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지마 마야일까 오유경일까
마스미 사장일까 민용식일까
아유미일까 신유미일까
쯔끼가께 선생일까 최연화일까
사쿠라코지일까 강준구일까
어릴 적 보았던 우리나라 이름의 주인공들이
일본판으로 보면서도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오랜만에 이 책을 들춰본 연유는 무엇일까
요즘하는 황진이를 봤다.
보다가 헉! 저 작가가 왜 저러지!
유리가면을 아주 감동깊게 봤었는지...
유리가면의 중요 장면이 많이 삽입되어있었다.
은호의 모친이 황진이에게 뜨거운 물을 뿌리는 장면
그것은 유경의 엄마가 연극을 못 시킨다며 끓는 주전자의 물을 뿌리던 장면과 같았다.
그 때 스승의 대사 또한 같다. "여배우에게는 얼굴이 생명."
아마 백무도 그와 같은 대사를 했을 것이다. "기생에게는 얼굴이 생명."
칼춤을 출 때 서로 호흡을 못 맞추는 장면.
김보연이 (이 분역의 이름이 생각 안 나네.) 황진이는 독무를 추도록 태어났다고 했다.
유경이 또한 주인공으로 태어나 다른 사람과 함께 호흡하지 못한다고 최연화가 그랬다.
그것을 깨닫도록 최연화는 대사와 행동을 빼앗고 유경에게 인형역을 맡긴다.
그리고 그 역으로 다른 사람과 호흡하는 법을 배운다.
또한 백무가 다른이의 가르침을 받게하며 황진이를 단련시키 듯이
유경이 또한 최연화가 민용식의 대도흥행으로 보내버린다.
그 무대에서 좌절하고 밑바닥까지 내려갔다가 혼자 힘으로 다시 재기하게 된다.
유리가면의 그림은 지금보면 별로 예쁜 그림은 아니다.
그러나 몇 십년을 흘러도 한결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이다.
그리고 그 내용.
연극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없다면 결코 담아낼 수 없는 그림이다.
에미코 야키의 '내일의 왕님'이란 연극만화가 있다.
그것을 본 친구 왈 "이게 무슨 연극만화야. 연극에 연자도 없잖아."
맞다.
유리가면의 힘은 바로 연극무대를
실제 우리가 관람하는 거라 믿을 만큼 만화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여전히 나는 심심하면 유리가면을 찾는다.
이제 몇 권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 지도 안다.
그래도 다시 보면 또 새롭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이 만화에 대한 애정이 깊어서일까
마야라는 이름을 보면서 아직도 오유경을 생각한다.
그만큼 어린 시절 이 만화가 큰 기억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난 참 고마운 어린 시절을 보낸 것 같다.
이렇게 좋은 만화를 알게 되었으니...
(2006년 11월 29일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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