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10.문상재 시인의 `먹을 갈며` 먹을 갈며 문상재 고요에 이는 파장 흔들리는 물결 따라 먹을 간다. 죄악처럼 번져가는 먹빛 알 수 없는 수심으로 침잠하는 고요 살수록 검어지는 세상에서 나는 먹이 되어 먹을 간다. 먹물로 유폐되어 돌아오지 않는 언어들이 아내의 붓 끝에서 꽃이 되어 환생하는 한낮 갈면 갈수록 검어지는 먹빛만.. 문학의 세계/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시 모음) 2008.12.24
[스크랩] 8.김남조의 `너를 위하여` 너를 위하여 김남조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祝願)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 문학의 세계/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시 모음) 2008.12.24
[스크랩] 11.안도현의 고래를 기다리며 고래를 기다리며 안도현 고래를 기다리며 나 장생포 바다에 있었지요. 누군가 고래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요. 설혹 돌아온다고 해도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요. 나는 서러워져서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지요.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치는 게.. 문학의 세계/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시 모음) 2008.12.24
[스크랩] 1.파블로 네루다의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20.`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중 20. 오늘 밤 나는 쓸 수 있다. 파블로 네루다 오늘 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다. 이를테면 이렇게 써야지 '밤은 부서지고 저 멀리서 별들은 파랗게 떨고 있다'라고 밤바람은 공중에서 원을 그리며 노래하고 오늘 밤 나는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다. .. 문학의 세계/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시 모음) 2008.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