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발로 쓰는 무한도전 리뷰

발로 쓰는 무한도전 리뷰 505회

ddolappa 2016. 11. 6. 07:35

발로 쓰는 무한도전 리뷰 505회
- 그래비티 3탄, 바보 전쟁 시빌워(161105)



우주를 향한 의미있는 첫 발


걱정과 기대로 시작된 무한도전의 우주 프로젝트가 첫 단락을 매듭 지었다. 무중력 공간에서 슈퍼맨처럼 날아오르고, 젤리처럼 뭉쳐 있는 물방울들이 허공을 떠도는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한층 자극했다. 무중력 훈련, 중력 가속도 훈련, 소유즈 우주선과 미리 우주 정거장 체험 등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우주가 우리와 상관없는 먼 곳이 아니라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확인시킨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우주에서 200일 이상 체류한 경험이 있는 우주인 살리잔 샤리포프로부터 직접 우주선에서의 생생한 생활 모습을 전해 들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유익했다. 특히 우주의 어둠은 불을 끈다거나 눈을 감는다고 해서 체험할 수 없는 종류의 어둠이며,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은 어떤 시인도 표현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무한도전의 이번 프로젝트에 어떤 방향성을 제시한 것처럼 보인다. 즉 무한도전이 나가고자 하는 우주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채 인류가 정복해야 할 어떤 미지의 공간이 아니라 지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바깥에서 바라보고 그 안에서 경이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방송의 밀도는 지난주보다 떨어졌고 허술한 구성은 아쉬움을 남겼다. 촬영이나 구성에서 가장 공을 들인 무중력 훈련이 끝나면 사라진 긴장감을 무의미한 말장난으로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2박3일의 러시아 체류에서 겨우 1주 분량의 촬영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은 조금 놀랍기조차 하다. 비슷한 체류 기간 동안 수 주 분량의 촬영이 이루어졌던 '뉴욕 특집'과 비교하면 러시아에서의 일정이 조금 더 빡빡하고 무중력 훈련이 생각보다 더 고되지 않았나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설령 그렇더라도 부족한 시간을 메우기 위해 '바보전쟁 시빌워'를 찍고 '빵상 아주머니'와 관련된 문제를 출제한 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차라리 우리나라의 우주 관련 시설을 방문하거나 우주 여행에 조금 더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아무 말 없이 갑자기 화면에서 사라진 박명수는 스케줄 조정이 훈련 일정에 차질을 줄 수도 있겠다는 우려를 낳는다. 아무쪼록 이번 훈련을 통해 드러난 미비점들을 개선해서 아무 차질없이 이번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를 바란다.




by ddolap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