 영화를 만들지만, 그건 재정적 가능성에만 적용되는 것이지요. "랜드 오브 더 데드"는 딱 제가 상상했던 것처럼 만들어졌고, 따라서 저는 부담감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지요.


SPIEGEL onLINE: 20년이나 지나서 다시 좀비영화를 감독하고 갑자기 젊은 영화감독들과 직접 경쟁하는 일은 정말 커다란 도전이 아니었을까요?

 

 

"시체들의 새벽" 리메이크(2004)의 한 장면 

 


"시체들의 새벽"의 리메이크(2004): "영화라기보다 비디오 게임 같다"

 


Romero: "시체들의 새벽"의 리메이크판은 괜찮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영화는 영화라기보다 비디오 게임 같았어요. 그 점은 내 영화들과 비교할 수 없다고 봐요. 저는 사람들이 좀비들이 달리기 시작하는 영화를 현재 저에게도 기대할까봐 걱정을 했어요. 달리는 좀비라니!? 대체 말이나 됩니까?


SPIEGEL onLINE: 달리는 좀비에서 대체 어떤 점이 그렇게 못마땅하신 겁니까?


Romero: 저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들과 미이라를 보며 성장했어요. 그래서 빨리 달리는 것은 전혀 필요하지 않아요. 게다가 좀비가 회교도 승려라면, 그들의 캐릭터를 만들 시간조차 더 이상 없어요. 저는 차라리 좀비들에게 인격을 부여하고 싶어요. 최근의 이런 영화들에서 좀비들은 배우를 추격하는데만 단순히 쓰일 뿐 그들의 정신적 성장은 완전히 구석에 처박혀 있지요. 저는 또한 달리는 좀비들이 특별히 공포를 유발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느리게 움직인다면, "당신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수 있지만, 그들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와 같은 이런 요소는 천천히 엄습하는 어떤 것이 되지요. 끊임없이 말입니다. 그들은 항상 다수이지만 느리기 때문에, 재빨리 그들의 약점을 발견해야만 합니다.


SPIEGEL onLINE: 또 다른 약점이라면, 좀비들은 도대체 왜 항상 그렇게 조야한 신체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요?


Romero: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SPIEGEL onLINE: 비척거리는 걸음거리, 축 처진 어깨, 잔뜩 휜 등처럼 좀비들은 심각한 신체적 결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Romero: 왜 그런지 저도 모르겠군요. 제가 좀비는 아니니까요. 저는 배우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세요. 하지만 여러분들은 죽었고 그래서 여러분의 육체는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상상하세요." 그들은 내면에 있는 좀비들을 발견해내야만 하고, 그런 다음 이미 그렇게 움직이게 됩니다. 하지만 연출자로서 어떤 지시도 내릴 수가 없는데, 그렇게 하면 갑자기 500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다들 똑같이 행동하게 되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좀비를 이제 막 세상을 발견하게 시작한 매우 원시적인 친구라고 항상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행동 장애 때문에 좀비와 같은 사람에게 물어봐야만 했던 것이지요.

 

 

 


조지 A. 로메로 감독에 대해


좀비의 아버지


조지 앤드류 로메로(George Andrew Romero)는 1940년 뉴욕 출생으로 자신이 좀비영화의 대부가 될 거라고 전혀 상상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1968년 대학생이었던 그는 10,000 달러를 긁어모아 처음으로 좀비들이 무구한 미국 시민들을 습격하는 공포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흑백 필름으로 찍었다. 그 저예산 영화는 70년대 초 컬트영화가 되었다. 10년 후 로메로는 "시체들의 새벽"을 가지고 자신의 죽지 않은 피조물들로 되돌아가 처음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게 된다. 1985년 그 당시까지 좀비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시체들의 낮"이 개봉되었다. 숭배되고 있는 이 독립 영화 감독의 모든 영화들은 로메로가 좋아하는 도시인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안이나 주변에서 촬영되었다.

 

 

번역 : ddolappa

 

 

# 원문 출처 : http://www.spiegel.de/kultur/kino/0,1518,368223,00.html


# 좀비영화들에 대한 상세한 소개 : http://dvdtopic.cine21.com/Articles/article_view.php?mm=007004001&article_id=33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