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cent Mosco, The Political Economy of Comm.
Vincent Mosco, The Political Economy of Communication: Rethinking and Renewal.
(London, Thousand Oaks, & New Delhi: Sage, 1996)
빈센트 모스코는 커뮤니케이션 학자로서 주목할만한 공헌을 해 왔다. {커뮤니케이션의 정치경제학}은 정치경제학의 변화와 재고를 위한 독창적인 작업이자 정치경제학 연구 전통의 종합이라 할 것이다. 모스코는 설득력있게 타 학자들의 논의들을 정리하고 있으며, 그들의 작업의 생산적인 부분들뿐 아니라 맹점을 짚어 내고 있다. 이 책은 매우 밀도있게 쓰여졌을 뿐 아니라 명료하며 주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의 강점은 이것들뿐만이 아니다. 모스코는 비판적 실재론의 인식론적 위치에 서 있으며, 이는 포스트모더니즘, 환원주의, 그리고 정통 정치경제학의 결정론과도 구분된다. 모스코는 실재론, 포괄적 다원주의, 비판적 자아성찰, 그리고 사회적 변화의 독특성을 인정하고 사회적 과정을 동적인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인식론을 옹호한다.
이 책의 첫 부분은 일반적인 정치경제학의 틀을 제시하고(2장), 커뮤니케이션의 정치경제학을 개괄(3장)하고 있다. 본질주의적 접근을 피하면서 모스코는 정치경제학에 대한 몇 가지 정의들을 제시하는 데, 이들 중 가장 유용한 것은 "상호작용하며 자원의 생산, 분배 및 소비를 구성하는 사회적 관계, 특히 권력관계에 대한 연구"라는 정의이다. 그는 정치경체학의 특징은 사회 변화와 역사적 변화, 그리고 사회적 총체성의 맥락, 윤리학, 실천-사람들이 자신과 세계를 바꾸어가는 자율적 행동-에 대한 관심이라 말한다. 그는 사회주의나 여타의 탈자본주의적 사회질서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의 국면에서는) 불가지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자신의 윤리학, 참여와 민주주의, 평등에 대한 관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모스코는 고전적 정치경제학과 이에 대한 급진적인 비판, 신고전주의 경제학으로의 변화, 그리고 신보수주의 등 신고전 정통주의에 대한 최근의 대안, 베블렌과 갈브레이스의 제도경제학, 맑시즘, 페미니즘, 정치경제학 내의 생태주의 등의 원류를 추적하며, 2장에서 정통 경제학에 대하여 예리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3장은 커뮤니케이션 정치경제학의 대상을 구체화하고 특성과 내적 차이들을 밝히는 작업을 한다. 모스코는 커뮤니케이션 정치경제학의 발생과 형성에 영향을 미친 사회적, 지적 요인들을 논하는 데, 이 영향들은 대중 소비와 거대 기업으로서의 미디어로부터 커뮤니케이션 연구와 정책에서의 행태주의 및 신고전 경제학에 대한 대응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걸쳐 있다. 그리고 그는 이 영역의 전통을 서술하는 작업으로 뛰어들고 있는 데, 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시도된다. (달라스 스마이스와 허버트 쉴러의 초기 논의에 주목하는) 북미와 유럽, 그리고 "제 3세계-모스코는 이를 문제점을 내포하는 개념이라 밝히고 있다-"가 연구의 대상이 된다. 이는 북미의 역사적 연구와 소유권 연구로부터, 유럽에서의 비판적 정치경제학과 자유다원주의의 통합, 그리고 제3세계에 대한 종속이론과 신발전주의이론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 이 장은 미디어 기업과 세계경제, 계급, 성, 인종, 그리고 제도적 구조와 미디어 텍스트, 수용의 사회적 관계 등에 관한 공유되고 있는 가정들과 무엇이 전제인가에 대한 시각차들을 설명하며 결론을 맺고 있다.
이 책의 뒷부분은 본질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대신 출발점으로 삼아 상품화, 광역화, 구조화 등의 핵심 개념들을 정교화하고 있다. 모스코의 의도는 이 개념들을 과거 정치경제학에서와 같이 설명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가를 제시하는 것이다. 모스코는 광고나 소유 구조 등에 주목하는 정치경제학적의 환원론적 접근에 대한 유용한 방어 수단을 제공하며 정치경제학의 폭을 강조한다. 그는 또한 "정치적"이라는 개념을 다시 정치경제학에 위치시킬 것을 주장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사회적 관계의 "상호적 형성"에서 국가를 "외적"인 경제적, 계급적 압력을 수용하는 것으로 상정하는 대신 국가의 역할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행위자에 대한 모스코의 강조는 미디어 제도를 억압적인 부동의 구조로 간주하는 일부 정치경제학의 조류에 반하여 균형을 유지하게 해 준다.
이 책 자체에 대한 한 가지 변화를 제안하자면, 지배적인 커뮤니케이션 정책과 제도에 대한 저항과 변화의 가능성들을 독립된 한 장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논의들은 하버마스, 마텔라르 등의 연구를 인용하며 책의 각 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중심적 논의들은 기든스의 구조화 개념을 통해 계급, 성, 인종, 헤게모니 등을 논의하는 6장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러한 개념들이 설명적 범주가 아니라 관계적인 것으로 간주될 때 가장 유용하다고 말한다.
광역화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5장은 정교화 수준이 낮으며, 보완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이니스의 논의는 오직 피상적으로만 다루어지고 있으며, 미디어의 집중화에는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지만 지구화에 관한 논의는 몇 페이지에 걸쳐 소개되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모스코는 기존 연구들의 관점에 의하여 제한되고, 급변하는 연구 경향들을 다 검토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모스코는 이 책이 간행된 1996년 이후 그 자신이 광역화와 지구화의 정치경제학 연구를 진행시키고 있다.
마지막 장은 정책 연구와 문화 연구 등 인접 분야에 할애하였다. 그는 이러한 대안적 접근을 비판하며 정치경제학을 옹호할 뿐 아니라 이들 여타 연구들이 정치경제학의 갱신을 위한 원천이 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평가한다.
이러한 폭넓은 시각을 갖고 다양한 독자들에게 소구하는 책은 비평이나 비난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그것의 생산물들이 사회적 관계의 표시가 되는 교환의 사회적 과정"이라 정의된다)에 대한 그의 논의들은 의미의 사회적 생산이라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적 역할에서 비껴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이데올로기에 관한 이 책의 논의들이 축소되었다. 우선 그는 이데올로기를 "특정의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한 사회적 현실의 의도적 왜곡"이라 독특하게 정의하는 데, 이는 이데올로기보다는 선전(propaganda)에 대한 설명이라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이러한 비판이 모스코의 업적에 대한 평가절하의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미디어의 가능성 뿐 아니라 미디어의 실제적 존재방식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비판의 도덕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모스코는 커뮤니케이션 민주화의 가능성과 필요성에 대한 주장을 펴고 있다. 비판적 정치경제학의 연구와 실천을 풍부화하고, 민주적 커뮤니케이션의 성립을 위한 지구적 시점을 모색한다는 의미에서 이 책은 연구자와 학생 뿐 아니라 활동가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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